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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에 교환학생으로 갔다온 '교환학생'님께서 일본의 학교문화와 아르바이트 근로조건에 대해서 얘기를 하고 싶다는 메일을 보내왔다. 일반근로자의 노동환경에 관한 기획기사에 두 나라 대학의 환경을 비교하는 글이 어울릴까요라는 조심스런 말씀도 덧붙였다.

왜  한국의 야근문제를 다룬 기사를 보고 두 나라 대학문화에 대한 얘기가 하고 싶었을까.

그건 한일간의 학교문화 차이가 결국 두 나라간의 노동환경으로까지 이어진다는 느낌을 교환학생님이 받았기 때문일 것이다. 한국이 도대체 어디서부터 잘못되었는지를 교환학생님은 말하고 싶었던 것같다.

한국에서 학생의 인권과 근로조건은 없다. 한국은 어리다는 이유로 무시하고 함부로 대한다. 인권을 배워야할 학교에서는 오히려 후배를 폭행하는 선배와 제자를 하인 다루 듯하는 교수에게서 비인권적 행위들을 배워 나간다. 사업주들은 최저시급보다 낮은 임금을 주고 근무일수도 자기들 맘대로 계산해서 어린학생한테 선심쓴다는 식으로 월급 준다. 이런 사업주 밑에서 노동관을 배운 학생들은 자신이 사업주가 되었을 때 또 똑같은 짓을 근로자에게 저지르게 된다.

교환학생님이 들려주는 일본얘기는 한국과 많이 달랐다. 그들과 우리의 학생 때의 차이가 나중에 사회에서 어떤 차이를 만들어낼지 불보듯 뻔했다.

교환학생은 어떻게 가시게 되었습니까.

제가 재학중인 대학교는 전세계의 여러 대학들과 교류협정을 맺고 있고, 또 점차 그 범위를 넓혀가고 있습니다. 저는 군복무기간중에 교환학생이라는 제도를 알았고, 복학하자마자 바로 신청을 했습니다.

학교마다 다르지만 저희 학교의 신청자격은 평점 3.0이상이고 외국어 성적이 필수입니다. 실제로는 4.0정도에 토익이면 800점 이상, 일본어는 JLPT1급을 갖추어야 합니다. 토플 점수는 잘 기억이 나질 않네요. 저는 다행이 고등학교 시절에 JLPT(일본어 능력시험) 1급을 따두었기에 특별한 준비는 필요없었습니다. 어릴 적에 부모님 일 관계로 일본 토쿄에서 4년정도 살았기 때문에 남들보다 유리한 점이 있었습니다.

교환학생으로 가게 되면 매달 적정 수준의 장학금을 지급받게 됩니다. 아울러 그 대학에서 들은 수업은 모교에 돌아와서 인정을 받습니다. 따라서 남들은 휴학하고 어학연수를 떠나지만 교환학생은 모교에 등록금만 내고 외국에 가서 6개월에서 1년 정도를 살다 오기 때문에 시간도 아끼고 경험과 경력도 쌓는 일석이조의 기회가 됩니다.

일을 하는데도 직장이 먼저가 아니라 알바생 개개인의 생활이 최우선시됩니다. 따라서 알바생은 일이 있어 못 나올 경우, 사전통보만 제대로 되면 아무런 문제가 없습니다. 

일본에서 어떤 아르바이트를 하셨습니까.

유학생이 알바를 하기 위해서는 따로 허가를 받아야 하는데, 거기에 소요되는 시간이 3달 정도 걸립니다. 기숙사에 있는 일본인 친구의 소개로 여름방학 때 시에서 운영하는 야외수영장의 감시인 알바를 했습니다. 미연의 사고를 방지하기 위해 폭염 속에서 감시를 하는 중노동이기 때문에 시급은 980엔이었습니다. 야외수영장이다보니 7,8월 두달만 하더군요.

