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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도 그 한복판에 있지만, 결국 우리 베이비붐 세대가 어느 정도 양보와 희생을 감수해야만 할 것 같다. 자식 세대를 위해, 나라 전체를 위해서다. 지지리 고생만 하다 늙어버린 윗세대 덕분에 베이비붐 세대는 산업화의 열매를 다소나마 맛보았다. 자기 이익만 앞세우지 않고 나라 전체를 생각하는 애국심도 갖춘 세대다. 이제 베이비붐 세대가 중심을 잡고 서서히 ‘노인만을 위한 나라는 필요 없다’고 목소리를 낼 때가 아닐까. 노인을 위한 나라는 없다


어제 중앙일보 노재현씨의 칼럼 후반부 내용이다. 이 칼럼에서 노재현씨는 앞으로 폭증하는 노령층이 정치권의 포퓰리즘의 대상이 될 수 있다면서 나라를 위해 노인들이 그런 포률리즘적 복지를 거부하는 애국심을 발휘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노재현씨 말을 듣고나니 '토사구팽'이란 4자성어가 떠올랐다. 보수언론은 정치적으로 불리할 때나 진보진영을 공격할 때 노인들을 자극했다. 마치 세상이 노인들이 일어나야 움직이는 것처럼 1950년 남북전쟁을 상기시키면서 노인들을 궐기시켰다. 

그런 보수언론의 선동에 많은 노인들이 호응했다. 노인들의 보수언론에 대한 충성심은 그 어느 연령층도 따라올 수 없는 것이었다. 선거에서 보수언론이 지지한 쪽 후보는 노인들의 지지 비율이 압도적으로 높았다. 이런 노인들의 지지로 한나라당은 야당 시절인 참여정부 때 보궐선거에서 100% 승리했다. 

보수정권과 보수언론의 정치적 기반은 노인들이다. 노인들이 있기에 이들이 정치적 힘을 발휘할 수 있다. 그렇다면 노인층을 대표하는 정치세력으로서 한나라당과 보수언론은 노인들의 이익을 위해 앞장서야 한다. 그렇게 한다고 비난할 사람은 없다. 그건 과도하지 않는 한 민주주의가 허락하는 정치 원리 중 하나다. 

그런 점에서 자신들을 지지한 집단을 대놓고 배반하는 보수언론 중앙일보의 칼럼은 이해하기 힘들다. 보수언론은 자신들이 정치적으로 대표하는 집단마저 희생을 강요하는 성자집단이란 말인가? 절대 그럴리는 없다. 이건 이들이 대표성을 가진 정치세력이 아니라 자신들만의 이익을 탐하는 이익집단이기 때문이다. 노인들의 표로 권력을 잡았지만 노인들을 대표할 생각은 없다. 그들은 그들 자신만 대표하는 탐욕세력이다.

칼럼에서 노재현씨는 자신도 그 같은 처지라면서 '노인을 위한 나라는 없다'는 주장에 앞장선 듯 말한다. 이 대목에선 속에서 치미는 걸 참기 힘들다. 메이저의 논설위원이 어떻게 대한민국 일반 노인을 대표할 수 있단 말인가. 좀 더 과장해서 이건희씨가 같은 노인이라며 젊은이를 위해 양보하고 살자고 하면 어떤 반응이 나올까. 안상수씨가 해병대 간다는 말이 차라리 좀 더 나아보인다.

대한민국 대부분의 노인들은 국민연금 가입자가 아니다. 지하철이나 시장에서 종이를 주워 그근히 살아가는 노인은 주변에서 흔히 볼 수 있다. 달동네의 골방에서 독거노인의 시신이 몇달 동안 방치되었다 발견되기도 하는 대한민국은 노인복지가 형편 없는 나라다. 이런 나라에서 노인에게 더 참으라고 한다면 이건 노인을 위한 나라가 없는 정도가 아니라 아예 노인을 내팽개친 나라가 될 것이다.

정치적으로 필요할 땐 궐기하라 해놓고 돈 들어가니까 양보하라고 한다. 보수세력의 비열함이 도가 지나쳐 패륜의 극치로 치닫고 있다. 이 패륜의 질주를 빨리 막아야 겠다는 생각만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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