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크기는 한반도의 2배, 인구는 6천5백만명, 인구의 90% 이상이 불교를 믿고 국민소득은 1만 달러를 넘은 나라. 아시아에선 일본과 함께 독립을 지켰다는 강한 자부심을 가지고 있고 문화적인 저력도 상당하다. 이 나라의 공포영화는 유명하다. 무술영화 옹박은 세계적으로 인기를 끌었다. 음악은 동남아 뿐 아니라 일본에서도 인기를 끈다고 한다. 이 나라는 바로 태국이다.

지난 10월 말 태국을 다녀왔습니다. 이전까지 일본과 중국 베이징만 다녀와 태국은 태어나서 가장 오래 타본 비행기였습니다. 멀리 날아가니 한국과 다른 점을 더 많이 찾을 수 있었습니다. 확실히 태국은 중국이나 일본보다는 구경거리가 더 많았습니다. 그 중엔 우리가 도입하거나 배웠으면 하는 점도 몇가지 있었습니다. 태국에서 우리가 배울점 11가지만 뽑아 봤습니다.




가장 먼저 접한 태국은 타이항공의 승무원들이었는데 거기서부터 우리와 다른 점이 있었습니다. 한국의 비행기 여 승무원들은 대부분 30대까지의 젊은 여성들인데 타이항공엔 50대 여성이 있었습니다. 이분이 승객 접대를 주로 도맡아 했습니다. 기내의 승무원들도 이 분이 지휘하는 듯 했습니다. 위엄있는 그녀의 모습에서 그런 것을 느낄 수 있었습니다.

타이의 50대 여성 승무원은 한국인의 눈에만 특이할 세계적으로는 보편적 장면입니다. 이런 부분에선 우리가 젊고 예쁜 승무원이 많아서 보기좋다는 생각이 들지 않았습니다. 오히려 타이항공 50대 여성의 노련하고 우아한 모습은 아직 우리가 도달하지 못한 단계라는 생각에 문화적 열등감마저 느끼게 합니다. 태국이 부러운 첫번째는 비행기 승무원 문화입니다.




근엄한 얼굴의 노승입니다. 그런데 좀 이상한 점 안 느껴지시나요?




이 노승은 사람이 아니라 밀랍인형입니다. 얼굴이 정말 사람같지 않습니까. 태국의 밀랍인형 기술이 놀랍죠. 태국은 유명한 스님이 돌아가시면 밀랍인형을 만드는데 그때문에 밀랍인형 기술이 발달했다고 합니다. 태국 방콕엔 유명인사 밀랍인형 박물관도 있다고 합니다. 




태국이 부러운 세번째는 와이파이 인프라입니다. 태국에서도 오지에 속하는 빠이에도 무선 인터넷이 잘 터집니다. 치앙마이 시내에선 와이파이가 쉴새없이 잡히면서 로그인 좀 해달라고 막 뜹니다. 산 중턱에 위치한 중국마을 식당에 갔는데 식탁마다 콘센트가 세개씩 있어 놀랬습니다. 아마 휴대폰을 가진 고객들의 충전을 위한 것 같은데 그만큼 태국 사람들이 와아파이 등에 접속을 많이 한다고 봐야할 것 같습니다. 




방에 널부려져 있는 이 삼각막대 형태의 물건은 뭐에 쓰는 걸까요?




등받이용입니다. 신발 벗고 들어가는 식당엔 어딜가나 이런 등받이가 있습니다. 써봤는데 아주 편합니다. 미끌리지 않고 몸의 무게를 아주 잘 지탱해줍니다. 팔하나 얹고 뒤로 젖히면 자세가 딱 나오더군요. 이걸 왜 우리나라에 도입하지 않을까 생각해봤습니다. 너무 건방져 보여서 그럴까요.  




견학한 한 호텔의 침실입니다. 외관과 실내가 상당히 고급스럽습니다. 가격이 궁금해 물어봤는데 대답을 듣고 놀란 입을 다물지 못했습니다. 이 호텔의 하루 방값은 우리나라 왠만한 호텔의 대략 10배 정도입니다. 그런데 여기의 투숙객들은 주로 하루 이틀이 아닌 한달 가량의 장기 투숙객들이라고 합니다. 다물었던 입이 다시 열렸습니다.  




이 호텔이 비싼 이유는 테마호텔이기 때문입니다. 호텔은 왠만한 대학만큼 넓은 부지에 태국과 미안먀 베트남의 건축 양식을 섞은 동남아 풍의 궁전들을 세우고 주변을 단독 객실들로 둘러싸고 있습니다. 그런데 이 호텔의 진짜 테마는 궁전이 아닙니다. 이 호텔이 내세우는 건 벼농사입니다. 부지엔 논을 만들어 객실에서 내다보면 보이게 하고 투숙객들이 참여할 수 있게 해놓았습니다. 태국엔 이런 테마호텔이 많다고 합니다. 꼭 가봐야할 호텔로 추천되는 태국의 호텔이 한 두개가 아니라고 합니다. 

