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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마전 초등학교 3학년 딸 아이에게 휴대폰을 사주었습니다. 처음엔 중학교에 들어가면 사줄려고 했는데 저와 아이보다 주변에서 더 성화였습니다. 요즘이 어느 세상인데 그렇게 느긋하냐며 여자아이에겐 휴대폰은 있어야 한다면서 빨리 사주라는 겁니다. 한달 만원 정도만 지불하면 되는데 그걸 아낀다며 돈 만원에 아이의 안전을 방치하는 아빠로까지 내몰더군요.   

그렇게 야단을 듣고난 며칠 후 아이에게 휴대폰을 사주었습니다. 아이와 새로 산 휴대폰을 두고 얘기하다 놀라운 사실도 알게 되었습니다. 딸이 휴대폰을 사면서 반에서 휴대폰이 없는 여자아이가 3명이 남았다는 겁니다. 걔들도 다음달 쯤에 사기로 하면서 반의 여자아이들은 모두 휴대폰을 가지게 된다고 합니다. 사촌조카가 올해 초 4학년에 들어가면서 휴대폰을 샀다길래 애한테 왜 그렇게 빨리 사주나 했는데 그것도 늦은 편에 속했던 거였습니다. 그래서 넘 흉 함부로 보는 거 아니라고. 

휴대폰을 사주고 나니까 아이에게 문자도 가끔 오더군요. 스팸에 시달려서 그런지 문자 받는 거 갖체가 별로 안 반갑습니다. 애가 문자에 너무 빠지면 어쩌나 하는 걱정도 들었고요. 그런데 아이의 문자를 가만 보니 숙제하다 모르는 게 있어서 제게 물어보는 거였습니다. 애가 진지하게 물어보는 질문에 '그러는 거 아냐' 식으로 대답할 뻔 했습니다. 그 짧은 문자 안에 담긴 아이의 뜻을 잘 살펴봐야 겠다는 생각도 들었습니다. 




그렇게 해서 아이와 대여섯번의 문자를 주고받았습니다. 서론이 길었는데 본론은 이겁니다. 지난 10일 경 아이폰4를 샀는데 아이폰은 특정번호와 주고받은 문자를 보여주더군요. 딸에게 온 문자를 클릭하면 지난 문자들도 같이 뜹니다. 처음엔 뭘 확인해야할지 몰라 좀 헷갈리긴 했습니다. 그동안 딸과 쌓아온 문자를 보고있으니 웃음이 절로 나더군요. 말풍선이 왔다갔다 하는게 꼭 만화 보는 기분이 들었습니다. 화면에 딸의 목소리가 보인다고 할까요. 





가족 뿐 아니라도 주고받은 문자가 이렇게 그림처럼 보인다면 상대와의 관계도 새롭게 느껴질 겁니다. 한사람 한사람 그 의미가 각별해지게 됩니다. IT기기가 발전하면서 사람 사이의 관계를 더 다져주는 휴먼디지털기기가 되어가고 있는 거 같습니다.




아이폰만 이런 기능이 있나 싶어 트위터에 물어보니 그런 건 아니라고 합니다. 갤럭시 등에도 있다고 합니다. 그렇지만 이런 문자기능을 처음 시작한 건 아이폰을 만든 애플이라고 하는군요. 애플의 멕용 메신저가 아이폰까지 이어진 거라고 합니다. 제가 딸 아이와 재밌는 말풍선 문자대화를 나눌 수 있었던 것은 어쨌든 아이폰 덕분이라 할 수 있네요. 아이폰이 문자 싫어하는 저 같은 사람에게도 문자 재미를 주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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