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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나라당이 원래 인간말종은 아니었다. 내가 기억하는 십수년 전 한나라당은 어느 정도 싸가지가 있는 집단이었다. 여당으로서 책임감 있는 자세도 보였다. 다수당이라고 막나가지 않고 야당을 인정하고 합의하는 국회관례를 받아들였고 비민주적이라는 여론의 비판에도 민감하게 반응했다. 

90년대 중반 한나라당(전신 신한국당)은 김영삼 정권의 개혁정책을 뒷받침하기도 했다. 공직자 재산공개를 했고 실명제도 추진했다. 야당보다 재산이 훨씬 많았던 한나라당 의원들은 실질적인 손해와 여론의 주된 비판을 감수하고 재산공개를 감행하기도 했다.   

그런데 지금은 한나라당이 왜 이렇게 인간말종이 되었을까? 국회의 민주적 관례를 무시하고 호시탐탐 여당의 물리력으로 법안을 통과시킬 기회만 노리고 무상급식이 망국적 포퓰리즘이라는 헛소리를 아무렇게나 내뱉는 이런 막가파 정당이 되었을까.

김대중노무현 정권 10년 간의 집권 실패가 한나라당을 이렇게 만들었다. 집권 민주당에 대항해 대결논리를 강화하면서 한나라당은 좀 더 오른쪽으로 치우치기 시작했다. 민주당의 평화노선에 위험한 반북구호를 외치고 복지정책엔 신자유주의 노선 강화로 맞섰다. 믿었던 2002년 집권에 실패하면서 한나라당의 이념은 더욱 수구화 되었다. 

과격한 수구적 주장을 하는 한나라당의 집권이 우려스럽긴 했지만 다들 집권하면 달라질 거라 봤다. 집권을 하면 집권자로서 균형을 찾을 것으로 봤다. 그러나 10년만에 집권한 한나라당은 그러지 못했다. 그들은 민주당과 정치논쟁에서 써먹던 그 위험한 대결적 논리를 경제·국방·외교정책에 그대로 반영했다. 그러면서 나라는 점점 파탄이 나기 시작했다.

한나라당이 이제 어느 정도 상식이 통하는 예전의 모습으로 돌아오기 바란다. 옳다고 믿는 그 이념은 옳지도 않고 원래 당신들의 것도 아니다. 대결 상황에서 만들어진 논리로 이 나라를 그만 파탄내기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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