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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은 85호 크레인의 투쟁가로 더 많이 알려져있지만 김진숙은 노동계에선 유명한 명연사입니다. 연단에 서서 직접 쓴 원고를 굵고 또렸한 목소리로 읽어내려가면 집회장은 이내 눈물바다가 되곤했습니다. 그의 연설이 조금이라도 들리는 위치에 있는 사람들은 모두 그의 연설에 깊이 공명했습니다. 

정동영 의원도 이런 김진숙의 연설에 감동했습니다. 1차 희망버스 때 새벽에 김진숙의 연설을 들었는데 등골에 전율을 느낄 정도였다고 합니다. 그때 정동영 의원은 마음속으로 이 여자를 꼭 살려야 겠다는 다짐까지 했다고 합니다. 

김진숙은 김주익 곽재규가 자살로 생을 마감한 후 지난 8년 간 따뜻한 방에 자지 않았고 따뜻한 물로 목욕하지 않았습니다. "살다 보니 이런 날이 오기는 오는군요"란 말이 감동을 주는 것은 이 말에 김진숙의 삶이 깊이 배어있기 때문입니다. 이땅의 노동역사를 그대로 기억해내려는 삶이 실린 말보다 더 깊고 무거운 말이 어디있을까요? 정동영 의원이 전율을 느끼지 않았다면 이상한 거였을지 모릅니다.

김진숙 연설에 대한 정동영 의원의 소감을 거의 그대로 옮깁니다. 김진숙의 말만큼 정동영 의원도 그대로 글로 옮겨도 좋을만큼 정리되고 힘이 있습니다.






1차 희망버스 때 그 때 와서 토요일인데 그 다음날 새벽3시반... 

저는 정치인으로 수많은 연설을 들었어요. 저도 연설께나 한다는 소리 듣기도 하는데 생전 그런 연설은 처음이었어요. 그건 연설이 아니죠. 말이었는데 감동적이었어요.

새벽3시 정확히 40분. 세상은 괴괴한데 한진중공업 85호 크레인 밑 수백명의 희망버스 시민들이 아스팔트 바닥에 앉아있고 35미터 고공크레인에 올려진 마이크로부터 또박또박 단호한 음성으로 흘러나오는 여자의 목소리.

"살다 보니 이런 날이 오기는 오는군요"

오늘 소금꽃나무를 비행기에서 읽으면서... 소금꽃나무의 한글자 한글자를 연필으로 눌러가면서 쓴 김진숙씨의 맑은 영혼이 담긴 글과 문장을 보면서 "살다 보니 이런 날이 오기는 오는군요"가 이런 말이었구나 다시 재해석을 하고 이해하게 되었습니다.

짧막한 오분 남짓 10분이 안되는 연설이었는데 등골에 전율을 느꼈어요. 말의 힘이 이런 거구나. 몸에서 나오기 때문에 강한 거구나. 훌쩍훌쩍 흐느껴 우는 사람도 있었어요.

제가 그때 마음 속으로... 나에게 힘이 있다면 김진숙을 살려내는데 내 온힘을 다해야 되겠다 그런 느낌이 강하게 왔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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