티스토리 뷰

728x90
반응형



예상하지 못한 유시민의 극적인 승리였다. 솔직히 민주당이 빅2인 경기지사를 신생 참여당에게 내주는 위험을 감수할지 의심스러웠다. 단일화 합의안에 대해 참여당에겐 일말의 희망을, 민주당에겐 일말의 불안을 주었다는 유시민의 말도 그런 사정을 짐작케 했다. 야권단일화를 위해 유시민 측이 민주당의 입장을 이해해줬으면 하는 바램도 있었다. 여론조사도 김진표와 별 차이를 보이지 않아 단일화는 민주당 후보 선출을 위한 예상된 수순 정도로만 생각했는데 그런 상황에서 유시민이 승리한 것이다. 

유시민의 극적인 승리는 6.2 지방선거의 극적인 승부도 준비하고 있다. 불리한 승부에서 예상하지 못한 승리로 단번에 선거 분위기를 반전시킨 유시민의 단일화 승리는 2002년 노무현의 단일화 승리를 연상케한다. 유시민의 승리는 노무현과 닮았음에 그치지 않고 아예 그를 지방선거에 완벽하게 불러들였다. 유시민의 경기지사 야권 후보 확정은 이번 선거를 서울의 한명숙부터 시작해 이광재, 안희정, 김원웅, 김두관, 부산의 김정길까지 이어지는 노무현대 이명박의 대결전선의 화룡정점을 찍었다. 이제 6.2지방선거는 딱 한마디로 "노무현이 돌아왔다" 라고 말해질 수 있는 것이다. 

게임은 재밌어졌다. 노무현의 복수전 드라마가 되면서 지방선거 흥행은 이제 막을 수 없게 되었다. 죽은 노무현이 산 이명박을 쫒는 이야기에 유권자들은 빨려들고 더 재밌는 게임을 만들기 위해 참여하려 할 것이다. 흥행메이커인 유시민의 참여는 말할 것도 없다. 유시민의 입에서 나오는 발언들은 어김없이 다음날 지면 1면을 장식할 것이고 선거에 역동성을 줄 것이다. 눈과 귀가 쏠리지 않을 수 없는 선거가 된 것이다. 

이전까지의 여론조사는 별 의미가 없을 것이다. 그전엔 유시민이 경기도지사 될까 또는 할까라는 의구심의 바탕 위에서 이루어졌다. 유시민이 경기도지사 한다는 전제 하에서 김문수와 유시민이 맞붙는다면 유권자의 응답은 또 달라진다. 야권 대선 후보 1위인 유시민의 중량감이 부각되면서 승부는 혼전이 될 가능성이 크다.

여당인 한나라당으로서는 유시민의 등장도 그렇지만 그가 등장하는 과정에서 보여준 숨은표도 걱정이다. 유시민이 그렇게 양보했음에도 친노지지자의 표는 모든 걸 뚫고 유시민을 밀었다. 유시민의 단일화 승부는 선거 전에 미리 숨은 표의 위력을 확인해준 것이다. 그 숨은 표들이 밑바닥에서 얼마나 크게 형성하고 있고 정치적 성향은 무엇인지를 알려준 것이다. 지금 여당은 유시민의 승리보다 이 숨은표의 위력과 정체를 확인하고 패닉상태에 빠졌을지 모른다. 

유시민의 등장은 유시민의 지지자들도 선거전에 불러들였다. 유시민에겐 매니아라 할 수 있을 정도로 열성적인 지지자들이 있는데 이들은 지금 유시민의 경기지사 확정으로 누구보다 열성적으로 지방선거에 참여할 기세다. 각 지역의 야권 단일 후보들은 이런 유시민 지지자들의 지지와 참여로 선거에 큰 도움을 얻을 수 있을 것이다. 유시민이 아니라면 가능하지 않은 효과로 이것도 한나라당으로서는 신경쓰이는 유시민 효과다. 

노무현은 단일화를 성공하고 2002 대선에서 극적인 승리를 거두었다. 2002년 노무현 단일화와 여러모로 닮은 유시민의 단일화가 과연 그와 같은 효과를 거둘 수 있을까? 6.2선거 결과가 궁금해진다. 


반응형
최근에 올라온 글
최근에 달린 댓글
Total
Today
Yesterda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