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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민주당

정동영이 부활했다

커서 2011. 7. 27. 17: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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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동영은 한진중공업의 정리해고를 재벌개혁과 연계시켰다. 보수언론마저도 조남호 회장의 결단을 촉구할 정도로 한진중공업은 고립되었다. 경찰은 수사권으로 압박하여 대응에 심적 부담을 느끼게 했다. 몇번의 침탈 위협이 있었지만 85호 크레인은 아직 희망버스를 기다리고 있다. 정동영은 민주당 지도부도 압박했다. 그 결과 민주당은 한진중공업 정리해고 해결에 적극 나서기로했다.


만약 정동영이 희망버스에 적극 결합하지 않았다면 어떻게 되었을까? 친기업단체들은 시장자유 운운하며 법적 해결을 압박했을 수 있고 경찰은 쌍용차처럼 특공대를 투입하는 작전을 실행했을지도 모르고 국회에서의 청문회는 시도조차 되지 않았을 수 있다. 이 모든 것이 정동영의 기여는 아니지만 희망버스에 대한 정동영의 역할은 분명 적지 않다. 


정동영의 현장에서의 활약은 이번 희망버스만이 아니다. 정동영은 지난 몇년간 용산과 유성, 마리 등 사회적 약자들의 농성장에 어김없이 나타나 문제 해결에 힘을 보탰다. 트위터로 요청하면 곧장 달려가는 진정성도 보였다. 최근 몇년간 정동영에게 현장은 최우선적 정치였다. 이런 활약으로 정동영은 달라졌다는 평가와 함께 현장정치인이라는 수식어도 얻게 되었다. 


정동영의 현장정치에 대해 쇼가 아니냐는 의심도 있다. 창원에서의 백인닷컴 주최 블로거 인터뷰 때 이에 대해 물었다. 정동영은 "자신은 행동으로 보여주었다"고 분명히 짚고나선 환노위 위원으로서 노동은 현장에 답이 있다고 생각했기 때문에 더욱더 현장을 다녔다고 답했다. 


정동영은 “참여정부 5년의 과제는 정치개혁보다 비정규직 없애는 것이 과제여야 했다."면서 "과녁이 잘못 됐기 때문에 정권 빼앗긴 거라 생각한다."는 말도 했다. 실제로 우리사회에 보다 필요한 건 정치개혁보다 그 토대인 비정규직 등의 경제개혁이 먼저였다는 것이다. 정동영의 현장 정치는 이런 변화된 정치인식도 뒷받침 하고 있다. 


그런데 맹활약에도 불구하고 정동영의 지지율은 왜 움직이지 않는 걸까? 


당장 지지율 변화가 없다고 해서 정동영의 헛수고를 한 건 아니다. 현장과 트위터의 활약으로 진보진영에서 정동영을 보는 시선은 많이 달라졌다. 정동영에게 항상 따라붙던 비토는 사라지고 '지켜보자'자로 넘어가더니 이제 지지의 경계를 넘나드는 상황이다.

그간은 정동영이 무슨짓을 해도 유권자들은 눈길을 주지 않았다. 정치권이 정동영을 외면하는 사이 정동영은 현장 정치로 자신의 새로운 토대를 차곡차곡 쌓아나갔고 이제야 그 토대 위에 선 정동영이 눈에 들어오기 시작하고 있다. 정동영의 지지율 평가는 이제 시작이다.

지난 총선 실패 후 정동영은 끝장났다고 했다. 정치권에서 정동영은 그냥 흘려듣는 이름이었다. 정동영이란 이름은 조롱의 대상이었다. 그랬던 정동영이 다시 정치의 중심무대로 들어왔따. 그의 호령에 민주당이 움직이고 한나라당이 흔들린다. 정동영이 부활했다.


정동영의 부활은 정동영만의 부활이 아니다. 김대중 이후 정치적 리더쉽 부재에 빠진 호남의 부활이다. 김대중 집권 후 김대중만큼의 구심력을 가진 정치인이 나타나지 않은 호남은 수도권 선거에서 결집력을 많이 상실했다. 김대중만큼의 진보성과 권력의지를 보여준데다 부활의 스토리까지 갖추게 된 정동영은 김대중의 계승자라는 위상을 얻을 수 있다. 그렇게 되면 호남표의 결집으로 민주당은 수도권 선거에서 더 많은 가능성을 가지게 되고 정동영은 야권의 유력한 주자가 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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