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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확전자제' 알리바이 끼워맞추는 중앙일보?

연평도 포격이 있은 후 청와대의 첫번째 메시지는 확전자제였다. 당시 이 메시지는 많은 국민을 안심시켰다. 그러나 공격받는 국가의 지도자로서 적에 대한 메시지가 실리지 않은 것에 보수세력이 격앙된 반응을 보였다. 보수세력의 비판이 쏟아지자 청와대는 말을 바꿔 그런 말을 한 적이 없다고 부인했다.

'확전자제'발언은 이미 몇 차례 청와대 대변인을 통해 방송과 언론에 실렸고 청와대 트위터에도 발행되었다. 와전되었다해도 사실로 받아들일 수밖에 없는 상황이었다. 사실(?)을 바로잡기엔 때가 너무 늦었음에도 불구하고 청와대는 이 발언의 정정을 무리하게 시도한 것이다. 

청와대의 번복을 국민이 순순히 믿어줄리 없다. 그러자 mb정권의 도우미 보수신문들이 나섰다. 그중 하나인 중앙일보는 청와대 확전자제 발언 진실찾기를 위해 한편의 소설 같은 기사를 올렸다. 중앙일보의 기사가 사실일지 모른다. 그러나 너무나 디테일하고 드라마틱한 게 언론사의 기사 답지 않아서 미심쩍다.




확전자제 발언의 진실을 찾아주기 위해서 가장 먼저 해명해야할 것은 김태영 국방장관의 해임이다. 김태영 국방장관은 다음날까지도 확전자제 발언을 대통령의 메시지로 알고 답변했다. 확전자제 발언논란을 키워 mb정권을 곤란하게 한 것이다. 발언대로라면 김태영 국방장관은 군 최고책임자로서 전시에 잘못된 대통령의 명령을 받들었다. 게다가 전날은 군사방어에도 실패했다. 외면상 충분한 해임사유다. 그러나 여론은 김태영의 해임을 직무상의 이유보다 확전자제 발언논란의 뒤집어쓰기로 볼 가능성이 높다. 




김태영 국방장관 발언의 오류를 찾고 여론의 의심도 막을 수 있는 팩트가 있다면 좋을 것이다. 중앙일보는 김태영 장관이 청와대 2시간 늦게 도착한 팩트가 딱이라고 생각한 모양이다. 이 비상시국에 청와대에 늦게 합류한 것으로 해임사유를 한번 더 충족시키고 늦게 와서 발언 여부를 알 수 없었다는 걸로 김태영 장관 발언의 오류 가능성을 높인다. 그 와중에 국회의원들이 괜한 욕을 먹는다.

그러나 중앙일보의 해명성 기사에도 많은 의문이 떠오른다. 장관이 늦게 온 게 과연 장관 자신 때문일까? 청와대가 비상호출을 했다면 국회에서 계속 답변했을 장관이 있을까? 그런 장관을 붙잡아둘 국회의원이 있을까? 그리고 장관이 대통령 지시를 현장에서 듣는 게 과연 얼마나 될까? 청와대는 휴대폰은 꺼놓고 2시간 동안 장관 오기만 기다린다는 건가? 왜 그와같은 비상시국에 휴대폰을 이용하여 적절한 메시지를 전달할 생각은 안한 걸까.




김태영의 해임에 대한 설명만으로 확전자제 발언이 정정되지는 않는다. 김태영 국방장관이 늦게 온 것과 상관없이 청와대는 이미 확전자제를 발표했다. 가장 우선적으로 해명되어야 할 것은 청와대 내에서 발언이 전해진 경위다. 이에 대해 중앙일보는 김태영 국방장관의 기사 밑에 친절하게 바로 붙여서 이해를 돕는다. 기사를 요약하면 대통령 메시지를 작성하는데 이명박 대통령은 전혀 관여하지 않았고 비서관이 자신의 설익은 생각으로 만들었는데 그걸 발표하는 비서관은 그 메시지의 문제점을 한번 더 검토해보지 않았다는 것이다. 


이 부분에선 의문이 아니라 그냥 기가 막힌다. 어떻게 이 위기시국에 대통령이 쏙 빠지고 비서관만 등장할 수 있나? 대통령 없이도 대통령 메시지가 작성된단 말인가? 붕어빵에 붕어가 없는 것처럼 대통령 메시지에 대통령이 없는 건가? 중앙일보는 청와대의 메시지 관리가 허술하다 비판했는데 적의 공격을 받은 후 첫 메시지를 정확하게 지시하지 않은 대통령을 어떻게 봐야하나? 밑에서 다 작성하고 그거 그대로 읽거나 승인해주는 게 대통령이면 그거 아무나 해도 되는 거 아닌가? 이명박 대통령보다 실수가 적은 사람이 결재 해주면 괜찮지 않느냐 말이다.

중앙일보의 '확전자제'에 대한 해명성 기사를 받아들이면 우리나라 청와대는 참 이상한 곳이 된다. 국가가 공격받는 시기에 내각에 비상호출도 없다. 그래놓고 나중에 도착하니 비상시 늦게 왔다고 야단친다. 휴대폰은 안중에도 없고 현장 메시지만 유효하다. 전쟁 났는데 대통령은 자신의 메시지도 신경 안 쓰고 그냥 맡겨두고 비서관들이 알아서 만들어 발표한다. 중앙일보 기사를 믿으면 그런 걱정을 하지 않을 수 없다. 이 나라엔 정말 청와대가 있는 걸까. 거기 대통령이 살고 있는 걸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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