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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월 6일 김진숙 위원이 크레인 농성에 들어간 이후로 그 아래 텐트를 치고 같이 자리를 지키신 분이 있습니다. 바로 민주노총 부산본부 상담부장인 황이라씨입니다. 

황이라씨에게 전화를 걸어 한진중공업 농성장 현장 소식을 물었습니다. 사측이 170명 정리해고를 발표한 후 아직은 별다른 변화가없다고 합니다. 사측의 현장 침탈이나 그런 낌새도 현재로선 없다고 합니다

대신 사측은 공장 출입 검색을 강화하고 있다고 합니다. 사원들에게 출입증을 나눠주고 있고 공장 내에서 cctv를 설치해서 출입을 감시하고 있다고 합니다. cctv를 근거로 개인에게 침입죄로 통보할 가능성도 있는 것 같습니다.

크레인 위의 김진숙 위원은 오늘로 고공농성 48일째입니다.

김진숙 위원은 현재 식사를 잘 하고 있다고 합니다. 죽과 고구마를 번갈아 드시고 있습니다. 

수요일(2월 23일) 오후 7시엔 금속노조 주최의 문화제가 있다고 합니다. 



황이라 민주노총 부산본부 상담부장


말 나온 김에 황이라씨가 얘기하는 김진숙 위원이 크레인에 올라기기 전날 모습에 대해 조금 얘기해드리겠습니다. 황이라씨는 김진숙 위원과 1년 째 같이 생활하고 있습니다.

크레인에 올라가기 전날인 1월 5일 저녁 김진숙 위원이 굳이 같이 밥을 먹자고 하더랍니다. 황이라씨는 미리 저녁을 먹어 생각이 별로 없었지만 "나랑 밥 한번 먹으면 안돼"라는 말에 더는 거절할 수 없어 같이 대구탕을 먹었다고 합니다.

저녁을 먹고난 뒤에는 목욕을 하고싶다며 목욕탕에 가셨는데 황이라씨는 이에 대해 자신이 참 눈치가 없었다고 털어놓기도 했습니다.

김진숙 위원은 김주익 지회장이 8년 전 크레인에서 자살한 후 한번도 따뜻한 물에 목욕을 하지 않으신 분이었습니다. 이날따라 참 특이한 행동을 하신 거였죠.

생각해보니 조짐은 이미 이틀전 주말에 있었습니다. 8년간 불을 넣지 않은 방 보일러에 김진숙 위원이 갑자기 불을 넣더라는 겁니다.

그 날 밤 김진숙 위원과 황이라 부장을 잠을 들 수 없었다고 합니다. 8년을 막혀있던 보일러가 터지는 소리가 밤새 났다고 합니다.

목욕을 한 후 김진숙 위원은 철야농성장으로 갔습니다. 그리고 다음날 새벽 "놀라지말고 책상 위 편지를 보라"는 문자가 황이라씨에게 날아왔습니다. 떨면서 편지를 읽은 황이라 부장은 곧장 택시를 타고 크레인으로 달려왔습니다.

편지엔 "이제 따뜻한 방에서 자라"는 말도 있었다고 합니다. 그러나 황이라씨는 김진숙 위원 농성 후 한번도 떠나지 않고 함께 48일째 농성텐트를 지키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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