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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풍이 과했나? 역풍이 일 조짐이 보인다. 역풍은 내부 여론의 반발이 아니라 외부에서 불어오고 있다. 북한이 전쟁태세에 들어갔다는 소식이 들리면서 전세계 증시가 요동치고 있는 것이다.

25일 한국과 일본의 증시는 3%가까이 폭락했고 이어서 열린 미국의 다우는 2% 가까운 폭락으로 1만포인트를 하회했다. 유럽증시도 비슷한 낙폭의 대폭락장을 보이고 있다. 주식이 폭락하면서 25일 하루만에 약 29조의 돈이 한국주식시장에서 사라졌다. 

천안함으로 인한 북풍은 그저 바람이지만 그 역풍은 실질적이다. 정부의 천안함 발표는 잠시 여론을 들끓게 하지만 그로인한 역풍은 29조라는 실물을 건드렸다. 자신의 재산을 잃었거나 잃을 위기에 놓인 사람들에게 북풍의 역풍은 패닉 그 자체이다. 신문을 보고 북한의 소행이라며 핏대를 세우는 북풍과는 비교할 수 없는 것이다. 

역풍은 북풍보다 더 실체가 분명하게 다가오고 금융시장의 속도만큼이나 빠르게 확산되고있다. 벌써 금융시장에선 'MB리스크라'는 말이 나오기 시작했다. 며칠 간의 증시폭락 사태를 두고 주식투자자들 사이에서 나오는 말이다. 천안함리스크가 아닌 MB리스크인 이유는 지금의 증시폭락장이 어쩔 수 없이 감수해야할 리스크가 아닌 MB '때문에' 발생한 리스크란 의미가 들어있다. 

총알도 신념을 뚫지 못한다(팍스넷 쟈끄리느)

이제 'MB리스크'가 여론에 회자되기 시작하면 북풍은 급속히 역풍으로 전환하게 될 가능성이 크다. 정부가 발표한 천안함 북한소행에 대한 분노보다 전쟁의 위기로 마비된 경제와 자신과 가족의 생명을 잃을 수도 있다는 위기감이 여론에 더 많은 작용을 할 것이다. 상황을 이지경까지 만든 정부에 대한 실망과 분노가 여론에 더 크게 반영될 가능성이 있다. 

천안함 발표에 대한 의혹은 둘째 문제이다. 어떻게 훈련 중이던 초계함이 북한의 잠수정에 공격을 당할 수 있고 적의 흔적도 찾지 못했냐는 비판이 제기될 것이다. 그간 정부가 주도한 북풍에 묻혀있던 재료들이 역풍에 다시 타오를 수 있다. 이리되면 MB는 북한과의 대결에 맞서는 지도자가 되는 게 아니라 한반도에 리스크를 일으킨 장본인이 되는 것이다.

한나라당이 정권을 잃었던 지난 10년 동안의 변화를 미처 생각하지 못하는 것 같다. 예전의 북풍은 말 그대로 바람이었다. 북풍이 경제에 파급되는 일은 거의 없었다. 그러나 오늘날 세계경제와 연결된 상황에서 한반도 긴장조성은 경제에 엄청난 부담을 준다. 지금의 북풍은 선거 때 한번 써먹는 그런 간단한 북풍이 아니다. 잘못했다간 국민들에게 천문학적인 경제 손실을 안길 수 있는 경제폭탄이다. 

역풍의 크기도 예전과 다르다. 과거의 역풍은 상대쪽을 결집시키는 방어적 역풍이었지만 지금의 역풍은 실질적인 피해와 불안에 대한 전면적인 저항이 될 수 있다. 당장 눈 앞에서 자신의 재산이 사라지는 마당에 한가하게 북한을 혼내줘야 한다고 맞장구 칠 사람은 없다. 국민의 재산도 못지키는 무능정권이라는 비난이 쏟아질 것이다. 

북풍은 끝났고 역풍은 이제 시작이다. 남은 7일 역풍은 선거판도에 어떤 변화를 가져올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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