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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가수다에 대한 시청자의 분노가 거세다. 방송이 끝난지 며칠이 지난 지금도 관련 기사에선 분이 안풀린 네티즌들의 댓글이 폭주하고 있다. 그 결과 담당 피디가 물러나게 되었고 재도전을 선택했던 가수는 방송에서 자진하차 했다. 이 정도로 논란을 일으켰던 예능 프로그램도 없었던듯 하다. 

하지만 시청자들은 원칙을 깬 방송에 비판을 쏟아부으면서도 다른 한편 이때문에 최고의 공연을 감상하는 기회는 잃지않을까 우려한다. 거센 비판 속에서도 이번 논란을 극복할 방법을 모색하는 의견이 네티즌들 사이에 나오고 담당 피디의 퇴진에 안타까움을 표시하는 것만 봐도 그렇다.

"공정성 잃은 '나는 가수다', 막 내려라"(조선일보)


그런데 이런 여론과 다르게 퇴진까지 주장하는 언론이 하나 있는데 바로 조선일보다. 조선일보는 25일자 신문에서 가요계 원로와 타 지상파의 예능국 간부의 부정적 반응을 들어 "공정성 논란으로 생명력을 상실한 코너는 문을 닫는 게 정답"이라는 가요계 의견을 전하는 식으로 '나는 가수다'의 폐지를 압박하고 있다.

조선일보가 나는 가수다의 폐지까지 거론하고 나선 이유는 뭘까? 정치적 목적으로 각을 세웠던 피디수첩과 같은 맥락으로 보면 당연한 반응일 수도 있다. 하지만 그간의 상황의 변화는 조선일보가 당연한 반응에 또 다른 의도를 추가시킬 수 있게 했다. 그 상황의 변화는 바로 종편이다.

MBC가 '나는 가수다'를 폐지하게 되면 MBC에선 사라지지만 '나는 가수다'의 포맷은 사라지지 않는다. 이미 3회만에 20% 가까운 시청율 급상승과 광고 완판을 기록하며 대박 가능성을 검증받은 이 포맷이 그냥 사장될리 없다. 타 방송사에서 재활용될 가능성이 아주 높다.

이 포맷이 재활용된다면 그건 종편에서 될 가능성이 높다. KBS와 SBS는 경쟁사가 논란으로 포기한 포맷을 도입하는 것에 대한 비난 때문에 힘들다. 종편은 경쟁사 포맷 표절이라는 비난에서 자유롭고 어떻게든 살아남야 한다는 강렬한 생존욕구로 똘똘 뭉쳐있기 때문에 나는 가수다 포맷 도입을 주저하지 않을 것이다. 

MBC가 나는 가수다를 포기하는 순간 종편들은 선점 경쟁을 벌이며 포맷 도입을 선포하고 MBC의 실패를 거울 삼아 준비할 것이다. 이미 흥행이 검증된 포맷은 시작 순간 최고 가수의 공연에 맞들인 시청자들을 끌어들이면서 종편의 큰 수익원이 될 것이다. 종편에 거부감을 느끼는 시청자들은 최고의 가수의 공연 앞에서 딜레마에 빠지게 될 것이다.

어차피 생존을 위해 발악할 수밖에 없는 종편이 나는 가수다 포맷을 따라할 수밖에 없기 때문에 의미없는 우려라고 볼 수도 있다. 하지만 이 경우엔 아류로 존재할 수밖에 없기 때문에 유명 가수들의 출연과 흥행 제한 등으로 별 실익은 없을 것이다. 종편의 이 포맷의 성공적 도입엔 MBC의 포기가 가장 큰 관건이다.  

종편으로 인해 지상파에 대한 조중동의 공격에 정치적 이익만 아니라 상업적 이익까지 얹어져 버렸다. 앞으로 조중동의 방송 비판을 더욱 주의깊게 봐야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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