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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보통합이 결렬 위기다. 가장 큰 이견은 종북주의다. 진보신당은 북한의 “3대 세습을 비판한다”는 내용이 들어가야 한다고 주장했고 민주노동당은 이를 거부했다.

북한의 3대세습을 비판해야 한다는 진보신당의 주장은 옳다. 그러나 이런 주장이 통합진보정당의 길에 명시되어야 한다는 건 다른 문제다.

북한에 격변이 생기지 않는 한 3대세습은 예정된 길이다. 진보신당의 주장을 받아들인다면 북한의 세습이 확정된 후 당의 입장을 다시 정리해야하는데 이 과정에서 지금보다 더  심각한 진통이 예상된다. 북한을 비판하지 않는 것보다 북한 관련해서 공당의 틀을 제한하는 것이 더 큰 문제가 될 수 있다.

진보신당의 3대세습 비판은 부시의 '북한 악의축' 비판도 발언도 떠올리게 한다. 북한정권이 도덕적이지 못한 건 맞지만 하나의 국가임은 인정해야 한다. 악의 축이란 발언이 한반도를 긴장시킨 것은 북한을 국가로 인정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3대세습 비판은 악의 축만큼은 아니지만 북한을 국가로 인정할 수 없다는 의미가 일정부분 담겨 있어 한반도 평화에 걸림돌로 작용할 소지가 분명히 있다. 

나는 종교를 믿지 않는다. 그러나 누군가 나를 기독교도라고 주장하고 예수님 초상화를 밟아보라 한다면 난 그 요청을 거부할 것이다. 그건 내 머리속의 검열이기 때문이다. 
사상을 검열하지 않겠다는 건  민주주의의 가장 기본적인 약속이다. 

상식적이지 못한 생각을 가진 사람이 일부 민주노동당 내에 있을 수 있다. 그러나 그걸 고치겠다고 '3대세습 비판' 구호를 외쳐보라는 건 잔인한 사상검열이다. 이정희 대표가 진보신당의 이런 사상검증을 거부한 것은 너무나도 당연한 일이다.

진보신당의 종북주의 비판은 옳다. 그러나 종북주의를 진보통합 과정에서 뿌리뽑겠다는 태도는 상식적이지 못하다. 진보신당은 연석회의에서 종북주의를 정치적으로 이용하고 있는 느낌이다. 진보신당의 보다 성의있는 태도가 아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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