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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월 10일 오후 7시 부산 소극장 실천무대에서 한겨레 기자와의 만남이 있었습니다. 한겨레가 각 지역 독자들과 만남을 가지는데 이번 부산 만남은 마침 열린 연리문화제의 프로그램의 하나로 개최하게 되었습니다. 

간담회엔 영남본부의 이수윤 기자와 김광수 기자가 참석했습니다. 한겨레 영남본부는 부산, 울산, 창원(경남) 대구, 경북에 각 1명과 영남판 편집 담당 1명 해서 총 6명이 있습니다. 김광수 기자는 부산 담당이고 이수윤 기자는 영남판 편집을 담당하는 영남본부장입니다. 

이수윤 기자는 인사를 하면서 한겨레 입사한지 20년 넘었는데 아직도 한겨레에 오게된 이유를 묻는 질문을 받는다고 말했습니다. 이수윤 기자는 한겨레에 오기 직전 부산일보를 다녔습니다. 이수윤 기자도 비슷한 얘기를 했는데 이런 질문의 배경엔 '만약 부산일보에 계속 있었더라면'이라는 가정이 들어있는 것 같습니다. 

이수윤 기자는 자신이 한겨레에 오게된 이유가 한겨레로부터 와달라는 부탁을 받았는데 못가겠다는 핑계를 찾지 못했기 때문이라고 합니다. 지금 들으면 참 싱거운 이유지만 40대 이상의 사람이라면 이 말이 당시 얼마나 무게를 가지는지 잘 압니다. 그때는 민주주의란 명분 앞에서 많은 사람들이 시험받았습니다. 거절하고 평생 고민의 밤을 보낼 수 있고 받아들이고 어려운 삶을 살 수 있습니다. 이수윤 기자는 아마 거절 후 고민의 밤을 보내고 싶지 않아서 한겨레를 택했을 겁니다.

메이저 언론과 한겨레의 격차는 많이 줄었답니다. 전체 신문시장이 축소하면서 메이저 언론은 거품이 빠지고 한겨레는 단단한 코어를 그대로 유지하면서 그런 현상이 나타난다는군요. 물적성장은 아니지만 어쨌든 한겨레의 영향력은 더 커질 거란 기대감을 가지게 합니다.

보수언론사들은 이제 신문에서 먹을 게 없다고 생각하는 거 같다고 합니다. 그래서 종편에 넘어가려는데 이도 여의치 않다고 합니다. 대기업은 돈만 대고 주인 행세 할 수 없는 종편에 투자를 잘 안한다고 합니다. 주로 중소기업이 투자하는데 언론사의 압력에 여러 종편에 나눠 투자를 하는 경우도 있다고 합니다. 그러나 아직 3천억을 모은 회사는 별로 없는 거 같다고 하는군요.

두 분의 독자가 한겨레에 광고에 대한 불만을 얘기했습니다. 신문방송 쪽을 공부하는 한 대학생은 한겨레가 롯데마트 치킨광고를 실은 걸 지적했는데 이수윤 기자는 광고를 가려가며 올릴 수는 없다는 취지의 말을 했습니다. 


신문사의 광고와 관련하여 김광수 기자의 말이 인상 깊었습니다. 김광수 기자는 얼마전 삼성전기 직원의 100번째 급식봉사 기사를 썼습니다. 중앙일보에서도 취재하지 않았는데 삼성으로부터 광고탄압을 받고 있는 한겨레에서 써준 것입니다. 당사자들에게 고맙다는 전화도 받았다고 합니다.

김광수 기자는 이런 일이 가능한 게 한겨레라고 했습니다. 다른 언론사의 경우 '줄때까지 털어라'는 식의 광고와 관련하여 기자가 압력을 받는 일이 있는데 한겨레는 그런 일이 절대 없다고 합니다. 한겨레는 간부와 평기자가 적절히 편성되어 있는 편집위원회가 동의하지 않으면 기사를 절대 뺄 수 없다고 합니다. 김광수 기자는 이러한 편집시스템이 한겨레를 20년 간 지켜내고 키워왔다면서 해외 언론사도 한겨레에 놀라는 점이라고 합니다. 




저도 온라인 관련하여 대략 이런 취지의 말을 했습니다.

"소셜네트워크에서 파커가 주커버그에게 광고나 달 생각말고 쿨하게 싸이트를 운영하라고 지적하는 장면에서 한겨레를 떠올렸습니다. 네티즌이 한겨레에 친화적인데 한겨레는 쿨하지 못한 바람에 그 자원을 효과적으로 활용하지 못하는 것 같습니다. 네이버 지식인의 원조 '디비딕'을 성급하게 유료화 하는 바람에 날렸습니다. 아고라의 원조격인 '한토마'를 잘 편집하지 못해 토론의 대명사가 한토마에서 아고라로 넘어갔습니다. 이제 소셜네트워크 시대로 넘어왔는데 조선일보가 자사 싸이트에 해시태그를 시도하는 등의 혁신적 모습을 보이는 반면 한겨레는 여전히 전략이 안보입니다. 분발 바랍니다."

간담회를 통해 한겨레 기자들이 진보와 보수 통털어 최고의 정론지라는 자부심을 가지고 있다는 걸 느꼈습니다. 독자들은 그런 기자들에게 끝날 때 힘찬 박수로 그럴만한 자격이 충분한 분들이라고 응답했습니다. 당당한 기자와 그런 기자들이 자랑스런 독자와의 만남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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