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직전 포스트에서 트랜스포머 재미 없다고 말했다. 스토리도 형편 없고 기대했던 로봇의 질감도 만족스럽지 못했다. 

다른 사람들은 어떨까? 
 

 

다음영화게시판에 들어가보고선 아연실색하지 않을 수 없었다. 한 페이지 전체가 엄지손가락을 치켜들고 이 영화를 찬양하고 있었다. 

"생애 최고의 가슴 벅찬 영화"라는  사람도 있고, "꿈이 이루어졌다"라는 사람도 있었다. 이거 내가 트랜스포머 매니아 게시판에 잘못 들어온건가.  

내가 본 펌블비의 그 렌턴쏘는 황당한 장면이 사실은 편집된 장면이었나. 서울 영화관에선 샘과 로봇들의 만남이 긴장되고 박진감이 넘치게 편집된 걸까. 

그러나 몇개의 게시물을 읽어보니 내가 본 영화와 그들이 본 영화가 다르진 않았다. 영화를 찬양하는 그들의 말은, 그 벅찬 cg에 두손 안들 재간 있냐는 거다. 그점에 비하면 영화의 자잘한 약점은 눈에도 안들어오더라는 것이다. 

그 허접한 스토리가 자잘한 약점? 대한민국 네티즌이 언제부터 스토리에 이렇게 관대했던가?  한국의 그 많은 블록버스터가 비판받고 무너지너 근거가 무엇이던가? "현란하면 뭐 하나?" "한국최초면 어쩌라구?" "스토리가 없잖아" 이거 아니었던가. 

지금도 많은 이의 입에서 오르내리고, 오히려 시간이 흐르면서 명작 취급받는 영화 '무사'가 무너진 결정적 이유는 스토리가 약하다는 비판이었다.(내가 보기에 무사는 스토리가 없었던 것이 아니라 스토리가 깊었다) 스토리의 약점을 덮어놓고 본다면 무사는 훌륭한 영화다. 그 장대한 스케일과 액션들은 한국최초였고 세계적으로도 드문 장면이었다. 누군가는 글레디에이터를 압도하는 액션이라고도 했다. 이외에도 노력했지만 스토리가 없어서 안돼겠다라며 무너진 한국영화가 한둘이 아니다. 그런데 이게 왠말인가. 그 한국네티즌들 입에서 스토리가 대순가라는 말이 나오다니. 

최근 개봉된 헐리우드 영화들 한마디로 허접들의 시리즈였다. 영화 300, 스파이더맨, 캐러비안해적, 하도 요란해서 봤더니, cg만 요란했다. 이런 헐리우드 개허접 시리즈가 이어지다 보니 우리 네티즌들의 영화보는 눈도 약간 돌아간 것 같다. 이제 cg만 잘해도 최고라는 찬사의 영화평이 쏟아진다.

네티즌들이 이중적인 것은 한국 영화와 헐리우드 영화를 다른 진열대의 상품으로 보고 있기 때문이다. 헐리우드는 명품진열대에 있고 한국영화는 중저가 진열대에 있다. 헐리우드의 스토리 부족은 진열대의 높이가 그냥 커버해준다. 헐리우드 영화라는 브랜드를 깔고 영화를 감상하고 그런 감상들이 모여 또 여론이 된다. 이리하여 헐리우드 개허접 영화가 대접받게 되는 것이다.  


 

 

8월2일 개봉되는 디워를 스토리로 씹어댈려고 네티즌들이 단단히 준비하고 있다. 그러나 트랜스포머를 보고난 지금 디워가 트랜스포머만큼 허접한 스토리는 아니리라 본다. cg의 질감은 오히려 디워가 더 나아 보인다. 공룡이라는 유기물과 금속의 재현이 다르다지만 그건 제작자들이 할 변명이다. 관람자가 그런 거 까지 참작하면서 봐줄 건 없다. 

한국영화에선 그렇게 꼬투리 못잡아 안달난 한국 네티즌들이 헐리우드 영화 앞에선 제작자의 심정까지 헤아려 가며 감상할까? 이건 문화적 열등의식에서 비롯된 열등적 감상이 아닐까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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