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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구세계육상 ‘텅빈 관중석’ 우려
   
 


대구육상대회 경기장이 텅비었다고 합니다. 96% 팔렸다는 대회조직위의 홍보와 경기장 관중이 일치하지 않는 것은 표의 대부분을 기업이나 단체가 구매했기 때문이라고 합니다. 개인이 구매한 것은 14% 정도 된다고 하니 그나마 관중들 대부분도 동원되었다고 봐야할 것입니다.

대구육상대회의 관중석이 이렇게 텅빈 이유는 뭘까요? 육상이 한국에선 비인기 종목이라 우려했던 결과이기도 합니다. 그러나 무엇보다 가장 큰 이유는 대회에 한국 선수를 거의 볼 수 없기 때문입니다. 한국에서 벌어지는 경기에 한국 선수를 볼 수 없는데 과연 누가 경기장을 찾고싶을까요?





그 많은 종목들이 펼쳐지고 있지만 순위권을 물론이고 10위권에도 한국선수의 이름은 찾기 어렵습니다. 참고로 대구육상대회는 202개국에서 2,472명의 선수가 참여했고 한국은 참가국 중 5번째로 많은 63명의 선수를 내보내고 있습니다. 





언론을 통해 접하는 선수들의 활약상도 죄다 외국 선수들입니다. 조금이라도 기대가 되는 선수가 있다면 언론도 어느 정도 지면을 할애하려 했을 겁니다. 그러나 한국선수들이 너무나 기대치와 동떨어지기 때문에 언론도 어쩔 수 없이 외국선수들로만 지면을 꾸밀 수밖에 없습니다. 한국선수에 대한 일말의 기대조차 없는 상황에서 어떻게 시민들이 자발적으로 경기장을 찾기를 바랄 수 있을까요?

대구는 육상대회를 2007년에 유치하여 4년 동안 준비를 했습니다. 국제육상경기연맹 라민 디악 회장은 "다른 대회보다 완벽하다"며 만족감을 표시했습니다. 다른 관계자들도 대구의 준비에 흡족해 한다고 합니다. 관계자의 칭찬을 들었으니 대구대회는 합격점을 받은 걸까요? 그건 아니라고 봅니다.

 IAAF 회장 "다른 대회보다 완벽…날씨가 문제"

대회 인프라의 준비도 중요하지만 대회를 채울 우리 선수들도 그만큼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인프라만 잘 준비한다면 외국 선수들에게 경기장을 빌려주는 꼴밖에 안됩니다. 우리가 왜 그런 경기를 유치하고 봐줘야 하는 걸까요? 그 인프라를 우리 선수들이나 시민이 자주 활용하지도 못할 건데. 설마 세계 3대 스포츠를 모두 유치했다는 유명세 때문이라고 말하진 않겠죠.





어제(9월2일)까지 각 종목에서 10위 안에나마 들은 한국 선수는 단 두명이라고 합니다. 그 많은 종목에서 결승에 올라갈 선수도 없는 나라에서 어떻게 세계육상대회를 유치한 걸까요? 선수들과 시민을 위해서도 아니라면 우리는 무엇을 위해서 육상대회를 열고 있는 걸까요? 선수들 뒤에서 압도하는 저 광고판을 위해서인가요? 저 광고판을 위해서라면 별 효과도 없는 우리 선수에게 투자할 필요는 없었겠죠. 

한국은 10명의 결선진출을 목표로 했습니다. 그러나 지금 추세로 볼 때 5명이라도 올라갈지 의문입니다. 대회조직위는 역대 최대의 입장권 예매라고 자랑하지만 그중 대부분은 동원된 관중이라 솔직히 내세우기 창피합니다. 오히려 역대 대회 중 개최국 성적이 우리보다 나쁜 대회가 있었는지가 더 궁금해집니다. 

대구육상대회조직위가 언론의 대회운영능력 비판에 세계육상대회 관계자들은 만족하고 있다며 반론합니다. 그러나 대회조직위가 이번 대회에 대해 그렇게 큰소리 칠 입장은 아닌 거 같습니다. 이렇게 경기력이 빈약해도 너무나 빈약한 나라가 육상대회 개최권을 얻고 준비조차 소홀히 했다는 것은 부끄러워해야 하는 겁니다. 개최하려 했다면 그전부터 선수에 대한 투자가 있어야 하고 4년 간의 준비과정에서는 집중적인 투자를 했어야 합니다. 지금의 결과는 그런 투자의 흔적을 찾아보기 힘듭니다.

세계육상대회 역사상 대구육상대회는 콘크리트만 준비하고 선수는 준비하지 않은 역대 최악의 대회로 기록될듯합니다. 개최지 시민에게 선수는 안 보여주고 광고판만 보여준 세계광고대회로 전락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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