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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월1일 부산역광장에서 있었던 부산노동자대회입니다. 




대회가 진행되는 뒤편에는 각종 행사와 전시물도 볼 수 있었습니다. 




이 패널은 낙동강 사진들입니다. 그러고보니 부산 노동자대회에 지율 스님이 오신다고 들었습니다. 아마 이 사진들은 지율 스님의 사진인 듯 합니다. 




혹시 근처에 계신가 둘러보았습니다. 지율 스님을 찾는 건 어렵지 않았습니다. 스님은 사진 주위를 맴돌고 계셨습니다.

지율 스님을 확인하고 사진을 찍을 기회를 기다렸습니다. 한 분과 얘기를 나누고 계실 때 카메라를 들어 셔터를 눌렀습니다. 사진 셔터 소리가 들리자 지율 스님이 얼굴이 저를 향했습니다. 얼굴에 다소 불편한 기색이 그려졌습니다. 갑자기 들이댄 카메라에 불쾌해졌나 싶어 눈인사를 드리고 양해를 구하려는데 스님은 들고있던 종이를 들어 찍지말라는 의미로 얼굴을 살짝 가리셨습니다. 

그 순간 스님이 미디어의 취재에 민감해 한다는 글을 최근에 읽었던 기억이 떠올랐습니다. 그 글의 글쓴이는 지율 스님이 취재하는 미디어의 정치적 성향을 가리는 게 아니라 스님의 멘트를 따서 크게 기사화하는 미디어의 보도 행태 자체에 거부감을 느끼고 있는 것 같다고 적었습니다. 

생각해보니 이러든 저러든 양해를 구하지 않고 사진을 찍은 나의 행동이 먼저 예의에 어긋나는 행동이었습니다. 일단 스님의 뜻을 존중해서 카메라를 내렸습니다. 몇마디 인사말을 드리고 이 상황을 마무리했습니다. 




그런데 시민을 대하는 스님의 태도는 전혀 달랐습니다. 카메라를 든 저에겐 거절을 표했던 지율 스님은 사진을 보는 시민들에게는 스스로 다가가 인사를 건네고 사진도 직접 설명하시 겁니다.  

스님의 뜻이 무엇인지 알 것 같았습니다. 스님은 미디어 등을 통해 이슈화 시키는 그런 작업이 아니라 직접 시민들에게 다가가고 싶었던 것 같습니다. 스님은 시민들을 미디어를 통해 자극하는 방법이 아니라 부처와 같은 깨달음을 주는 방법으로 4대강을 알리고 싶었던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4대강 공사에 누구보다 큰 호통이 나왔을 지율스님이 조용히 계셨던 이유를 알 것 같았습니다.

혹시 4대강 사진전을 보신다면 조용히 찬찬히 사진을 관람하십시오. 그러면 스님이 다가와 사진에 대해 얘기를 해줄 겁니다. 그러나 스님을 찾아다니고 요란을 떨면 스님은 조용히 피하실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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