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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지막에 반전은 정말 생각 못했다. 한일 양국민 모두 만족할만한 감동적인 반전이었다.

노르망디 상륙작전도 볼만했다. 헐리우드 대작 영화와 비교해서 전혀 어색하지 않았다. 독일군의 디테일을 잘 살린 덕분에 전쟁 장면은 더 생생하게 전달되었다.

영화의 중심축이었던 시베리아 수용소 장면도 박진감있었다. 오다기리조가 연기한 타츠오 캐릭터가 점점 뚜렸해지기 시작했다.

안똔을 연기한 김인권의 연기는 수용소 장면을 살리는데 큰 역할을 했다. 수용소는 김인권의 동선으로 만든 장면이라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이다.   

그런데 영화가 잘된 지점은 딱 여기까지다. 그전에 판빙빙이 죽었을 때부터 영화 시작까지 초반부는 손발이 오그라드는 70년대 신파 영화였다.

영화 초반은 디테일도 엉망이다. 전쟁신과 해외씬은 그렇게 많은 돈을 투입하며 신경 썼으면서 정작 초반 한국 장면에선 개판이다. 

분량으로 치면 30%는 어설펐고 나머지 70%는 탁월하다는 평가를 줄만하다. 그러나 초반 감정이입에 실패한 30%를 탁월한 70%가 회복시킬 수 없었다.

초반부만 잘 살렸다면 영화 마이웨이는 한일 양국민의 역사에 남을 대작이 될 수도 있었다. 그런 점을 생각하면 영화 마이웨이는 정말 안타까워 미치고 폴짝뒬 영화다. 

판빙빙 부분까지 살릴 필요도 없었다. 준식과 타츠오가 처음 만나는 장면만 긴장감 있게 잘 처리해서 감정선을 살렸어도 관객은 나머지 어색한 부분은 너그럽게 넘어가줬을 것이다. 

준식의 캐릭터가 깊이가 없었다는 약점도 영화의 마지막 장면과 준식이 연병장을 뛰는 장면이 연결되면서 감동적으로 처리 될 수도 있었다. 

마이웨이의 초반부 신파는 영화 자체의 한계가 아니라 실수다. 어떻게 그 멋진 두 남자의 로드 이야기를 그렇게 억지스럽고 히바리 없이 시작한단 말인가? 강제규가 이따위 장면을 만들었다는 게 믿기지 않을 정도였다. 

처음엔 한일 양국민의 감정을 배려한 캐릭터 배분 때문이 아닌가 생각했다. 그러나 노몬한 전투에서 부하를 막 쏴죽이는 타츠오라면 김준식과 좀 더 대비되는 캐릭터가 가능했다.

마이웨이의 실패를 보면서 한국 영화에는 시스템이 부재한 게 아닌가 생각을 한다. 실수는 감독이라면 누구나 할 수 있다. 그 실수를 감독이 깨우치긴 힘들다. 그 실수를 바로 잡는 건 시스템이다. 애들도 콧방귀 뀌는 실수를 감독과 함께 고개를 끄덕거린 제작진도 시스템을 작동시키지 못한 책임을 피할 수 없다. 

영화는 많은 자본과 인력이 투여되는 산업이다. 실패는 있어도 실수가 있어서는 안된다. 다 잘 만들고 눈 하나 잘못 찍어 외면받는 실수를 300억이란 자본을 받은 프로들이 할 짓은 아니다.  

감독의 실수를 바로 잡는 시스템을 갖추지 못한다면 한국 영화의 대작 실패 행진은 계속 이어질 것이다. 그런데 단기간에 그런 시스템이 갖춰질 것 같지도 않고...

한국 대작 영화 이제 기대가 안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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