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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음을 편안하게 먹어요. 기왕에 된 거니까. 편안하게"

보통사람이 수재를 당한 집을 찾아가 이런 식으로 말하면 정말 미친 놈 취급 받는다. 대통령이라서 그냥 넘어간 것이다. 어쩌면 이렇게 말을 함부로 할 수 있을까? 대학까지 나온 사람인데 기본적인 '말하기'가 어떻게 이모양일까. 

이명박 대통령은 30대에 거대 기업의 사장에 오른 사람이다. 30대 후반에 사장에 올랐다면 그 전에도 임원으로 활동했을 것이다. 아주 젊은 시절부터 높은 자리에 올랐던 이명박 대통령은 아랫사람보다는 윗사람 생활을 훨씬 더 많이 한 사람이다.

보스로서 살아오면서 이명박 대통령은 조직을 일사불란하게 움직이는 명령하고 닥달하는 보스의 언어만 배웠을 것이다. 아랫사람이나 동료로서 상대의 마음을 헤아리기 보다는 위사람으로 덕담 건네는 정도에 의미를 둔 말에 익숙해졌을 것이다.

게다가 조직에선 아랫사람이 윗사람의 말을 맞장구 쳐주기 때문에 윗사람의 왠만한 실례도 잘 드러나지 않는다. '말하기'에 문제가 있더라도 이명박 대통령은 사회적으로 교정받을 기회가 거의 없었을 것이다. 이러면서 이명박 대통령의 말하기는 보스의 언어에 치중되면서 더 후퇴했을 것이다.

명령의 언어에 익숙한 사람은 살핌과 배려의 언어가 없다. 이런 사람들은 슬픔을 당한 사람에게 어떤 말을 해주어야할지 잘 모른다. 조직에선 신경쓰지 말라거나 호탕하게 웃어주면 그만이었겠지만 세상은 그걸로 답이 되지 않는다. 그래서 언어를 명령에만 사용한 사람의 말은 위로보다는 상처가 되는 경우가 많다. 

언어가 없으면 정신도 깃들지 않는다. 이명박 대통령이 명령과 닥달의 언어만 써왔다면 그의 정신엔 명령과 닥달만 있을 뿐 보살핌과 배려는 없다. 슬픔을 당한 사람을 관찰하고 진지하게 어떻게 얘기해줄까 고민해보지 않은 사람이 그 아픔을 알리 없다. 아픔을 알지 못하는데 겉으로 말만 건네주려니 허튼소리도 나오게 되는 것이다. 

이제라도 이명박 대통령이 보통사람의 언어를 배워 살핌과 배려의 말을 해주길 기대하지는 않는 게 좋다. 그냥 이명박 대통령 말처럼 "기왕에 된 거니까 마음 편하게" 갖고 남은 2년 버텨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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