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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년 전 한 남자가 크레인에 올라갔습니다. 동료들을 위해 이 남자는 땅에 내려오지 않았습니다. 남자의 10살 딸은 자기가 일자리 찾아주겠다며 아빠 내려오라 했습니다. 그러나 딸은 아빠를 다시 볼 수 없었습니다. 남자는 129일 뒤 크레인에서 목을 메고 자살했습니다. 

남자의 동료인 여자는 그날부터 차가운 방에서 자고 차가운 물로 씼었습니다. 크레인 위에서 죽은 동료에 대한 죄책감에 집안에 있는 것만으로도 사치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1년 전부터 같이 살게 된 여자 후배에겐 미안하다며 전기장판을 던져주었습니다. 




지금 여자가 다시 여기에 올랐습니다. 크레인 위 조종실에 이 여자가 있습니다. 크레인에 오른지 오늘로 24일째입니다. 찾아오는 사람들에게 감옥 속 이 얼굴처럼 밝게 웃으며 손을 흔들어 줍니다. 이름을 부르면 주먹을 쥐며 '화이팅'하며 외칩니다. 

8년 전 올라간 남자는 김주열이고 지금 있는 여자는 김진숙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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