호텔을 다 돌아보고 나니 태국이 왜 관광 대국인지 알 것 같았습니다. 태국이 그동안 관광에서 쌓은 노하우가 상당하다는 걸 체감할 수 있었습니다. 한국으로 친다면 한옥을 짓고 주변에 전통적인 풍경을 만드는 호텔인데 그대로 도입한다면 한국에서도 성공할 수 있을까요? 태국이 수십년 간 쌓은 관광 노하우가 그렇게 간단하게 배워지진 않을 겁니다. 




태국의 관광 노하우는 시골 오지에서도 빛을 발합니다. 치앙마이에서도 4시간을 달려가면 빠이라는 시골마을이 나오는데 이 마을에 마을사람들보다 더 많은 관광객이 몰려듭니다. 여기에 오면 누구나 하는 일이 있습니다. 바로 옆서쓰기인데 600원 짜리 옆서에 같은 가격의 우표를 붙여 국명만 영어로 쓰고 나머지를 자국어로 쓰면 귀국 얼마뒤 자신이 쓴 옆서를 받아볼 수 있습니다. 그때문에 이 마을에서 가장 많이 볼 수 있는 건 우체통입니다. 이런 관광상품이 우연히 개발된 것일까요? 그렇지 않을 겁니다. 태국이 수십년 간 외국인 관광객을 받아들이면서 관광객들의 행태와 감성을 읽고 반응하면서 체득한 것입니다.

관광산업을 통해서 성장한 태국에 공장이 없어 공기가 아주 맑은데 그 공기를 수출하기도 합니다 제조업 상품 단가는 점점 낮아지지만 관광상품 단가는 그대로 유지할 수 있습니다. 이런 생각을 해봅니다 제조업에 강한 한국과 관광에 강한 태국 둘 중 21세기에 어느 나라가 더 유리할까? 태국의 관광노하우와 관광상품 기획력이 부럽습니다. 우리도 배워야하지 않을까요. 




태국이 부러운 여섯번째는 개들의 천국입니다. 태국에서 처음 신기했던 건 완전히 풀려있는 개들의 자세였습니다. 대부분의 개들이 길에서 이렇게 완전히 나자빠져있습니다. 만약 우리나라 개였다면 발소리만으로 고개를 들었을텐데 태국 개들은 다가가 손으로 휘저어도 눈꺼풀 하나도 안 움직입니다. 개의 특성인 경계본능이 전혀 보이지 않습니다.




태국사람들은 개에게 먹을 것을 줍니다. 특히 사원의 개들에게 사람들이 먹이를 주고 사원 안에 들어오는 것도 막지를 않습니다. 그리고 얌전한 태국사람들은 개를 먹지도 않을 뿐 아니라 잘 건드리지도 않습니다. 이러니 개가 지 세상이 된 겁니다. 

사실 이건 한국인이 아닌 한국견이 부러운 점입니다만 사람도 생각해볼 점이 있는 것 같습니다. 동물 학대에 대한 인식이 별로 없는 우리나라가 태국의 개에 관대한 태도는 배울점 이기도 합니다. 동물을 함부로 대하면 사람도 함부로 대할 가능성이 높다는 점에서 말입니다.




태국에서 본 수동식 놀이기구입니다. 이걸 실제로 타봤는데 스릴 넘칩니다. 나중엔 저 나무를 꽉 잡게 될 정도로. 우리나라에 도입하면 애들 많이 좋아할 것 같습니다. 저 물레방아가 돌아가는 모습은 아래 동영상에 있습니다.
 



놀이기구 돌리는 사람과 대화하면서 탑니다. 무서우면 서 달라고 하고 뒤로도 돌려달라고 요구할 수도 있고. 지들이 힘들면 잠시 쉬기도 하죠. 이런 인간적인 놀이기구 한국에도 있었으면 좋겠습니다. ^^
 



태국에서 정말 정말 부러웠던 건 이 오토바이입니다. 하루 24시간 4천원으로 시내를 하루 종일 관광하며 돌아다닐 수 있습니다. 타봤는데 외지에서의 오토바이 주행이 주는 자유의 느낌은 대단합니다. 정말 이거는 한국에 꼭 도입했으면 싶습니다. 가격은 좀 비싸도 됩니다. 오토바이 한대 대여에 2만원 정도만 한다면 관광객들 몰려들지 않을까요? 지자체들 축제를 많이 만드는데 오토바이 축제를 함 만들어보는 건 어떨지요.




