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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번의 여론조사 전화를 받았다. 그냥 확 끊어버렸다. 회사라서 그랬지만 신경질적으로 확 끊어버린 건 설명해야할 부분이다. 참여정부 때는 안 그랬다. 집에서 몇번 받은 적이 있는데 질문을 끝까지 기다렸고 공손히 응대했다. 그런데 정권이 바뀌자 여론조사를 대하는 나의 태도가 180도 달라진 것이다. 

왜 그랬을까?

여론조사 응답율은 20%라고 한다. 1000명이 표본이라고 할 때 5000명에게 전화를 건 것이다. 5000명 중에 1000명이 대답한 여론조사는 얼마나 신뢰성이 있는 걸까? 

몇가지 가정을 해보자. 전국민을 전수조사 했을 때 여당과 야당의 지지율이 각각 30%이고 부동층이 40%라고 가정하자. 여론조사에서 여야의 지지율은 이것과는 다르지만 그건 당시 상황에 따른 결집력의 차이에서 기인한다고 봐아한다. 여야의 고정적 지지층에서 분위기에 따른 지지자들의 표현의 차이가 지지율을 가를 것이라고 본다.

이제 여야의 지지층과 부동층의 응답율을 고려해보자. 부동층은 소극적이라고 보고 40%중 10% 수준인 4%만 조사에 응하고 여야의 지지층은 각 8%씩 응답하여 응답율 20%를 맞춰진다고 보면 아래와 같은 식으로 표현되어질 수 있다. 여기서 %지수는 전체 조사대상자 5000명에 대한 비율이다.  

20%(응답율)= 4%(부동층) + 8%(여당지지자) + 8%(야당지지자)

위와 같은 수식대로 응답한다면 여야의 지지율은 40%대 40%가 된다. 그러지 않고 여당 지지자가 야당지지자보다 1% 더 많이 응답한다면 8.5:7.5의 싸움이 되고 지지율 상에 42.5%:37.5%로 나타난다. 1%의 응답율 차이는 5%의 지지율 차이가 되는 것이다. 10%의 지지율 차이는 응답율에서 2%의 차이만 보여도 가능한 것이다.

그렇다면 이런 여야 지지자의 응답율의 차이는 실제 일어날 수 있는 걸까? 30%의 지지자 중 여당 지지자는 9%가 응답하고 야권 지지자는 7%만 응답하여 여론조사 상에 10%의 차이를 만들 수 있을까?

충분히 가능한 것 같다. 내 경우만 봐도 그렇다. 내가 지지하는 정당이 정권에 있을 때 적극적이던 여론조사 응답이 정권이 바뀌자 태도가 돌변했다. 반대로 현 정권의 지지자들은 여론조사로라도 정권에 힘을 실어주자는 책임의식으로 여론조사에 적극적으로 응했을 가능성이 높다. 

천안함 사태로 인한 북풍도 야권 지지자들의 응답율을 더욱 낮추었을 것이다. 천안함에 의혹을 제기하거나 정부의 발표를 비판하면 친북세력으로 몰리는 판국에 그런 입장에 있는 정치인을 지지하는 건 유권자로선 부담스러운 일이다. 이런 분위기에선 여론조사라도 솔직한 정치적 표현을 하기 어려워하는 사람이 나올 수밖에 없다.

여당은 하나 지만 야권은 5개가 넘는다는 사실도 야권 지지자의 응답율에 부정적 영향을 끼쳤을 것이다. 여당 지지자는 하나의 당만 보고 간결 명쾌하게 자신의 입장을 정리할 수 있다. 그러나 정당에다 친노와 비노 등으로 갈려있는 야권은 여론조사에서 결집력을 보여주기 힘들다. 여론조사가 자신들이 지지하는 정당을 보여줄 수 없다는 걸 아는 지지자들은 응답에 소극적일 수밖에 없다.

여론조사는 과학이 아니다. 지지자들의 복잡한 심리까지 다 읽고 실제 속마음까지 읽기는 힘들다. 특히 공개적인 문화가 아닌 한국에서 여론조사는 유권자의 표심을 정확히 읽어내기가 더 어려울 수밖에 없다. 

선거는 응답율이 아니라 투표율의 차이다. 그건 지난 재보선 추세가 잘 말해주고 있다. 6.2일 결과는 발이 만드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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