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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린 여자아이의 젖은 눈 사이로 흘러나오는 회색빛깔
청춘을 버린 채 몸 팔아 영 팔아 빼앗겨버린 불쌍한 너의 인생아"


논란이 된 알리의 나영이 노래 가사이다. 

일부 네티즌의 분노의 근거는 '몸 팔아 영 팔아'가 나영이를 지칭했기 때문이라는 건데 이 가사가 나영이를 두고 한 말이라고 읽을 사람이 과연 얼마나 될지 의문이다. 내가 보기에 이건 의미전달 실패라기보다는 의외의 표현이었을뿐이다. 

오해의 소지가 있었지만 오해할만한 가사는 아니었다. 문제가 된 그 부분이 나영이가 아니라 성폭행범을 지칭한 거라는 건 기본적인 독해력을 가진 사람이면 알 수 있는 것으로 알리가 이 정도로 비난받을 잘못은 아니다.

알리에 대한 또 다른 비판의 근거는 왜 나영이 이야기를 꺼내서 아픔을 주냐는 것이다. 여기서 비판의 전제는 나영이의 아픈 기억은 묻어줘야 한다는 것이다.

그러나 성폭행은 혼자 아파해야할 게 아니라 같이 분노해야할 범죄이다. 그래야 이런 범죄가 개인적으로 사회적으로 극복될 수 있다고 들었다. 알리는 같은 피해자로서 노래를 통해 나영이에게 그걸 말하고자 한 것이었다. 

나영이도 다른 아이들이 그 아저씨에게 당할지도 몰라 있는 힘을 다해 범인을 증언했다고 말했다. 나영이가 범죄에 당당히 맞선 것이다.

알리가 노래하는 성폭행 극복 방법은 맞다. 문제는 어린 나영이이게 이런 식의 접근을 대중이 아직 받아들이지 못한다는 것이다. 

그러나 나영이의 기억이 대중의 바램처럼 지금 우리 사회에서 봉인되어 있을 수 없다. 나영이라는 이름은 미디어를 통해 계속해서 소환되고 있고 소환됨을 막을 수도 없다.

장애 학생들의 성폭행을 다룬 도가니가 표현상의 문제에도 불구하고 대중의 호평을 받았다. 대중은 오히려 인화학교 학생들의 기억을 소환한 것엔 박수를 쳤다.

나영이 아버지 지인이라고 밝힌 어느 분 글에 의하면 나영이의 이야기도 영화와 출판 등으로 세상에 나올 예정이라고 한다. 지인이라는 사람은 자신이 올린 글에서 아동 성폭력에 경감심을 주기위해 만든다고 밝혔다.

나영이 아버지 지인의 글 

나영이의 기억을 소환한 게 죄라면 알리에 대한 비난은 다른 소환자와 비교했을 때 도가 지나쳐도 너무 지나친 것이다.

알리가 성폭행 당한 사실까지 고백하며 사죄했는데도 아직까지 비난을 퍼붇는 사람들이 있다.

나영이의 아픔은 절대 소환되서는 안되는 아픔이라며 철저히 보호하면서 알리의 아픔은 갈기갈기 발라 찢어놔야 된다는 이들의 태도를 어떻게 봐야할까?

개티즌이라고 볼 수밖에 없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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