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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길 후보 캠프의 슬로건은 '고래가 돌아온다'입니다.
고래가 돌아온다?
무슨 뜻일까요? 메시지가 좀 모호하죠.
캠프도 이 슬로건을 채택하면서 고민이 많았다고 합니다. 어떤 캠프도 이런 형태의 슬로건을 내걸었다는 얘기를 들어보지못헀으니까요. 결국 후보가 '이걸로 가자' 하면서 슬로건을 둘러싼 논란을 끝냈 수 있었다고 합니다.
'고래가 돌아온다'는 슬로건은 모호하면서도 짚히는 점도 있습니다.
고래가 김정길을 지칭한다고 볼 때 큰 정치인 김정길이 돌아온다는 의미로 받아들일 수 있습니다.
고래하면 80년대를 떠올리게 됩니다. 두려움 속에서도 민주주의에 대한 에너지가 가득했던 80년대 열정이 다시 돌아온다는 느낌을 받습니다.
80년대 부산은 야당 도시였고 지금처럼 위태롭지 않은 확고한 제2의 도시였습니다. 고래가 돌아온다에는 강한 야당 도시 부산이 돌아온다는 느낌도 받습니다.
후보는 이 슬로건을 어떻게 새기고 있을까요? 최근 방송사 토론회 연설문에 드러난 후보의 생각은 이렇습니다.
저희 선거캠프의 슬로건이 ‘고래가 돌아온다!’입니다. 생뚱 맞지만 제가 청년여러분께 드리는 유언입니다.
고래는 거대한 바다를 누비는 왕이지만 아무나 해치지 않습니다. 극에 사는 혹등고래는 남극에서 3개월 동안 크릴새우만 먹고 9개월 동안 대양을 누비면서 아무 것도 먹지 않습니다. 고래는 희망입니다. 고래는 사랑입니다.
슬로건을 정하고 늦게 알게된 정호승 시인의 시가 있어 말씀 여쭙고 흔쾌히 사용허가를 얻어 홍보물 뒤에 넣었습니다.
‘‘고래를 위하여“ (정호승 시)
푸른 바다에 고래가 없으면
푸른 바다가 아니지
마음 속에 푸른 바다의 고래
한 마리 키우지 않으면
청년이 아니지.
푸른 바다가 고래를 위하여
푸르다는 걸 아직 모르는 사람은
아직 사랑을 모르지.
고래도 가끔 수평선 위로 치솟아올라
별을 바라본다
나도 가끔 내 마음 속의 고래를 위하여
밤하늘 별들을 바라본다.
놀랍네요. 후보는 이 슬로건을 청년에게 보내는 유언으로 생각하고 있습니다.
유언이라고 생각하니 '고래가 돌아온다'의 메시지가 더 명쾌해지는 거 같습니다. 김정길 후보는 청년들에게 이땅을 고래와 같이 정의롭고 큰 기운이 샘솟는 나라로 만들라고 말하는 거 같습니다.
후보의 유언(슬로건)을 이 말과 함께 새기면 그 의미가 더 와닿을 겁니다. 같은 연설문에서 인용한 것입니다.
저 김 정길은 평생 한 길을 걸어왔습니다. 정통야당 민주당의 당적을 한 번도 바꾼 적이 없습니다.
90년 3당야합에 당시 재선의원이던 저는 동지 노무현과 함께 유일하게 거부했습니다. 당시 통일민주당 59명의 소속의원 중 단 두 명의 거부였습니다.
그 후 20년 동안 민주당 간판으로 총 여섯 번을 연속으로 낙선하게 됩니다.
당시 영호남 지역주의가 이렇게 오랫동안 지속될 지 저도 차마 몰랐습니다.
하지만 한 번 결심한 이상 제 도전을 중간에 포기할 수 없었습니다.
때론 외롭기도 하고 정말 지치기도 했지만 ‘길은 단지 누군가가 지나간 길을 따르는 것이 아니라 어떨 땐 반드시 가야하는 길이라면 눈밭에 내 발자욱을 남기는 것이다. 그 발자욱을 사람들이 따르면 다시 길이 되는 것이다.’라는 신념으로 지금까지 왔습니다.
그것이 저의 정치철학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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