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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 최고령 트위터가 어제 타계했습니다. 2009년 5월 트위터를 시작한 아이비 빈 할머니가 7월 28일 거주하던 영국 브래포드의 힐사이드 양로원에서 104세의 나이로 세상을 떠났습니다. 



할머니가 트위터를 시작한 건 2009년 5월 13일입니다. 28일 현재까지 할머니의 트위터는 62,900 여명이 구독하고 있습니다. 지난 1년 동안 쓴 1000개가 넘는 트윗은 104세라는 나이를 감안하면 상당한 양입니다. 할머니는 매일 트윗 3개 이상을 쓴 셈입니다. 




첫 트윗은 자신의 사진을 올리고 이제 트위터를 시작한다는 글입니다. 두번째 쓴 트윗의 'Deal Or No Deal'은 할머니가 즐겨보는 퀴즈쇼 프로그램이라고 합니다. 104세의 할머니도 보통의 트위터와 다르지 않습니다. 어서 와서 자신을 팔롱해달고 부탁합니다. 




양로원의 노인들은 주로 게임을 즐겼나 봅니다. 할머니는 그날 게임의 내용을 트윗에 올렸습니다. 





무슨일이 벌어진 걸까요? 트위터를 시작한지 3일 만에 할머니는 5000명의 팔로워를 만듭니다. 제가 6개월 걸린 일을 할머니는 단 3일 만에 해냈습니다. 아마 시작할 때부터 할머니의 트위터는 알려진 것 같습니다. 




"나쁜 사람이 많다지만 사실은 좋은 사람이 더 많은데 우리가 그만큼 듣지 못하기 때문이다."

할머니의 삶의 지혜가 담긴 트윗은 많은 팔로워를 감동시키기도 했습니다. 




증손자에게 코 뜯지 말라고 말하는 아이비 할머니.




사진 속의 남녀는 할머니와 할머니 남편입니다. 할머니는 40이 넘어 결혼하셨다고 합니다. 그러니까 이 사진은 적어도 60년 전인 1940년대 말 경의 사진입니다. 할머니 트위터는 옛날 사진 보는 재미도 있습니다.




할머니 딸은 현재 환갑이 넘었다고 합니다. 수시로 과자를 들고 할머니를 찾아옵니다.




할머니 트위터 인기는 대단했는데 리트윗 순위가 상위 3위에 든 적도 있었습니다. 할머니는 그 의미를 잘 모르겠다며 은근히 자랑합니다. ^^ 




좋은 건 남들에게 소개시켜주고 싶은 법입니다. 아이빈 할머니는 같은 양로원의 mabel에게 트위터를 소개하고 트친소까지 합니다. 덕분에 mabel 할머니는 2명만 팔로잉하고도 3000명이 넘는 팔로워를 만들었습니다. 




mabel은 현재 88세입니다. 아이비 할머니보다 16세나 어린데요.




아이비 할머니는 유명해져서 팬클럽도 생겼습니다. 




cnn에서 생일날 인터뷰 요청도 들어오고.




한 분이 생일이 언제냐고 묻습니다. 아이비 할머니 생일은 9월8일입니다. 할머니는 1905년 9월 8일에 태어나셨습니다.




할머니의 트윗을 보다보면 슬픈 얘기도 종종 듣습니다. 343일 전엔 양로원의 친구인 norma가 죽었다고 트윗에 올렸습니다.




할머니는 영국의 유명한 팝가수 피터 안드레를 좋아했습니다. 할머니와 양로원 직원들이 피터 안드레에 대한 응원의 메시지를 보냅니다.




이 귀여운 고양이에게 28일 전 돌아가신 norma 할머니의 이름을 주었습니다.




드디어 아이비 할머니가 좋아하는 피터 안드레를 만났습니다. 피터 안드레는 할머니의 이마에 키스를 했고 할머니는 그 사진을 자신의 트위터 프로필 사진에 올렸습니다. 




할머니 트위터의 프로필 사진입니다. 할머니 얼굴이 행복해 보이죠.




할머니도 다른 보통의 트위터와 다르지 않습니다. 570명만 더 하면 5만명이 된다며 팔로잉을 부탁합니다.




