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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보정당이 지지를 많이 얻지 못하는 이유는 스토리가 없기 때문이다.

물론 정치세력에 스토리가 없을 수는 없다. 오히려 절박한 스토리는 진보정당에 더 많다.

그러나 진보정당의 스토리는 대중적이지 못하다. 정파의 투쟁사는 보통 시민들에겐 어렵고 친근하지 못하다.

대중적인 스토리가 될려면 캐릭터가 필요하다. 기성 정당엔 보스라는 캐릭터가 있고 그의 스토리가 있다.

문재인의 스토리는 노무현 대통령과의 운명이고 박근혜의 스토리는 아버지 박정희다.

진보정당엔 이런 스토리를 가진 정치인이 없다. 인물보다 조직 중심인 진보정당은 스토리를 만들 무대도 존재하지 않는다.

그런 점에서 이정희의 사퇴는 진보정당 초유의 사건이다. 진보정당의 대표가 주인공이었고 이번 총선 가장 극적인 장면 중 하나를 만들어냈다. 진보정당에도 스토리 컨텐츠를 장착한 인물이 탄생한 것이다.

만약 이정희가 아니었다면 이렇게 드라마틱한 장면은 나올 수 있었을까? 

통합진보당의 다른 누군가였다면 변명할 기회도 없이 여론의 압력에 시달려 당일 사퇴로 결론났을지 모른다. 

이정희는 진보정당 다른 정치인과 달리 상당한 지지압력이 있었다. 여론의 압력과 지지 압력의 충돌은 이 드라마의 극적 효과를 더 높였고 야권연대의 파괴력을 한층 더 키워주었다. 야권연대 드라마는 이정희의 실력이 만들어낸 것이다.

* 진짜 이정희 인기 졸라 많더라. 처음엔 이게 통진당의 여론몰이인줄 의심했는데 아이더라. 정치인 팬덤의 시대가 노빠에서 유빠로 이제 희빠로 넘언다는 생각이 들 정도로...

진보의 아이콘 이정희가 탄탄한 스토리 컨텐츠를 확보한 것은 진보정당의 큰 자산이다. 대선주자급 파괴력을 갖추게 된 이정희는 앞으로 진보정당을 일약에 도약시킬 발판의 역할을 할 수 있다.

진보가 얻은 자산은 이뿐만 아니다. 진보정당은 보스 스토리만 확보한 게 아니라 아니라 정파 스토리도 보편화 시켰다.

이번 사건을 통해 국민들은 운동권 정파의 스토리도 공부하면서 PD/NL의 대결도 어렴풋이 알게 되었다. 운동권끼리 흥미진진하게 떠들던 양 정파의 대결 스토리를 이제 일반 국민들도 기성정당의 보스 스토리만큼 흥미를 느끼게 된 것이다.

유권자들이 민주당과 새누리당에 투표하는 것은 언제 어디서 왔는지 알기 때문이다. 해방후부터 지금까지의 두 정당의 대결의 역사를 유권자들은 꿰고있다. 아니까 투표하는 것이다.

그러나 유권자에겐 아직도 진보정당은 그 기원과 지금까지의 과정을 알 수 없는 정치세력이다. 모르니까 표를 주기가 꺼려지는 것이다.

국민들이 진보정당의 역사와 기원을 보편적 스토리로 받아들이게 해야한다. 그 스토리를 가지고 동네 아줌마가 수다를 떨고, 택시기사가 논쟁을 하며 하며 가지고 놀게 해야 한다. 그러는 과정에서 애정이 생기고 지지가 생기는 것이다.

유권자가 공유할 수 있는 스토리가 없으면 절대 의미있는 세력이 될 수 없다. 이정희 사퇴를 통해 노출된 스토리는 진보에겐 오히려 기회이다. 이런 기회를 자주 활용해 진보의 스토리를 완성시켜야 한다. 그러면 사회적 보편성을 얻은 진보의 스토리에 조중동이 시비를 걸기 힘들다. 

이정희가 진보진영의 작가다. 이정희가 스토리를 불어넣으면서 진보정당은 이전과 이후가 달라졌다. 이제 진보정당이 나머지 스토리를 조금 더 다듬어야 할 것이다. 그것도 못한다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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