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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 서면에서 16일부터 17일까지 해군기지반대 24시간 릴레이 일인시위가 있었습니다. 3월17일 오후 2시에는 서은숙 구의원이 피켓을 들었습니다. 





그런데 그때부터 일인시위 현장에 노인들이 몰려들기 시작했습니다. 일인시위를 못마땅하게 바라보던 노인들은 해군기지를 왜 반대하냐며 한마디씩 던졌습니다.  





사실 이때까지는 괜찮았습니다.





일인시위를 도와주던 주근깨님( @okeeffe )과 다른 분들이 몰려든 노인들에게 일인시위에 대해 설명을 했고 노인들은 다시 질문을 하면서 어느 정도 토론이 이루어졌습니다.





몰려든 노인에 대한 걱정보다는 오히려 서면역 광장에서 세대간 토론이 벌어지는 장면에 훈훈함을 느낄 정도였습니다.





그런데 시간이 지나면서 과격하게 행동하는 노인들이 나타나기 시작했습니다.





빨갱이는 기본이고 반말과 욕설에 들고있는 피켓까지 툭툭 쳐대며 일인시위 앞에서 행패를 부렸습니다. 한두명이 아니었습니다. 여러명이 번갈아가면서 행패는 계속 이어졌고 행패의 강도도 갈수록 세어졌습니다.





결국 참다못한 제 분노가 폭발하고 말았습니다.

"해군기지 없으면 나라가 망합니까? 우리나라에 해군기지 없습니까? 제주도에 해군기지 없으면 나라가 망해요?"

한 분이 해군기지 없으면 나라가 망한다면서 반복해서 떠들며 삿대질 하길래 거기에 받아친 말이었습니다.





노인들이 다 그러려니 하고 넘길라 했는데 현장에서 듣고있으니 도저히 참기 힘들었습니다.

"빨갱이는 다 잡아죽여버려야해"

"저놈들 사상검증해봐야 돼."

"박정희같은 사람 나오면 내가 찍어준다 저놈들 다 쓸어버리게."

어떤 분은 제게 니들이 보도연맹 빨갱이들을 아냐고 묻기까지 했습니다. 그래서 '보도연맹으로 수만명 양민들이 학살당한 건 모르세요?' 라고 반문했더니 그분이 잠시 멍한 표정을 짓기도 했습니다.





아무리 노인들이라지만 정말 위험한 생각들입니다. 이런 말들이 조금이라도 통용되는 사회는 위험합니다. 이런 생각은 어느 순간 평범한 인간을 학살자로 만들 수 있습니다.

학살은 실제로 우리 역사에 일어난 일입니다. 60년 전 이들의 생각을 못말리는 바람에 수십만명의 양민이 빨갱이란 낙인이 찍혀 학살되었습니다. 평범한 인간이 학살을 명령하고 수행할 수 있었던 것은 머리속에 ‘빨갱이는 죽여도 된’라는 생각이 미리 주입되어 있었기 때문입니다.

지금도 빨갱이는 죽여야 한다고 말하는 사람은 과거의 학살에 은연중 동조하거 적어도방조한 사람들입니다. 그런데 그런 사람들이 60년이 지난 오늘 또 죽여야한다고 당당하게 말하고 있습니다. 그런 생각을 하니 치밀어 오르는 분노를 참을 수 없었습니다.





그러면서 또 측은하다는 생각도 들었습니다. 일인시위 앞에서 행패를 부리는 이분들은 별 갈데 없이 지하철 근처에 모여 소일하는 노인들입니다. 이분들은 가난한 노인들로 사회적으로 보자면 낮은 계급입니다.

왜 사회적으로 약자인 이분들이 약자의 편을 드는 일인시위자에게 행패를 부리는 걸까요?

그동안 일인시위를 지켜보면서 이분들에 대해 어느 정도 알게 되었습니다. 이분들은 여자가 일인시위하면 유독 시비를 겁니다. 특히 젊은 여자라면 더욱 그렇습니다. 그러다 남자들이 나서서 눈을 마주치면 슬슬 피하다가 좀 더 많이 모이면 그때 목소리가 다시 높아집니다.

이분들이 일인시위자에게 함부로 행패를 부리는 것은 일인시위자가 그들보다 낮은 계급이기 때문입니다. 일인시위자는 조중동이 낙인찍은 빨갱이입니다. 빨갱이는 돈이 많든 적든 누구든 함부로 욕할 수 있고 폭력을 써도 되는 우리 사회 가장 낮은 계급입니다. 사회적 약자인 노인들은 자신보다 더 낮은 계급인 빨갱이에게 분풀이를 하러 왔다는 게 제 생각입니다.





어떤 분이 일인시위자를 향해 물었습니다. “니들이 총들어 봤나?” 그분에게 이렇게 되묻고 싶었습니다. “그럼 어르신은 일인시위 해봤어요?”

조중동은 가난하고 약한 사람들에게 복지가 아니라 분풀이 대상인 더 낮은 빨갱이 계급을 던져 줍니다. 사회에 대한 불만을 그걸 물어뜯으며 풀라고 합니다.

다시 한번 느낍니다. 조중동은 악마 그 자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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