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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색 비닐에 칭칭 감기고 노끈에 매여진 이 동상의 정체는 이승만이다. 얼마전 부산시가 몰래 제작했다는 것이 알려져 논란이 되었다 끝내 붉은색 페인트를 덮어쓰고 이런 신세가 되고 말았다. 동(銅) 재질의 동상은 페인트를 벗기기 어려워 일단 이날 오후 철거되었는데 동상을 다시 제작해 세울지는 아직 결정되지 않았다.

이승만은 시민들의 시위에 의해 쫓겨난 독재자다. 민주주의 나라에서 독재자를 기념하는 동상은 그 자체만으로도 시민에 대한 모욕이다. 그런데 현장에서 본 동상은 더 견디기 힘들었다. 동상은 동상 자체의 상징성 훨씬 이상을 상징하고 있었다. 부산시민은 이승만 동상에 모욕을 넘어 치욕적으로 유린당하고 있었다.





이승만 동상은 임시수도기념거리 조성사업 과정에서 만들어졌다. 

 



부산시는 23억원을 들여 지난 해 2월부터  임시수도기념거리를 조성하기 시작했다.





임시수도기념거리는 동아대 부민캠퍼스를 끼고 있는데 이 거리를 조성하기 위해 동아대는 담장을 허물었다. 





임시수도기념 거리엔 특색있고 의미있는 조형물들을 볼 수 있다.





건물의 벽면이 그림판이 되기도 하고...





조화롭게 만든 간판도 거리를 예쁘게 만들고 있었다.  

그런데 이렇게 예쁜 거리에 독재자의 동상이라니...





이승만 동상은 이 거리 어디에 숨어 시민을 모욕하고 있는 걸까?
 




놀라지 마시라. 이승만 동상은 숨어있지 않았다. 이 거리의 맨 꼭대기에 마치 신전의 우상처럼 이렇게 서 있다. 





히틀러처럼 손을 뻗쳐들고 마치 이 도시의 지배자처럼 도시를 굽어보고 있다.





여기서 보면 이승만 동상 발 아래 있는 임시수도기념 거리는 이승만의 거리다. 부산시가 혈세 23억원을 들여 이승만 동상에 갖다 바친 느낌이다.  





이승만 동상 바로 뒤엔 임시수도기념관이 있다.





그 안엔 또 이승만 인형이 있다.

집도 거리도 모두 이승만에게 바쳐졌다.





임시수도기념관 왼쪽에 난 이 거리도 임시수도기념 거리다. 





이승만이 이 거리의 지배자라면 이 민초들은 이승만이 지배하는 나라의 백성들 의미하는 건가? 이승만 황제의 무덤에 같이 순장된 백성들인가?





임시수도기념 거리의 주인공은 이승만이 아니라 그 시대를 힘들게 살아온 민초들이다. 거리의 맨 꼭대기에 있어야할 동상은 독재자가 아니라 손녀를 안고있는 바로 이 할머니다.  

허남식 시장은 그 자리에 이승만 동상을 다시 세울 생각 꿈에도 하지 말길 바란다. 이 도시를 독재자의 발 아래 두는 모양으로 부산시민을 치욕스럽게 하지 말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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