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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 서울시장 홈페이지




오세훈이 대선 불출마를 선언했다. 시장직을 걸줄 알았는데 대권 포기는 다소 의외다.

압도적 후보인 박근혜가 막고 있지만 그래도 당 내 2위권의 유력 주자가 대권을 포기하는 건 쉬운 일은 아니다. 무상급식 주민투표가 대권노림수라는 비판을 오세훈이 어느정도는 차단할 수 있게 되었다.

그러나 오세훈의 불출마선언이 불순함은 좀 덜었다해도 무상급식 주민투표의 유효투표율을 넘기는 동력이 될지는 의문이다. 세계적 경제위기가 진행 중이고 주민투표 전후해서 희망버스도 예고되어있다. 오세훈의 대선불출마가 이런 직면한 빅이슈들을 뚫고 투표의 긴장을 높여주기는 힘들어 보인다.

불출마선언 자체의 파괴력도 기대할만한 건 아닌 것 같다. 대선이 1년 이상 남은 상황에서 불출마선언은 유권자에겐 다소 뜬금없는 이벤트다. 당 내 2위권 유력 주자긴 하지만 박근혜의 여권 후보를 당연시 하는 현재 분위기도 뜬금없음을 더한다.

게다가 오세훈의 불출마 이벤트는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과거 총선 불출마로 주목을 받았고 서울시장이란 큰 보상도 받았다. 과연 서울시민이 똑같은 이벤트에 또 보상을 해주려할까. 오세훈의 대선불출마는 참신성마저 떨어지는 이벤트로 주목받기도 쉽지않을 것이다.

만약 오세훈이 대선불출마가 아니라 시장직을 걸었다면 어땠을까?

그 경우에도 동력이 없기는 마찬가지일듯싶다. 대선에 출마하기위한 사전 작업이란 의심 때문에 오히려 역풍을 맞을 가능성도 있다. 시민의 눈에는 오세훈이 이기면 시장하고 지면 대선출마하는 꿩 먹고 알 먹는 짓을 하는 걸로 보일 수 있기 때문이다.

시장직을 거는 건 무상급식 주민투표를 아예 묻히게 할 수도 있다. 시장직을 거는 순간 관심은 차기 서울시장이 누구냐로 옮아가면서 무상급식 주민투표 실패를 기정사실화 할지 모른다.

무상급식 주민투표는 내년 총대선의 기싸움 성격이 강하다. 이 선거의 승패에 따라 내년 선거지형은 급변할 수 있다. 총대선에 대한 파급력은 무상급식 주민투표보다 서울시장 재선거가 더 크다. 부차적인 선거가 본 선거를 덮어버리는 것이다.

보통 수도권 재선거의 투표율은 30% 넘기 힘들다. 만약 야권의 지지자들이 나쁜투표라는 인식하에 불참한다면 무상급식 주민투표의 투표율은 반쪽이 될 수밖에 없다. 게다가 한나라당 내부에서도 친박계는 이번 투표에 냉담하다. 구조적으로 이번 선거의 투표율 30%는 커녕 20% 넘기기 힘든 선거다. 이런 선거를 이기겠다고 덤벼든 오세훈을 어떻게 봐야할까?

아무리 머리를 굴려도 지금 오세훈에겐 답이 없다. 애초에 답이 없었는데 오세훈이 시작했다. 모두 만류하는데 억지로 끌고 왔다. 오세훈만이 확신한 도박이었다.

도박으로 패가망신한 사람들은 대개 시작할 때 대박난 기억을 가지고 있다. 그 대박이 스스로를 과신하게 만들고 또 할 수 있다는 유혹으로 도박장에 끌어들이게 한다.

무상급식 주민투표를 앞두고 있는 오세훈을 보면 그런 도박중독자가 떠오른다. 도저히 승산이 없는 게임을, 모두들 혀를 차고 있는 가운데 자신만은 이길 수 있다고 믿고 퀭한 눈으로 주사위에서 눈을 떼지 못하는 그런 사람들이 겹친다.

주민투표가 오세훈에겐 값진 교훈이 될 수도 있겠다. 하지만 182억에 몇달 간의 논란까지 한 사람의 교훈을 위해 너무나 많은 자원이 국가적으로 동원된 거같다. 그렇게 가르쳐 국가적으로 써먹을 데도 없는데 말이다. 이 거대한 낭비에 대해선 한나라당이 확실히 보증을 서야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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