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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월 4일 오전 8시 경 비정규직노동자들이 농성 중인 현대자동차 제1공장에 사측의 침탈 시도가 있었습니다. 사측은 고가 사다리 등 중장비를 동원하여 제1공장의 창틀을 부수고 뜯어냈습니다. 이에 비정규직노동자들이 '차라리 나를 찍으라'며 저항하면서 침탈을 막아냈습니다. 이 과정에서 진입을 시도하던 용역과 사측 관리자를 막던 정규직 대의원 3명이 부상당했고 여성 대의원 한 명은 실신하기도 했습니다.




이날 오후 현대차 정문 앞에 차려진 비정규직노동자 텐트에 들렀습니다. 제1공장 농성장에 들어가지 못한 비정규직노동자들이 정문 앞에서 20일 째 농성 중인 공장 안 동료들의 투쟁을 함께 하고 있었습니다. 비정규직노동자들은 이날 오전에 있었던 사측의 침탈소식 관련하여 제1공장에서 나오는 속보에 귀기울이고 있었습니다. 비정규직노동자들은 사측의 침탈시도에 분노하면서 공장 안의 동료들의 안전을 크게 걱정하고 있었습니다. 지금 상황에서 사측이 무리하게 공장 진입을 시도하면 사고가 날 가능성이 아주 크다고 한 목소리로 얘기했습니다. 




현재 농성장으로 진입할 수 있는 통로는 철제계단이 유일하다고 합니다. 사측의 관리자와 용역이 현장에 접근하기 위해선 이 계단으로 올라갈 수밖에 없는데 아무리 많은 숫자도 이 좁은 계단에선 물리력을 행사하기 어렵습니다. 철제계단으로 현장에 진입한다는 것은 거의 불가능하다고 봐야 합니다. 그런데도 시도한다면 추락이나 압사 등의 엄청난 사고가 발생할 가능성이 있습니다. 




그래서 사측이 12월 4일 오전 창문을 뜯어 진입을 시도한 것입니다. 만약 다시 시도한다면 비정규직노동자들은 이날 오전처럼 인간방패로 막을 것이고 그 반발 강도는 더 세어질 것입니다. 그러면 사고 위험성은 철제계단에 비할 수 없을 정도로 커집니다. 더 생각할 것도 없이 중장비 앞에 인간방패로 막았는데 다른 진입 방법이 있을리 없습니다. 있다면 그건 분명 사고로 인한 희생을 동반할 것이 될 겁니다.   

농성텐트의 비정규직노동자들이 전하는 제1공장 분위기는 현재 흔들림이 없다고 합니다. 500명의 대오 중 이탈자는 거의 없고 긴급한 사유로 밖을 나온 노동자들도 다시 공장 진입을 시도하고 있다고 합니다. 텐트의 비정규직노동자들도 대부분 공장진입을 준비하고 있었습니다. 그 정도로 비정규직노동자들은 하나로 단합되어 있습니다. 텐트 안 비정규직노동자의 결의에 찬 모습으로 공장 안 비정규직노동자들이 외부의 침탈에 대응해 어떻게 맞설지를 짐작할 수 있었습니다. 
 



20일 집회 중 분신한 황인하씨는 34세로 젊은 청년 노동자입니다. 현대차 정문 앞 농성 텐트 안에서 본 비정규직노동자들은 그보다 더 어려보이는 30대 초반이 많이 보였습니다. 비정규직노동자들 중엔 20대도 적지않다고 합니다. 제1공장 안 노동자들의 연령대는 쌍용차 농성보다 더 격한 상황을 만들 가능성이 있습니다. 20, 30대의 젊은 비정규직노동자들이 사측과 경찰에 맞서 어떤 대응을 할지 가늠하기 힘듭니다. 그간 비정규직으로 일하면서 받은 설움과 혈기왕성한 나이가 결합하면 정말 위험한 장면이 발생할 가능성이 있습니다. 사실 그 모든 것보다 이것이 가장 우려스럽습니다. 

오늘(12월 5일)로서 비정규직노동자들의 농성은 21일째를 기록하고 있습니다. 21일 동안 배고픔과 추위와 싸워가며 버틴 젊은 노동자 500여 명을 쉽게 제압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면 큰 오산입니다. 결코 그들을 작전으로는 이길 수 없습니다. 가능한 작전이 있다면 진심과 신뢰뿐입니다. 제1공장 안의 비정규직노동자들은 우리나라의 주축 노동자이고 앞으로 이 나라를 이끌어갈 세대입니다. 그들의 기를 꺽어 우리의 미래가 더 나아질지 궁금합니다. 그들 세대의 기쁨이 이 나라의 자산이 된다는 것도 현대차 사측과 정부가 한번 생각해보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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