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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정희 정권 때 누군가 박정희 정권도 아니고 야당도 아닌 제3의 길로 정치를 하겠다고 했다면 어땠을까? 아마 사이비라는 욕을 들었을 것이다. 한나라당에 희망이 없고 야당은 대안이 되지 못한다는 안철수의 말은 딱 그 위치다.

한나라당과 야당 둘 다 거부하는 안철수는 한나라당과 야당을 똑같은 놈으로 만들어버린다. 그러면 그동안 민주주의를 위해 저항한 촛불과 희망버스는 헛짓을 했단 말인가? 우리를 탄압한 공안정권의 간악한 폭력은 모두 신기루였나? 안철수는 촛불시민도 우습게 만들어버린다.

여당은 반대하고 야당은 아니라는 '반여비야' 이건 항상 정치 사꾸라들이 나타날 때마다 입고 나오는 옷이다. 어제 이 옷을 입고 나타난 안철수에게 구린내를 느끼지 않는다면 그게 이상하다. 

한나라당과 야당 사이에 있겠다고 하는 것은 중립이 아니라 나쁜놈과 안 나쁜 놈 사이에 서겠다는 것이다. 그 위치에선 덜 나쁘거나 조금 나쁜 놈밖에 안 나온다. 그외의 공간도 있다고? 그런 공간이 없다는 건 그간 정치사가 숱하게 증명하고 있다. 

누구나 정치는 할 수 있다 그러나 정치를 혐오•배제하거나 정치적 입장이 없는 사람이 해선 안된다. 기성정치권을 불신해서 무소속 출마를 염두에 두고 있고 싫다는 것 말고는 정치적 입장은 들어본 적이 없는 안철수가 정치를 한다는 건 그래서 환영할만한 일이 못된다.

서울시장이 행정의 영역이라고? 인구 천만의 도시에서 행정만 하겠다고? 반론할 가치도 못느끼는 헛소리다.

정치를 혐오한 리더가 국가를 어떻게 망쳤는가는 이명박 대통령이 잘 보여주고 있다. 정치를 배제한 이명박 정권은 지금 경찰과 검찰을 동원하여 나라를 지배하고 있다. 정치는 시민의 통로다. 통로를 잃은 시민들이 지금울부짖고 있다. 그런데도 똑같은 기업인 출신의 정치 혐오증을 보이는 사람을 또 믿어보자자는 건 스스로 바보임을 자인하는 소리다. 

만약 노무현 대통령이었다면 안철수에 대해 어떤 반응을 보였을까? 아마 고개를 저었을 것이다. 이명박과는 다른 성품이라는 건 부차적인 문제다. 정치에 대한 근본인식이 같다는 게 더 중요한 것이다. 그런 인식은 어떤 식으로든 정치를 배제하려고 할 것이고 본질적으로 이명박 정권과 유사한 문제를 발생시킬 수 있다. 물론 머리 좋은 안철수가 자신의 잘못을 깨닫고 정치인식을 바꾼다면 다를 수 있다.

야권단일화 그 기저엔 노무현의 가치가 있다. 야권단일화에 동의한다는 것은 노무현에 동의한다는 뜻이기도 하다. 그걸 거부한다면 노무현을 거부한다는 것이다. 그래서 야권단일화에 부정적 태도를 보이는 안철수는 적어도 비노다. 끝까지 야권과 함께 할 수 없다고 한다면 그는 반노다.

안철수는 야권뿐 아니라 여권의 표도 잠식하기 때문에 만약 안철수가 야권 단일화를 거부한다면 3파전도 충분히 해볼만 하다. 결과도 부담이 덜하다. 야당이 이기거나 안철수가 이기면 한나라당 패배가 된다. 한나라당이 이기면 패배의 책임은 안철수에게 돌아가게 되고 다음 선거에서 야권 정당을 중심으로 더 결집하는 효과를 불러올 수 있다. 안철수가 야권단일화에 참여해 달라고 매달릴 필요는 없다.

안철수는 정치판에선 백신보다는 바이러스에 가까워 보인다. 그냥 인터넷의 백신으로 남는 게 나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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