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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누리당의 박근혜 의원이 27일 트윗을 하나 올렸다. 부처님 오신날을 맞아 쓴 트윗이다. 그런데 아무리 들여봐도 내용이 잘 와닿지 않는다.

 

박근혜 의원의 트윗은 3문장으로 되어있다. 첫 문장에서 박근혜 의원은 참선이란 행위에 대해서 말했고 두번째 문장에선 오만가지 생각 즉 잡념에 대해서 얘기했다. 이제 세번째 문장은 나열된 두 문장을 연결시켜 의미를 만들면서 마무리를 지어야 한다. 그런데 세번째 문장까지 읽었는데 무슨 말을 하려고 한 건지 감이 잘 오지 않는다. 


박근혜 의원 트윗의 의미를 적극적으로 추측해보면 이렇다. 참선이란 언행을 챙기는 행위인데 사실 이 행위엔 오만가지 생각이 끼어든다. 박근혜는 정치인으로서 참선하듯 자신의 언행을 챙길 것인데 그 과정 중에 발생하는 잡스런 것들을 떨쳐내기 위해 자신보다는 자신이 성취하는 비전만에 집중하겠다는 말이다.

 

이렇게 적어놓고 보니 뜻은 약간 통한다. 그러나 역시 어색하다. 글을 닫아야 하는 순간 성취니 비전이니 하는 말로 열어버리면서 읽는 사람을 어리둥절하게 한다. 주제가 참선에서 성취와 비전으로 바뀌면서 문장 앞과 뒤 양쪽으로 강하게 끌어당기니 읽는 사람은 어디에 무게를 두고 읽어야 할지 혼란스럽다.


단어의 충돌도 심각하다. '참선'은 내적 수양을 의미하는 말이고 '성취와 비전'은 외적 도전을 의미하는 말이다. 두 말은 서로 충동하는 말인데 박근혜 의원은 문장 내에 별다른 장치도 없이 아무렇지도 않게 두 말을 연결시켜 쓰고 있다. 오히려 박근혜 의원이 성취와 비전보다 낮게 두겠다고 말한 '자신'이 불교의 참선에 더 호응하는 말이다. 


참선의 의미를 박근혜 의원 자신의 성취와 비전에 끌어들인 걸 발상의 전환으로 볼 사람도 있을지 모르겠다. 그러나 부처님 오신 날에 참선이란 화두를 꺼냈다면 참선의 의미를 더 깊게 하는 의미를 끄집어 내는 것이 맞다. 부처님 오신 날에 참선이란 단어가 정치인 개인의 성취와 비전을 다지는데 쓰였다면 부처님도 별로 기분이 좋지 않을 것이다.


박근혜 의원의 트윗은 문장이 전반적으로 어색한 느낌이다. 이게 참모들이 쓰는 건지 박근혜 의원이 직접 쓰는 건지는 모르겠다. 그러나 어쨌든 이게 한국 보수의 실력이라는 건 부인할 수 없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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