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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9년 4월 재보선에서 단일화에 매달린 쪽은 진보신당이었다. 당시 여론은 진보신당의 조승수 후보가 민주노동당의 김창현 후보에 비해 유리했다. 진보신당은 하루라도 빨리 단일화를 하자며 애를 태웠고 민주노동당은 자당 후보의 여론을 끌어올리기 위해 시간을 늦춰야 했다. 어쨌든 우여곡절 끝에 진보신당의 조승수 후보가 단일후보가 되어 한나라당에 승리를 거두었다.

그런데 1년 전 단일화에 적극적이던 진보신당이 6.2 지방선거에서는 반대의 입장으로 돌아섰다. mb정권에서 단일화에 가장 재미를 본 정당이 단일화를 반대하고 나선 것이다. 진보신당의 단일화 반대 이유는 민주당과 민주노동당과의 차이이다. 민주노동당은 한 뿌리의 진보정당으로서 연대할 수 있는 정책과 가치를 공유하지만 보수정당인 민주당과는 차이가 많아 연대할 수 없다는 것이다. 

진보신당의 단일화 반대 주장은 일면 그럴듯 하지만 조금만 살펴보면 자가당착임을 알 수 있다. 진보신당이 2009년 울산에서 단일화를 성공시킬 수 있었던 것은 단일화에 대한 국민여론 덕분이이었다. 당시 여론이 요구한 단일화는 mb정권의 독주에 대항한 전 야권의 연대였지 진보정당 끼리 단일화 하라는 여론은 아니었다. 그러나 단일화 여론에 힘입어 울산에서 승리를 거둔 진보신당은 6.2지방선거에서는 정책과 가치의 공유에 근거해야 한다며 재해석한 단일화를 내놓았다. 자신들이 필요할 땐 단일화 여론을 적극 차용하다 상황이 달라지니 단일화에 힘든 조건을 달은 것이다. 

단일화에 대한 이중적 태도도 문제지만 진보신당의 더 큰 문제는 진보정당에 대한 국민적 호응을 자칫 완전히 날려버릴뻔했다는 것이다. 

지난 정권에서 진보정당의 정책과 가치는 국민적 지지를 많이 받지 못했다. 그러나 mb정권에 들어오면서 국민파업이란 명칭이 생길 정도로 진보적 가치와 정책들은 이해와 지지를 넓혀갔다. 국민들은 점차적으로 신자유주의의 폐해를 깨달기 시작했고 복지가 정치의 중심 이슈로 떠올랐다. 

이런 상황에서 민주노동당은 올바른 선택을 했다. 국민들이 진보정당의 가치를 수긍한다면 그 국민들에게 최대한 밀착하여 호응해야 한다. 민주노동당은 국민들이 원하는 것을 파악하고 그 방향으로 나아갔다. 단일화를 원하는 여론을 읽고 가장 적극적으로 단일화를 주도했다. 

진보신당은 6.2선거에서 민주당과 연대한 민주노동당에 대해 보수정당과의 연합으로 진보정치세력의 가치를 훼손했다고 비판하고있다. 그러나 정당 간의 연합은 우리 정치사에서 이례적인 일일뿐 다른 나라에서는 아주 상식적인 정치 행위이다. 그리고 mb정권에서 진보적 가치를 수긍한 국민들과 보조를 맞추는 것이기 때문에 민주노동당이 가치를 훼손당할 이유가 없다. 오히려 진보정당으로서 정치판을 주도했다는 점에서 대안세력으로서의 신뢰감을 더 높였을 뿐이다. 

진보정당들은 국민이 자신들의 진정성을 몰라준다며 원망하곤한다. 그런데 진보신당은 6.2선거에서 mb정권의 독주를 막기위한 단일화를 해달라는 국민의 속타는 마음을 외면했다. 정당과 국민 중 누가 더 상대의 속마음을 헤아려 봐야 하는가? 국민의 간절한 마음을 몰라준 진보신당이 국민이 자신들의 선의를 몰라준다고 말할 수 있을까? 

만약 민주노동당이 진보신당과 같이 행동했다면 어떻게 되었을까? 자신들의 진정성을 몰라준다고 원망하는 진보정당들이 정작 국민들 마음은 몰라주고 답답한 원칙론을 내세우는데 국민들은 크게 실망하고 진보정치를 외면하게 되었을 것이다. 민주노동당이 진보신당의 주장에 혹하지 않고 적극적으로 야권단일화에 나선 건 진보정당을 그런 위험에서 구해낸 것이라 할 수 있다. 하마터면 어쩔뻔했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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