2학기에는 주말알바를 새로 구했습니다. 나고야 대학과 지하철로 세 정거장 떨어진 곳에 동물원과 식물원이 있습니다. 그 안에는 제법 넓은 호수가 있는데, 여기에 보트 선착장이 있습니다. '오리배'라고 하면 아실까요? 페달을 밟아 전진하는 배죠. 그리고 직접 노를 젓는 보트도.

손님들이 보트를 타러 오시면 안 흔들리게 잡아드리는게 주된 임무입니다. 날씨가 안 좋거나 손님이 드물거나 하면 선착장 주변 청소를 하기도 합니다. 가을에는 오히려 낙엽 치우기가 본 임무가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정도죠. 상대적으로 다른 알바들보다 쉬운 일이다보니 시급은 780엔부터 시작이었습니다.

일본에선 알바생도 차비로 준다고 하던데 본인이 받은 차비는 얼마였죠. 

한국의 아르바이트와 비교했을 때 시급, 휴식시간, 대우, 교대 등에서 어떤 차이점이 있습니까.

여름에 했던 수영장 감시인 알바는 30분 근무에 30분 휴식으로 1시간 시급을 보장받았습니다. 교대는 칼같이, 알바라고 해서 서운함을 느낀다거나 그런 점은 결코 없었습니다. 단지 감시인은 상시 대기라 점심 시간이 30분 휴식 시간에 포함이 된다는 점이 조금 아쉽죠. 하지만 일의 특성상 어쩔 수 없습니다. 1년에 한시적으로 하는 일이기 때문에 식당은 없고 점심은 각자 부담이었습니다. 대신 다른 알바보다는 시급이 약간 높은 편이었습니다.

보트 선착장에서의 일은 너무나도 쉬웠습니다. 손님이 타거나 내릴 때 보트를 잡고 있는게 거의 다거든요. 거기서는 매니저 한분이랑 정직원 한 분, 나머지는 다 알바생입니다. 일본에서는 항상 알바생을 여유있게 둡니다. 일을 하는데도 직장이 먼저가 아니라 알바생 개개인의 생활이 최우선시됩니다. 따라서 알바생은 일이 있어 못 나올 경우, 사전통보만 제대로 되면 아무런 문제가 없습니다. 그럴 경우 회사에서는 다른 알바생들에게 연락을 취하여 부족한 인력을 미리 보충해둡니다.

단, 일본에서의 연휴기간에는 알바생들도 알아서 일하러 옵니다. 골든위크라 불리는 4월말부터 5월초, 오봉이라 불리는 8월 15일 전후에는 전직장이 쉬기 때문에 놀러오는 사람이 많기 때문이죠. 평소 주말에 보트를 타러 오는 사람이 1,2백명이면 말씀드린 기간에는 천명을 훌쩍 넘기기 일쑤입니다. 여기서 일할 때도 각자의 능력에 맞게 임무가 주어집니다. 남자라면 비교적 힘을 써야 하는 일에, 여자라면 손님들 상대로 하는 일에 배치됩니다.

점심은 그날그날 일하는 인원의 반씩 교대로 먹습니다. 보트 선착장에 매점과 식당이 딸려 있기 때문에 식사는 제공됩니다. 대우면에서도 설연휴에는 보너스로 시간당 300엔이 붙습니다. 이건 정말 마음에 들더군요. 또한 평일에도 시간이 있으면 출근하라는데, 몇 번 해봤더니 어차피 손님은 거의 없기 때문에 주변 청소가 다였습니다. 그리고는 매니저와 놀았죠.^^

일본에선 알바생도 차비로 준다고 하던데 본인이 받은 차비는 얼마였죠.