태국이 부러운 9번째는 맥주입니다. 동남아의 맥주가 맛있다고 합니다. 예전 한겨레21에서 읽었는데 유럽이 동남아에 진출하면서 동남아에 맥주공장을 많이 세웠다고 합니다. 그냥 세운 게 아니라 유럽에선 이미 찾기 힘든공장하기 좋은 데만 골라서 세웠다고 합니다. 그 맥주기술이 동남아에 그대로 이어져 내려와 지금의 맥주가 된 것입니다. 

동남아 맥주는 한국에선 비쌉니다. 그래서 태국에 있는 동안 맥주는 싫컨 마셨습니다. 다른 나라 맥주를 마실 때마다 한국 맥주는 탄산수에 종이 풀어놓은 맛 같다고 느낍니다. 우리도 태국의 맥주를 연구해서 맥주 좀 맛있게 만들면 안될까요? 


호텔서랍에 있는 각국 언어로 쓰인 불경



태국은 불교의 나라입니다. 불교철학이 태국인의 삶을 지배하는데 태국인들은 자신의 현실이 현재의 문제가 아니라 과거에서 이어져온 업이 쌓여온 결과라고 믿습니다. 이런 삶의 철학이 태국인을 온순하게 만든 점이 있다고 합니다. 권력에 저항하기보다 업을 쌓아 후생을 기약하게 되는 거죠. 물론 요즘은 좀 달라진 거 같습니다만 어쨌든 이런 불교적 삶의 철학은 태국의 치안을 안정적으로 만들었는데 제2의 도시 치앙마이의 경우 한국보다 30배나 안전하다고 합니다. 

불교철학적 삶의 태도는 빈부에 대한 정서적 격차도 줄였다고 합니다. 가난한 사람은 자신의 가난을 업의 결과라 생각하기 때문에 열등감을 가지지 않고 부자는 가난한 사람을 멸시하지 않는다고 합니다. 그리고 태국에선 아무리 가난한 사람도 돈이 없어 죽지는 않는다고 합니다. 아마 죽어가는 사람을 내버려 둔다면 더러운 업이 쌓인다 생각하기 때문일 겁니다. 

태국이 부러운 마지막 10번 째는 태국인의 불교철학적 삶의 태도입니다. 현재의 문제를 과거의 업으로 돌리는 것만 극복한다면 태국의 불교척학적 삶의 태도는 배울만한 것 같습니다. 





태국 빠이의 워킹스트리트에서 들은 태국 음악입니다. 노래가 너무 애절해 눈물이 날뻔했는데 가이드에게 물어보니 우리로 치면 뽕짝류의 노래라고 합니다. 태국도 한류가 대세입니다. 그런데 태국의 주류 음악은 락이라고 합니다. 태국의 음악은 동남아에서 인기가 많은데 걔 중엔 일본 등에서도 유명한 가수가 있다고 합니다. 이 가수들에게서 우리가 배울 점은 거의 모두 싱어송라이터라는 겁니다. 그리고 노래를 절대 표절하지 않는다고 합니다. 음악을 대하는 태도는 태국이 우리보다 좀 더 성숙한 것 같습니다. 태국이 부러운 11번째는 태국의 음악인들입니다.

이렇게 해서 약속한 태국이 부러운 11가지를 마쳤습니다. 잔잔한 내용 몇가지 더 얘기하고 끝맺죠.

태국은 몇년전 미화원들 해고하고 쓰레기 투척을 감시하는 쓰파라치 수천명 고용했습니다. 그러자 성난시민들이 쓰레기를 길에 버렸습니다. 쓰레기는 미화원들의 일자리다라고 하면서. 견디지 못한 정부는 결국 다시 미화원을 고용했습니다. 태국 시민의 쓰레기연대는 지금의 우리에게 시사하는 바가 분명 있는 것 같습니다.

태국은 1950년 남북전쟁 때 참전한 국가입니다. 당시 태국 젊은이 1200명이 전사했다고 합니다. 그리고 태국의 구호쌀이 한국에 지원되었습니다. 그런데 우리는 태국이 우리를 도와준 그런 과거를 잘 기억하지 못합니다. 태국 사람들은 그 점을 상당히 서운하게 생각합니다. 우리를 가이드했던 태국분도 마지막날 술 한 잔 먹으면서 우리에게 그 부분을 얘기했습니다. 그러고선 아리랑을 멋드러지게 불렀습니다.




이건 개인적으로 태국이 부러운 겁니다. 포토 하면서 사진기를 들자 웃어주면서 포즈를 취하는 빠이의 여자분입니다. 양산을 들고 자전거를 타는 태국 여성의 모습이 우아하지 않습니까? 한국에도 이런 아름다움을 봤으면 하는 아주 극히 개인적인 태국에 대한 부러움이 살짝 들었습니다. 


긴 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이 글은 여행사 엔투어가 주최하고 태국관광청과 타이항공이 후원한 여행 덕분에 적게된 글입니다. 즐거운 여행 감사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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