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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월5일 오늘은 어린이날입니다. 이날만은 어떡해서라도 아이들과 놀아줘야 한다는 책임감에 집에서 온라인게임하겠다며 미적거리는 아이들을 끌고 무조건 밖을 나섰습니다.   




인근 경마공원을 찾아갔는데 역시나 사람들로 넘쳐났습니다. 공짜 솜사탕을 나눠주는 줄은 15분을 기다리다 기다린 줄보다 남은 줄이 훨씬 더 많은 걸 확인하고 결국 포기하고 말았습니다. 




그런데 이런 분주함 가운데 간혹 휴대폰을 들고 삼매경에 빠진 사람들이 보였습니다. 혹시나해서 기웃거려봤는데 역시나 아이폰 사용자였습니다. 

아이폰과 다른 휴대폰은 사용자는 얼굴을 봐도 구별할 수 있었습니다. 보통 휴대폰은 그냥 시간이나 때우자는 표정으로 주변을 살피는 기미가 어느 정도 느껴지는데 아이폰 사용자들은 정신을 완전히 빼앗긴 모습이었습니다. 




이날 본 '아이폰 삼매경'에서 가장 히트는 바로 이 장면입니다. 배터리가 다 떨어진 아이폰을 봉다리에 담아 콘센트에서 충전하는 모습입니다. 

이 장면을 헤아려보면 이런 거 같습니다. 아이들을 놀게하고 아빠는 아이폰을 할 생각이었습니다. 그런데 휴대용 아이폰 충전기가 좀 비쌉니까. 아이폰도 보통 금액이 아닌데 거기다 액서사리까지 다 장만하기엔 망설여졌겠죠. 그래서 휴대용 충전기가 없는 아빠는 집의 충전기를 그대로 들고나갔습니다. 그리고 마침내 배터리가 다 떨어졌고 아쉽지만 잠시 아이폰을 내려놓고 콘센트에 꼽아충전해야 했습니다. 콘센트 앞에서 하고 싶은 생각도 간절했지만 그랬다간 아내에게 인간취급 못받을지 몰라 차마 그러지는 못했을 겁니다. 아빠는 이 소중한 아이폰을 비니루 봉다리에 담아 걸어놓고는 조금 떨어진 곳에서 충전되기만을 기다렸던 것입니다.   

이걸 뭐라고 불러야 할까요? 휴대용 봉다리 충전기인데 줄여서 '봉데리'라고 할까요? 

한국의 휴대폰회사와 통신회사들이 아이폰에 반격을 준비한다는 소식이 들립니다. 삼성에서 안드로이드 기반의 갤럭시폰을 낸다는 기사가 얼마전 도배되기도 했습니다. 그러나 이런 장면들을 보면 삼성이 반격의 제품으로 내놓는 갤럭시가 효과를 거둘지 의문입니다. 이 정도의 열풍을 깨트리고 파고들 제품이 그렇게 쉽게 나오는 건 아닙니다. 새로나온 갤럭시폰이 과연 저런 모습을 만들 수 있을까요?  

mb정권 들어 외국 상표를 단 서비스와 제품들이 거침없이 우리 안으로 파고들고 있습니다. 아이폰과 트위터가 쌍끌이로 50만을 넘어 백만을 향해 달려가고 있습니다. 전에는 외제 상품이라면 주저하던 한국소비자들이 mb정권 들어 외제 소비에 거침없는 모습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외제 쓰는 사람이 더 쿨하게 보이는 세상이 다시 돌아온 겁니다. 

이러한 외제 열풍은 정부에 실망한 시민들의 소비반격이 아닐까 하는 생각을 하게 됩니다. 반민주적인 정부의 행태에 실망한 시민들의 국가에 대한 자부심은 점점 옅어지고 정부의 오류를 그대로 투영한 국산 상품과 인터넷 서비스 등에 시민은 진저리까지 치게 되면서 구글이나 트위터, 아이폰 등의 글로벌 상품과 서비스에 대한 망설임 없는 소비로 이어지고 있는게 아닌가 하는 것입니다.  

국내기업들이 외국산 상품에 대항해온 전략 중 하나가 애국심이었습니다. 그러나 시민을 실망시키는 정부 하에서 애국심 마케팅은 잘 작동하지 않는 것 같습니다. 다시 시민이 나라에 자부심을 느껴야 국내 기업들은 시민의 애국심을 자극할 수 있을 겁니다. 그렇다면 아이폰과 트위터에 위협받고 있는 한국의 휴대폰 회사와 인터넷 서비스 회사가 해야할 가장 우선적 마케팅은 시민들의 국가에 대한 자부심 회복입니다. 

당장 기업들이 어찌해볼 수 있는 마케팅은 아닙니다. 그래서 아이폰과 트위터의 앞날은 거침없어 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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