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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0년대 초반 국민연금은 국민적 비난 대상이었다. imf와 양극화로 살림이 어려워 한푼이라도 아쉬워진 사람들은 자신이 납입했음에도 찾을 수 없는 국민연금에 격앙된 반응을 보였고 이런 여론은 국민연금에 대한 악소문들을 만들어냈다. 부부가입자는 한 사람만 찾을 수 있다던가 나중에 타먹을 땐 국민연금이 망한다던가 하는 근거 없는 이야기들이 인터넷에 끊임없이 나돌았다. 

이때문에 국민연금을 해약하는 사람이 속출했다. 기업에서 매칭으로 돈을 내주는 연금을 오히려 거부하는 기가막힌 사태도 벌어졌다. 어떤 사람들은 국가에서 하는 연금이 불안하다고 사기업 보험을 드는 어처구니 없는 짓을 벌이기도 했다. 

그러나 현재 국민연금에 대한 이런 악소문들은 싹 사라졌다. 오히려 자발적 가입자가 급증하고 특히 강남3구에선 노후투자로는 최고라는 입소문을 타면서 임의가입자가 가장 많이 몰릴 정도로 인기라고 한다. 지금도 국민연금이 망국론을 펼치는 사람이 있다면 아마 그는 세상물정 모르는 한심한 사람으로 취급당할 것이다. 




국민연금에 대한 여론이 이렇게 급반전한 이유는 무엇일까? 10년 전 국민연금에 대한 여론이 안좋을 때 그 이유로 거론되던 것 중 하나가 '아직 국민들이 국민연금을 체험해보지 않았기 때문이라는 것이었다. 

88년에 시작된 국민연금은 20년째인 2008년에야 20년 완전노령연금이 지급되었다. 아무도 그 효과를 알지 못하고 말해주지 않는 상황에서 가뜩이나 경기도 안좋은데 30-40년 뒤에 돌아올 연금을 위해 강제적으로 돈을 납입하라니 젊은층 여론이 나쁠 수 밖에 없었던 것이다.

2010년 말 현재 국민연금수급자는 300만명을 넘었다. 20년 이상 가입자들의 경우 100만원 안팎의 적잖은 연금을 받고 있다. 이렇게 국민연금으로 안정된 노후생활을 하는 노인들을 주변에서 쉽게 보면서 국민연금에 대한 젊은층의 생각도 바뀌었다. 인터넷에서 국민연금을 공격하는 글을 올리는 한심한 사람들은 이제 사라졌다. 

한국 국민연금 논쟁은 복지가 그 사회에서 어떠한 과정을 거쳐 안정화 되어가는지를 잘 보여준다. 처음 복지정책을 도입할 때는 아직 복지를 체험해보지 않은 상황에서 재정부담에 대한 저항이 있을 수밖에 없다. 이런 증세 저항을 피하고 복지의 맛을 보여주기 위해서 국가는 그 비용을 먼저 부담하여 도입할 필요가 있다. 그러나 복지를 체험하고 그 효용성을 알게되면 증세에 동의하게 된다. 결국 온 사회가 합의하고 부담하는 복지가 되는 것이다.

오세훈 시장은 아직 복지를 체험해보지 않은 국민을 상대로 재정의 위험을 부풀리면서 겁을 주고 있다. 이런 오세훈 시장을 보면 10년 전 국민연금을 없애라며 악을 쓰던 네티즌들이 생각난다. 10년 전 네티즌들은 이제 서로 국민연금 들겠다고 나서는 현실에서 찌질이가 되었다. 과연 오세훈 시장이 찌질이급으로 떨어지는 시간은 얼마나 걸릴까? 

10년 전 국민연금 반대하던 네티즌들도 오세훈 시장처럼 국민연금 망국론을 펼쳤다. 이들 네티즌들이야 당장 자신의 돈 몇푼이 아쉬워 그랬겠지만 그런 것도 아니면서 국가가 망한다며 복지를 반대하는 오세훈 시장은 참 역겹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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