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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향신문 사설)


mb정권이 세종시 수정안의 본회의 표결을 밀어부치고 있다. 대통령 스스로 세종시 수정안은 국회에 맡기겠다고 말해 여야 간에 상임위 처리를 합의한 바 있다. 그런데 맡기겠다던 청와대가 다시 개입을 하여 본회의 표결을 시도하고있다.경향신문 오늘(6.21일) 사설은 이런 정권을 두고 '스토커 정권'이라며 진저리를 친다.
  
현재의 셈법으로 수정안 통과는 절대 어렵다. 170여 명의 한나라당 국회의원 중 세종시에 반대하는 친박계 의원이 50명이다. 나머지 야당이 모두 세종시에 반대하므로 한나라당이 표결에서 얻을 수 있는 찬성표는 120표가 최대이다. 

애시당초 밀어부쳐도 안되는 수정안에 이렇게 고집을 부리는 이유는 뭘까? 어떤 속셈이 있지않고서야 질게 뻔한 표결을 강행할 이유가 없다. 도대체 mb정권은 어떤 정치적 목적을 노리고 세종시 수정안 표결을 강행하는 걸까.

먼저 생각해볼 수 있는 건 수도권 유권자에 대한 어필이다. 6.2선거에서 mb정권이 가장 충격받은 것은 수도권의 표심이다. mb정권은 수도권을 자신들의 정치적 기반으로 생각하고 세종시 수정안을 밀어부쳤는데 그런 충정(?)을 수도권 유권자들은 외면했다. 자신의 정치적 기반이 와해된 걸 보고 수도권 친이계는 패닉에 빠졌고 선상반란에 나설 움직임까지 보였다.

6.2선거 후 mb정권에게 가장 다급한 것은 수도권 친이계들을 다독이는 것이다. 세종시 수정안 본회의 표결은 바로 친이계 수도권 의원들을 위한 이벤트이다. mb정권이 수도권의 기득권을 지키기 위해 끝까지 노력했다는 증거를 남겨 수도권 친이계 의원들에게 힘을 실어주려는 것이다. 정권은 세종시 수정안이 시끄러운 논란만 있고 국회의 표대결이라는 확실한 이벤트가 없어 수도권 유권자를 설득시키지 못했다는 판단을 하고 한번 더 어필을 하면 달라진다고 봤을 수 있다. 




본회의 표결에서 예상외의 선전으로 인한 정치적 효과도 노렸을 수 있다. 친이계가 50명이라는 친박계의 벽을 뚫고 수정안을 통과시키기는 어렵다. 그러나 50명 중에 10명 또는 20명 정도는 확보할 가능성은 있다. 이런 결과는 친박계에 치명타를 입히고 친이계 중심으로 정치적 결속력을 높일 수 있다. 정부와 관제언론들은 아슬아슬하게 부결된 결과를 들고 나팔을 불면서 6.2선거 민심을 덮고 나아가 7.28재보선까지 기세를 올리려 할 것이다. 

표결 과정에서 벌어지는 충청권 흔들기도 정권이 노리는 이득일 것이다. 수정안인 기업도시에서 원안인 행정수도로 돌려놓으면서 정권은 덧셈보다 뺄셈을 부각시킬 것이고 이전에 벌어졌던 세종시 수정안 논란이 역으로 재연될 수 있다. 몇개의 뺄셈에서 충청권 관련 이익단체가 저항을 할테고 그것이 다른 지역을 자극하게 된다. 이리되면 정권에 유리한 방향으로 여론이 형성될 수 있다. 7.28재보선에서 선거 여론을 반mb가 아닌 세종시 수정안으로 돌려놓는 것만으로도 본회의 표결은 정권에게 충분한 동기를 준다. 

이렇게 볼 때 표결의 승부와 상관 없이 정권은 본회의 표결에서 치열한 득표전을 벌일 것으로 예상된다. 목표를 140표로 잡고 갖은 수단을 다 동원할 가능성이 있다. 목표를 달성하면 7.28재보선에 적극 활용할 것이다. 140표를 표결 과정에서 나타난 여론을 반영한 결과라며 국정의 발판으로 삼을 수 있다. 그 발판으로 4대강을 밀어부치고 심지어 차후 세종시 수정안 재처리를 시도할 수도 있다. 

과연 이런 의도는 성공할 수 있을까. 지금 정권은 다급한 처지다. 그런 상황에서 나온 노림수가 세종시 수정안 표대결인데 궁여지책은 궁여지책일뿐이다. 본회의 표대결은 하나만 생각하고 믿고싶은 것만 믿고 만든 전술일 뿐이다. 그 반대의 경우 돌아올 참혹한 결과는 아예 생각을 안하고 있다.

만약 표대결이 친이계와 친박계의 숫자만큼 예상대로 나왔다면 어떻게 될까? 혼란스런 표대결을 부추긴 정권이라는 비판이 쏟아지면서 mb정권의 힘은 한층 더 빠진다. 친이계의 숫자보다 더 낮은 결과가 나오면 mb정권의 힘은 기하급수적으로 빠질 것이다. 친이계의 선상반란을 표로 확인하면서 설마설마 하던 레임덕이 바로 찾아오게 된다. 6.2선거가 레임덕 표지판이라면 세종시 수정안 표대결은 레임덕 경계선이 되는 것이다.  

세종시 수정안 표대결은 어떤 결과가 될까? 친박계를 잠식했다는 의미를 주는 140표 이상과 본전도 못건지는 친이계와 중립의원을 합친 120표의 숫자보다 낮은 표 중 어느 게 더 가능성이 높을까? 추측컨데 여당의 본회의 표대결은 참패할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 

상식적으로 봐도 이건 이기기 어려운 승부다. mb정권은 반환점을 돈 정권이다. 미래의 권력자에게 권력이 넘어가는 시점에서 여당의원들은 현 권력인 mb에게 힘을 실어주기 보다 미래의 권력자에 대한 어필을 선택을 할 가능성이 높다. 친이계 내부가 분열할 수도 있다. 어차피 질 승부에서 mb의 거수기 노릇을 하기보다 정치인으로서 존재감을 드러내려는 욕구에 따를 가능성이 있다. 

정권으로선 메리트를 제공하면 목표한 숫자는 돌려놓을 수 있다는 생각으로 표결을 자신할 수 있다. 그러나 그것도 섣부른 생각이다. 한 두개 받아먹고 정권을 지켜주는 것보다 흔들어서 떨어지는 걸 받아먹는 게 더 크다는 판단도 있다. 친박계 의원들이라면 후자를 택할 것이다. 나중에 제발 좀 잡아달라는 손을 잡아주고 더 많이 받아낼텐데 지금 무릎끓고 받을 이유가 없는 것이다. 

세종시 수정안 본회의 표대결은 mb정권의 기대와 달리 무덤이 될 수 있음을 알아야 할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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