물론 차비는 줍니다. 하지만 그건 직장에 따라서 다르게 책정이 되기 때문에 정확하게 얼마라고는 말씀드릴 수는 없습니다. 제 경우에 여름에 했던 수영장 알바는 지하철왕복 차비를 받았습니다. 편도 200엔이었으니하루에 400엔을 받았죠. 보트 선착장에서는 하루 200엔만 책정되어 있더군요. 매니저도 이건 좀 불공평하다고 했었는데, 회사방침이라 어쩔 수 없다고 하더군요. 그 외에도 다른 친구들 얘기를 들어보면 야간 알바일 경우에는 택시비를 지원받는다고 했었습니다.

일본에서는 학생이 손님입니다. 그러나 한국은 그렇지가 않습니다.
반말은 기본이고, 사람을 턱으로 부리고, 인격을 모독하는 말까지 

혹시 일본에서 알바생과 사업주간의 갈등에 대해 들어봤습니까.

제 기억에는 그런 불만을 들은 적이 없습니다. 물론 아주 없지는 않겠지만요.

한국에서 알바하는 학교 친구들은 어떤 고충을 얘기하던가요. 

최저인건비를 안 지키는건 물론이고, 계약기간을 안 채우면 돈을 제대로 주지 않습니다. 특히 대학가가 심하죠. 수요는 많지만 공급이 따라주질 않으니 생기는 현상이 아닌가 싶습니다. 또한 돈을 주더라도 제 때 주지 않고 질질 끌다가 마지못해 주는 경우도 있다고 들었습니다. 그 때문에 알바생은 일을 그만두고도 제 때 돈을 받지 못하고 독촉전화하느라 돈 들이고, 직접 받으러 가느라 차비까지 드는 경우도 있다고 합니다. 계약서를 쓰고 일했다는 사람은 아직까지 한 명도 못봤네요. 일본에서는 아무리 간단한 일이라 해도 반드시 계약서를 쓰게 되어 있는데 말이죠.

한국에서는 대학원생과 교수와의 강압적 관계로 사회문제화 되기도 했는데 일본의 대학이나 교수가 학생을 대하는 태도는 어떻습니까.

지금 제가 대학원 석사2년차입니다. 저는 운이 좋은지 좋은 분을 지도교수로 모시고 있기 때문에 주변에서 말이 나오는 상황을 겪은 적이 없습니다. 하지만 주변에서는 불평불만이 가득하더군요. 인건비 관계, 무리한 프로젝트로 인해 강도높은 노동 등..

한국에서 교수가 학생에게 일을 시킬 때는 "뭘 해라"가 아닐까요? 제 실험실은 "뭘 해야 되니까 하자"입니다만. 일본에서는 교수와 학생이 서로 실험일정에 대해 상의를 합니다. 그렇게 계획을 짠 후에 선배들에게 테크닉을 배우고, 부족한 점은 교수에게 직접 배우기도 합니다. 간단하게 말하면 "이런 작업이 필요하니까 하는게 어떻겠니?"입니다.

또 하나, 한국과 일본 대학의 차이입니다. 일본에서는 학생이 손님입니다. 한국과는 차원이 틀리죠. 예를 들어 행정실에 갔다고 칩시다. 학생 입장에서는 뭔가 볼일이 있어서 찾아갑니다. 아무것도 모르는 상태죠. 모르니까 도움이 필요해서 찾아갑니다. 그러면 행정실에서는 자기가 하던 일은 잠시 제쳐두고 그 학생의 일을 최우선적으로 처리를 해줍니다.

그러나 한국은 그렇지가 않습니다. 비단 저희 학교 뿐만이 아니라 다른 대학의 얘기도 포함이 됩니다. 학생은 직원보다 나이 어린 사람일뿐입니다. 물론 모든 행정실이나 사무실이 그렇다는 얘기가 아닙니다. 하지만 미꾸라지 한 마리가 온 물을 흙탕물로 만들듯이, 소수의 사람이 그렇다는 얘기죠. 저도 겪었고, 주위 사람들도 겪었던.. 불친절의 극치라고 할까.. 반말은 기본이고, 사람을 턱으로 부리고, 인격을 모독하는 말까지..

