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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교의 나라 태국에도 무슬림이 살고있다. 공식적으로는 인구의 4.8%라고 하는데 실제로는 7% 이상인 500만명이 된다고 한다. 이중 절반인 250만은 태국 남부의 주에 있고 나머지가 방콕과 태국 북부 지역에 살고 있다. 

태국에서 무슬림 폭력이 격화되었다는 소식이 들려오곤 하는데 그 진원지는 남부이다. 남부의 무슬림과 태국 정부의 충돌은 종교보다는 인종적 지리적 영향이 더 크다. 남부의 무슬림들은 말레이 인종인데다 그 곳은 무슬림의 인구가 우세한 지역으로 태국 정부로부터의 독립을 주장하는 단체들이 활동하고 있다.




내가 가본 치앙마이와 빠이 지역에서도 적잖은 무슬림들을 볼 수 있었는데 이들은 남부의 무슬림과는 인종적 역사적 배경이 다른 인도, 파키스탄, 인도네시아 등의 무슬림 후손들이다. 사진은 빠이의 워킹스트리트에서 본 무슬림들인데 이들은 무슬림 복장으로 다른 불교도 태국인들 사이에 잘 섞여 있었다. 




태국 북부의 무슬림들은 공동체를 이루어 사는 경우가 많다. 빠이의 무슬림들도 워킹스트리트 내에 공동 건물을 만들어 모여 살고 있었다. 길가에 면해 2층 집을 세우고 나머지를 담으로 둘러싸 안쪽에는 사원과 학교를 두고 있었다.




정문을 들어가니 오른쪽에 사원이 보였다. 




사원 왼쪽의 정문 바로 앞의 건물은 학교였다. 마침 아이들이 책을 읽는 소리가 들려 알 수 있었다. 아이들의 낭랑한 목소리에서 불교의 나라에서 소수 무슬림으로 살아가는 자부심 같은 게 느껴졌다. 불교의 나라에서 코란을 읽는다면 자연 목소리엔 힘이 주어질 것 같다.




무슬림 공동체에서 만난 아이들은 오히려 태국 아이들보다 더 발랄해 보였다. 태국 아이들은 좀 수줍어 하는 편인데 이 녀석들은 달랐다. 사진기를 들이대자 바로 포즈를 잡아주고는 사진을 보여달라며 내게 파고 들었다. 




더 큰 아이들에게선 발랄함을 넘어 깔랑깔랑(?)함까지 느껴졌다. 아이들을 보니 태국 북부 무슬림들은 불교의 나라 태국에서 별다른 갈등없이 잘 살아가는 것 같았다.





태국의 무슬림들을 보면서 안타까운 점도 있었는데 여자 아이들이 그랬다. 사진 속 꼬마는 아주 어린 나이인데도 가게에서 부모를 도와 일을 하고 있었다. 여자 아이들은 만날 수 있었던 건 주로 상점 앞이었다. 문화적 차이로만 넘길 수는 없는 장면이었다.




내가 태국에서 무슬림을 유심히 보게 된 건 치앙마이에서 만난 이 무슬림 아주머니 때문이었다. 손님이 들고 있는 휴지를 달라면서 자신의 휴지통에 넣는 것부터 달랐다. 그때 표정은 물건 팔기에 급급해 서비스를 하는 모습이 아니라 자부심이 배어있는 표정이었다. 팬케이크 만드는 솜씨도 아주 볼만했는데 아주머니 표정엔 위엄까지 느껴졌다.

무슬림들은 복장으로 바로 구별이 된다. 그렇기 때문에 비 이슬람 국가에서 소수로 살아가는 게 쉬운 일은 아닐 것이다. 세상에서 구별되는 자신들을 위해 무슬림들은 더 강한 자부심이 필요했을 것이다. 자신의 잘못 하나가 전체 무슬림에게 욕이 될 수 있다는 걸 생각하며 강한 정체성을 새기며 살아왔을 것이다. 무슬림 아주머니와 아이들의 책 읽는 소리에서 그걸 느꼈다. 


이 글은 여행사 엔투어가 주최하고 태국관광청과 타이항공이 후원한 여행 덕분에 적게된 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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