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돌아가신 금미호 기관장의 아들이 대학 후배로 종종 연락하고 만나는 사이입니다. 납치된 아버지 소식도 전화로 들어서 알았고 만나서 듣기도 했습니다. 

금미호가 풀려나기 전에는 후배가 제게 의견을 구하기도 했습니다. 정부에선 해적들에게 안좋은 메시지를 줄 수 있다며 언론접촉을 자제를 요청하는데 그렇게 되니 금미호 사건이 이슈에서 멀어지면서 아버지의 석방이 기약이 없어지는 것같아 걱정된다고 했습니다. 그때까지 후배는 어떤 언론사의 인터뷰 요청도 거절하고 있었습니다.

정부의 판단도 일리가 있지만 자식으로서 입장도 이해받을 수 있다며 스스로 판단해보라고 말해줬습니다. 결국후배는 정부의 요청을 따라 언론과의 인터뷰를 하지 않았습니다. 그리고 드디어 아버지의 석방소식을 듣게 되었습니다. 

어제(2월17일) 오후 12시 좀 넘어서 이 후배에게 전화가 왔습니다. 아버지가 케냐에서 돌아가셨다며 울먹이더군요. 당시엔 저도 해당 뉴스를 접하지 못한지라 깜짝 놀랬습니다.  

후배가 어떻게 해야하냐고 묻는데 정말 몰라서 묻는 말이었습니다. 이런 상황을 겪어본 사람이 누가 있겠습니까. 후배는 이 기가막힌 사건에 관련된 누구도 믿지 못하는 패닉상태였습니다.

후배는 절대 자살은 아니라고 했습니다. 전날 가족들과 통화도 했고 돌아가겠다는 말도 했다고 합니다. 전화기 너머 가족들의 울음소리가 들려왔습니다. 

그런데 그날 오후부터 이상한 뉴스가 들리기 시작했습니다. 20대 여성이 같이 있었고 말다툼이 있었다고 하더니 급기야 오늘은 현지 콜걸과 다투다 베란다에서 떨어져 죽었다는 뉴스까지 나왔습니다.

오늘(2월 18일) 다시 후배에게 전화가 왔습니다. 첫마디가 뉴스 봤냐는 것이었습니다. 목소리는 전날보다 가라앉았는데 떨리는 게 느껴졌습니다. 

뉴스는 봤지만 현재로선 일방에서 흘러나오는 뉴스라 믿지는 않는다고 했습니다. 사건 자체가 어떤 추리도 불허할 정도로 너무나 의문투성이라고 얘기했습니다. 

후배는 한국어 밖에 모르는 칠순이 다 되신 그 경황에 계신 분에게 어떻게 그런 상상을 할 수 있냐며 울먹였습니다. 들어서 던졌다면 모를까 160센티로 키가 작은 아버지가 베란다에서 떠밀려 죽었다는 것도 상식적으로 납득이 안된다고 했습니다.

후배는 곧 케냐에 들어간다고 합니다. 케냐 가서 제게 다시 연락하겠다고 했습니다. 혹시 인터넷에 잘못된 소식이 알려지면 정정해달라는 부탁도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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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부턴 제가 생각하는 사건에 대한 의문점 몇가지만 얘기해보겠습니다. 먼저 사고에 대한 것입니다.


1. 납치되었다 갖 풀려난 분 68세이신 분이 여자를 부른다는 게 상식적으로 납득이 안됩니다. 거기다 그분은 돈도 없었고 후배의 말에 따르면 한국어 외에는 할줄 아는 언어가 없다고 합니다.

2. 베란다에서 밀려 떨어졌다고 하는데 이게 과연 가능한 일일까요? 더군다나 후배의 아버지는 160센티의 단신입니다. 무게중심이 아래에 있기 때문에 밀어서 떨어뜨리긴 어렵습니다. 들어서 던졌다면 모를까.

3. 3층에서 떨어져 죽었다는 것도 의문입니다. 이 정도 높이면 부상 입거나 죽더라도 어느 정도 기간 살아있을 수 있습니다.  

4. 흘러나오는 기사도 의문스런 점이 있습니다. 애초 3층이라고 했는데 이후 4층이라고 바뀌었습니다. 그리고 오늘은 발부터 부딪혔으면 살았을텐데 머리부터 먼저 떨어져 죽었다는 금미호 기관장의 죽음에 대한 아주 친절한 설명기사가 케냐 현지 매체에서 나왔습니다. 좀 절묘하다는 느낌입니다.


석방과정도 많이 의문스럽습니다.

5. 한때 석방협상에 참여했던 김종규 사장은 해적들에게 돈을 지불했다고 했다가 다시 안줬다고 말을 바꾸었습니다. 석방과정 자체가 의문스럽습니다. 그 의문이 이 의문으로 이어졌을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습니다.



6. 알고보니 협상을 주도했던 현지 대리점 김종규 사장은 금미호의 실질적 소유주였습니다. 금미호 기관장의 월급이 체불되었는데 그 월급을 줘야할 사람은 김종규 사장이라는 거지요. 뭔가 석연치 않은 부분입니다.



7. 사건이 이렇게 되니 금미호 선장의 일기도 좀 의심스러워집니다. 그 공포스런 상황에서 일기를 적었다는 것도 그런데 대담한 무용담까지... 인터뷰도 몇달 납치되었다 풀려난 사람에게 느끼는  그런 감흥이 별로...



이런 상식적 의문들이 어느 정도는 풀려야 금미호 기관장의 죽음이 납득될 수 있을 거라 생각합니다.


추가 : 후배와 2월 19일 오후에 또 통화했습니다. 월요일 케냐로 들어간다고 합니다 후배는 아버지를 믿고 있습니다. 들어보니 전혀 다른 일부에서 기대한 그런 것도 아닌 예상 외의 스토리일지도 모르겠네요.


* 지인과 관계된 일이라 비아냥이나 악성 댓글은 지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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