팔롱을 받으려면 스스로 팔롱도 해야겠죠. 5만명의 구독자를 만들기 위해 할머니가 바빠졌습니다.




결국 그 다음날 할머니는 5만명 고지에 올라섰습니다. 




토니란 분이 할머니의 프로필 사진을 찍은 티를 할머니에게 선물했습니다. 




이러니 할머니가 트위터를 안좋아할 수가 없습니다. 많은 사람과 관계를 만들 수 있는 좋은 도구라고 하십니다.




그러나 매일 언제나 할머니를 볼 수 있는 건 아닙니다. 간혹 할머니는 몸이 불편해 컴퓨터 앞에 앉을 수 없었습니다. 그럴 때면 할머니를 도와주는 팻이 할머니의 말을 전달 받아 대신 트윗을 올렸습니다.




할머니가 며칠간 트윗을 쓰지 않으면 사람들은 혹시나 할머니를 다시 못보는 게 아닌가 걱정했습니다. 그러나 할머니는 곧 다시 나타나서 사람들에게 '잘있다'며 안심시켰습니다.




아이티 지진 사태를 보고 할머니가 우리는 우리가 얼마나 복받았는지 깨닫지 못한다며 한마디 하십니다.




올해 초부터 할머니가 트위터를 쉬는 날이 많아졌습니다. 그때마다 사람들이 걱정했고 할머니는 다시 돌아와 안심시켜주었습니다.




할머니는 돌아가시기 5달 전엔 다우닝가의 고든 수상을 방문하기도 했습니다.




할머니가 146일 전 남긴 말. 간단하지만 왠지 가슴이 따뜻해지는 말.




양로원의 Edith 할머니가 전보를 받았다고 하자 트위테리안 한 분이 무슨 전보냐고 묻습니다. 100세가 넘으면 받는 여왕의 전보라고 합니다. "you get one when you reach 100"란 말이 104세의 아이비 할머니 입에서 나오니 상당한 유머가 됩니다. ^^ 




푸딩과 애플파이 앞에서 참지 못하겠다는 104세의 아이비 할머니.




트위터를 매일 하고 싶지만 시간이 너무 빨리 간다고 하십니다. 104세의 할머니가 컴퓨터 자판을 두드리기기 쉽지는 않을 겁니다.




남은 시간이 점점 줄어들면서 팔로워들을 안심시키는 아이비 할머니의 트윗이 점점 많아집니다. 




그리고 23일 전 쓴 트윗이 할머니의 마지막 트윗이었습니다. 17일 전부터는 아이비 할머니를 도와주는 팻이 대신 할머니의 건강상태를 팔로워들에게 알려줍니다.




팻은 할머니가 강하기 때문에 곧 돌아올거라며 팔로워들을 안심시킵니다. 




아이비 할머니가 아프다는 소식에 프로필 사진 속의 가수 피터 안드레도 전화를 했습니다. 




누군가 확인되지 않은 얘기를 했나 봅니다. 팻이 아이비는 살아있다며 강하게 부정합니다. 




그러나 그즈음 아이비 할머니는 돌아가셨습니다. 2010년 7월 28일 오전 세계 최고령 트위터 아이비 할머니가 세상을 떠났습니다. 

트위터를 통해 본 아이비 할머니의 마지막 1년은 아주 유쾌했습니다. 그가 보여준 사진들과 들려준 104년의 지혜가 담긴 말들은 6만명의 팔로워들에게 포근한 안식을 주었습니다. 할머니가 들려준 마지막 1년의 트윗은 어떤 이에겐 대단한 깨달음이 될 수도 있을 것 같습니다.

아이비 할머니는 트위터가 많은 사람들과 관계를 만들어준다고 좋아하셨습니다. 맞는 말입니다. 거기다 우리는 트위터를 통해 아이비 할머니의 104년이 쌓인 삶을 볼 수 있어 좋습니다. 트위터는 이렇게 넓고도 깊은 관계에다 풍부하고 다양한 배움이 있습니다.  

아이비 할머니 고맙습니다. 안녕하 가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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