티스토리 뷰

728x90
반응형


중학교 3학년 학생이 게임에 중독되어 어머니를 살해했다고 한다. 소식을 접하고 의문이 들었다. 과연 그 학생이 부모를 살해한 게 게임중독 때문이었을까?

게임을 못하게 해서 어머니를 살해했다고 게임중독이라 하는데 이런 식이라면 음악을 못하게 말려서 부모에게 대드는 건 음악중독이라 할 수 있고 결혼을 못하게 해서 말리는 부모와 싸웠다면 결혼중독이라 할 수 있다. '못하게 해서 살해했다'는 정도의 인과관계로는 사건의 원인을 게임중독이라 말하는데엔 다소 무리가 있다. 

전혀 모르는 남남이라면 게임에 방해를 받은 것과 살해 사이에 게임만 있겠지만 가족이라면 좀 다르다. 가족 간의 감정 분출은 표면적인 사건 외에 가정사가 깊이 관여한다. 가족의 경우 드러난 많은 사건들은 촉발제일뿐이고 중요한 원인은 그간 쌓여있는 가족 간의 갈등이다. 어머니를 살해한 최군의 가정환경도 그런 문제를 내포하고 있다. 


모친 살해 중학생 불우했던 가정환경… 최 군, 가정사에 항상 불만
홀로 생계 꾸린 어머니는 아들 통제와 보살핌에 한계
꾸짖는 어머니와 갈등 되풀이… 저항심에 폭력게임 빠져
수업중 잠자고 성적 최하위… 학교도 게임중독 파악 못해


부모를 살해한 후 스스로 자살한 것도 게임중독이라는 원인진단에 의문을 가지게 한다. 정말 중독이라면 방해자에 대한 분노보다 게임에 대한 집착이 더 크기 때문에 게임방해를 뚫고 게임 할 방법을 찾았을 것이다. 그러나 최군은 분노에 더 몰두했고 그 분노를 주체하지 못해 어머니를 살해까지 했다. 그리고 하고싶은 게임을 놔두고 자살해버렸다. 이런 장면에서 중독보다는 어두운 가정사의 그림자가 더 짙게 다가온다.

정말로 게임중독이라해도 그런 진단만으로는 이 사건에 대응하기엔 많이 부족하다. 최군의 경우 별거한 어머니가 홀로 자식의 생계를 꾸려나가고 있었다. 생활고에 시달리는 어머니는 최군에게 신경쓰지 못했을 것이고 최군은 그런 어머니에 대한 불만이 쌓이면서 게임에 몰두했을 것이다. 게임중독은 최군처럼 이런 어려운 가정 환경에서 비롯되는 경우가 많다. 그런 점에서 이런 사건을 게임중독이라는 개인적 문제로 돌리는 건 사회구조적 문제의 은폐가 될 수 있다.

이혼율이 높아지면서 한부모 가정이 늘어나고 있다. 이혼의 주요 사유인 경제적 문제와 여성차별적 경제구조로 인한 편모가정의 빈곤 등으로 한부모 가정의 빈곤율은 높다. 한부모 가정의 빈곤은 이제 한부모 가정이 우리 사회 가족의 한 형태가 되어가면서 사회 문제가 되고있다. 한부모 가정의 아이라는 이유로 경제적 정신적 차별을 받는 아이들을 위해 국가가 나서서 해결해야 한다. 게임중독의 진단이 아니라 게임중독에 빠질 수밖에 없는 가정환경을 살펴야 할 것이다.



반응형
최근에 올라온 글
최근에 달린 댓글
Total
Today
Yesterda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