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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정치인이 거짓말을 했다. 거짓말은 성공해서 그는 원하는 것을 취했다. 사실을 알게된 상대는 그 사실을 언론사 인터뷰를 통해 폭로했다. 속은 사람은 김부선이고 그 정치인이 취한 건 하룻밤이다.

김부선씨에게 거짓말을 한 그 정치인은 파렴치한 인간이고 정치인에게 속은 김부선씨가 분통을 터뜨리는 건 당연하다. 정치인의 거짓말을 폭로한 김부선씨의 행위도 정당하다.

그러나 이 사건에 남녀관계를 고려하면서 판단을 달리하는 사람들도 있다. 그들은 침대 속 일을 세상에 떠벌리는 김부선에게도 문제가 있다고 한다.

침대 속 프라이버시가 보호받아야 하는 것은 맞다. 그러나 침대는 프라이버시의 경계이지 거짓말의 경계는 아니다. 

만약 그 정치인이 유부남을 속이지 않았다면 법은 어떨지 몰라도 나는 둘의 만남을 프라이버시라고 인정해줄 수 있다. 그러나 침대로 끌어들이기 위해 총각이라고 속인 건 프라이버시가 아니라 그냥 거짓말이다.

공인이라면 사적 거짓말도 문제가 된다. 거짓말은 곧 공인의 품성에 직결되고 공인의 품성은 사적 관계에만 머물지 않기 때문이다. 공인의 거짓말은 사적이든 공적이든 여론의 응징 대상이 될 수 있다. 

그 거짓말이 침대 속이라고 달라질 건 없다. 거짓말을 하는 사람은 또 거짓말을 한다. 거짓말이 침대와 바깥을 구분하고 여자와 대중을 구분하지는 않는다. 다만 좀 더 조심할뿐이다. 그런 점에서 김부선이야말로 자신의 프라이버시를 희생하고 정치인의 거짓말을 폭로한 공익적 고발자라 할 수 있다. 

실제로 김부선씨는 그날의 사건을 공익과 연결지었다. 자신을 속여 하룻밤을 취한 그 정치인에게 지방선거에 나가지 않겠다는 약속을 받아내기도 했다. 김부선씨의 폭로가 나온 가장 큰 원인도 그 공익적 약속이 지켜지지 않았기 때문이다.

만약 김부선씨가 혼자 사는 40대 중후반의 전직 영화 배우가 아니었다면 그 정치인은 김부선씨에 대해 거짓말 할 엄두를 내지 못했을지 모른다. 그가 김부선씨에게 파렴치해질 수 있었던 것은 김부선씨에 대한 자신의 거짓말이 별 허물이 되지 않을 거라 생각했기 때문이다. 실제 일부 대중도 그 정치인이 기대하는 반응을 보이고 있다. 김부선씨에 대한 우리 사회의 시선이 이렇게나 비열하다.

김부선은 잃을게 없다. 김부선과 하룻밤 잔 그 정치인은 잃을게 많다. 잃을게 없는 자와 잃을게 많은 자가 다투면 잃을것에 집중하는 사람들이 있다. 그 정치인의 잃을것을 거론하면서 김부선을 비판하는 사람들도 있다. 이런 식으로 사람들은 가진 자와 없는 자의 투쟁에서 가진 자를 응원한다. 세상엔 이렇게나  멍청한 인간들이 많다.   

김부선은 어떤 정치인을 판단할만한 공익적 폭로를 했다. 그런데 침대 속 일이라 여론이 그리 좋지는 못한 것 같다. 김부선이 대마초 옹호론을 펼칠 때도 여론은 극히 안좋았다. 그러나 김부선은 틀리지 않았다. 지금도 마찬가지도 김부선은 틀리지 않았다. 정치인의 거짓말을 폭로한 김부선이 옳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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