한국의 대학이 학생을 대하는건 강압적이라는 느낌입니다. 반대로 일본은 대학이 스스로를 낮추고 학생을 올려다본다는 느낌입니다.

간단한 심부름이야 할 수 있는 일이지만, 이사를 하는데 일하러 간다던지 하는 일은 있더군요. 

이전에 주신 메일에서 실험실 분위기도 많이 한국과 일본이 많이 다르다고 하셨는데 어떤 차이가 있습니까.

'한국 : 일본 = 강제 : 자유'  이런 차이점이 있다고 봅니다.  물론 모든 실험실이 다 그렇다는 얘기는 아닙니다. 실제로 제가 속해 있는 학교 실험실은 자유에 가깝습니다. 하지만 다른 실험실은 사정이 그렇지 않습니다.  대학원생이라면 스스로 시간을 조절해서 할 일을 해야 되는데, 그러지를 못하고 중노동에 시달리는 사람들이 많습니다. 그렇다고 인건비가 제대로 지급이 되는 것도 아니구요.

일본에서는 능력별로 인건비가 지급이 됩니다. 외국인 유학생들과 같이 장학금을 받고 가는 사람은 예외구요. 일본인 학생들 사이에서는 능력 있는 사람이 인건비도 많이 받습니다. 그만큼 일도 많이 하고 성과도 많이 올리기 때문이죠. 일을 많이 한다고 해서 모든 시간을 실험실에 투자하는게 아닙니다. 제가 일본에 가서 사귄 친구는 놀건 다 놀면서도 박사과정 2년차에 SCI 논문을 두 편이나 냈거든요.

또 하나의 차이점.  이건 아무래도 군대를 다녀오고 아니고의 차이에 기인하지 싶습니다. 물론 선후배의 관계가 있습니다만, 한국처럼 절대적이지 않습니다.

예로 실험실 청소를 들어볼까요. 한국에서는 실험실 막내가 하게 됩니다. 이건 어딜가도 마찬가지지 싶습니다. 그런데 일본에서는.. 실험실에 속해 있는 모든 학생들이 교대로 청소를 합니다. 처음 나고야 대학의 실험실에 갔을 때 최고 선배가 청소를 하길래 조금 놀랬습니다. 그래서 물어보니 순서대로 당번이 돌아온다고 말씀해주시더군요.

실험실 내에서의 일도 각자가 분담하기 때문에 선배라고 해서 후배에게 강압적으로 일을 시키지는 못합니다. 특별히 실원 모두의 힘이 필요한 경우에만 부탁을 하죠. 한국이랑은 많이 틀린 모습입니다.

대학원생 친구 중에 교수의 부당한 행태에 대한 불만을 터뜨리는 사람은 없습니까. 

대표적인게 인건비 지급에 있어서 전액 지급이 안 된다는 점일겁니다. 물론 아주 일부 연구실에서 일어나는 현상입니다만. 또한 허위 영수증으로 연구비를 부당하게 타쓰는 경우도 있다고 들었습니다. 제 친구의 경우, 자기 이름으로 된 통장을 만들어오라고 해서 만들었더니 그 통장을 교수가 직접 관리하면서 자기한테는 아무런 언질도 없었다고 합니다. 물론 그 내역은 출장비, 인건비 등으로 친구 수중에 들어오는 돈은 한 푼도 없었습니다. 지금도 그 친구는 그 일만 생각하면 치가 떨린다고 하더군요.

간단한 심부름이야 할 수 있는 일이지만, 이사를 하는데 일하러 간다던지 하는 일은 있더군요. 그 외에도 여러가지로 노동력을 착취당하는 경우가 있다고 들었습니다.

* 참고로 한국의 알바 싸이트에 올라온 게시물을 올려드립니다. 알바게시판의 태반이 악덕업주들의 대한 원망들이었습니다.

한국직장인의 야근에 대한 얘기를 나누는 카페 소개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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