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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이 좀 유치하다. 그렇다. 트랜스포머는 유치한 아동용 영화이고 재미도 별로 없다.

영화 전개에 성인을 위한 배려는 찾아볼 수 없다. 있다면 샘의 어머니가 아들에게 자위행위 운운하는 장면 정도이다.

이 영화는 '드디어 로봇대전영화'라는 시작점의 의미만 있을뿐 그외 영화적 재미나 가치도 별로 없다. '변신로봇이 실제로 영화화 되다니'라는 감회 정도에 젖는 게 고작이다.

시작한지 1시간이 지났는데 샘은 트랜스포머의 존재를 젼혀 인지하지 못한다. 그리고 그 존재를 인지하게 되는 긴장된 과정도 없다.

트랜스포머는 그들대로 싸우고 샘은 샘대로 여자 꼬시기 바쁘다. 샘과 정부와 트랜스포머의 세 장면은 유기적으로 연결되지 않다가, 후반에서야 급하게 관계를 맺는다.

심지어 샘이 트랜스포머를 실제로 목격하는 장면도 영화는 별로 중요하게 다루지 않는다. 변신하는 과정과 그걸 지켜보는 주인공이 압도당하는 모습을 기다렸던 관객들로선 좀 황당했다.

이런 장면은 블록버스터의 기본 중에 기본이 아닌가. 이 영화가 도대체 이보다 더 중요한 포인트를 준비하고 있는 걸까라고 일말의 기대를 가졌지만 영화 끝까지 더 이상 감정을 고조시키는 포인트는 없었다.    

그렇게 따로 놀던 두 부류가 갑자기 관계를 맺은 후부터는 일사천리다. 갑자기 나타난 무시무시한 괴물체가 하는 말을 다 믿어준다. 그저 낌새로 서로 같은 편임을 믿는다. 캐릭터의 관계가 이렇게 허술한데 영화의 뼈대가 어떻게 살아나겠는가.

이 영화는 애초부터 '변신로봇 보여드립니다'로 타겟을 맞추고 시작한 것같다. 다른 건 좀 포기하라고 말하는 것도 같다. 그런데 변신로봇을 봐도 별 흥이 나지 않는다.

쥬라기 공원에서 카메라는 공룡의 거대한 모습을 샅샅히 훓어준다. 그리고 우린 그 거대한 공룡의 질감에 압도 당했다. 나는 변신로봇 영화에서도 그런 장면을 기대했다. 그러나 그런 장면은 없었다.

관객은 만질 수 있을 것 같은 질감을 바랬는데 제작진은 로봇을 멀찍이 세워 바라보게만 했다. 그래서 로봇의 모습은 수채화의 느낌으로 자세히 보면 번질 것 같은 질감이었다.

액션 때문에 흐릿해진걸까. 차라리 액션을 포기하고 금속로봇의 그 웅장한 질감을 표현하는 데 치중하는 편이 더 낫지 않았을까.

CG로봇만으로 채워진 화면은 현란했지만 긴장감은 느낄 수 없었다. 실존한다는 질감이 느껴지지 않는 두 물체의 대결은 공허했다. 로봇의 액션을 실존물과 관계 시키는 방법(이를테면 탱크를 천천히 들어 던진다는 식)을 많이 시도했어야 했는데 그런 게 없었다.

이쯤되면 원작탓이 나온다. 그러나 그럴 때마다 대답하는 것이지만 원작은 원작이고 영화는 영화다. 시나리오상, 기술상 어렵다면 원작을 바꾸어서 영화를 만들어야 하는 것이다.

예고편만의 비교이지만 8월에 개봉하는 디워가 질감은 더 나은 것 같다. 그리고 트랜스포머를 다 보고난 지금,  디워가 트랜스포머보다는 낫다라고 말할 자신마저 생긴다. 적어도 디워 스토리가 이보다 더 허접하진 않을 것이기 때문이다.

그런데 뭘 잘했다고 이 영화는 여기에 미국식 애국주의까지 집어넣었다. 왠지 인디펜던스데이 2를 보는 것같은 느낌도 든다.  

영웅적인 군인들이 나오고, 대통령은 아니지만 국방장관도 적을 퇴치하는데 제법 기여를 한다. 영화가 미군기지와 전투기를 비출 땐, 우리나라도 아닌데 자꾸 든든하다는 느낌을 가지게 된다.

도저히 이 영화를 용서하지 못하겠다. 유치한데다 별 재미도 없고, 긴장감 없는 화면에 로봇의 질감도 불만스러운데, 미국식 애국주의까지 드러내고 있으니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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