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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월 24일 오후 다음 메인에 뜬 천안함 함수 인양 관련 기사이다. 기사는 천안함의 인양된 함수 절단면이 "한마디로 처참하다"고 쓰고 있다.

현재 천안함사태는 어뢰냐 좌초냐의 여부가 핵심 쟁점이다. 정부와 주요 언론은 공개되지 않은 일지와 영상 등은 제쳐두고 그 쟁점을 가려줄 열쇠는 오로지 함수와 함미의 절단면만이 쥐고 있는 것으로 몰아가고 있다. 절단면이 깨끗하면 어뢰가 아니고 그렇지 않으면 어뢰 가능성이 크다는 식이다. 이런 상황에서 언론이라면 사태 판단의 결정적 요소가 된 절단면에 대한 언급을 신중히 해야 한다. 언론이 선택한 절단면에 대한 표현에 따라 천안함 사태는 전혀 다른 상황으로 치달을 수 있기 때문이다. 정말 최악의 경우엔 전쟁이냐 아니냐를 가르는 선이 될 수도 있다.


사진 원본 보기 : 가려진 천안함 함수 절단면


주요 언론들이 '처참', '너덜너덜', '갈기갈기' 등으로 표현하는 함수는 어떤 사진에선 아주 깨끗한 모습을 보여주기도 한다. 함수 상부의 비교적 온전한 모습은 그물에 가려진 절단면에 대해 처참할 것이라는 추측에 이르게 하지 않는다.   

군함을 칼로 정확히 베지 않는 이상 너덜너덜한 면은 생길 수밖에 없다. 따라서 바다 위에서 두동강 난 천안함의 절단면을 두고 쓴 너덜너덜하다는 수식어는 상대적인 표현일 수밖에 없다. 이럴 경우 어뢰와 좌초를 구분할 수 있는 너덜너덜함의 기준이 필요하다. 어뢰에 맞았다고 하기엔 절단면이 깨끗하다거나 하는 그런 접근이 필요한 것이다. 그러나 천안함을 중계하는 언론들은 그런 고려 없이 너덜너덜하다는 단어를 일반적 표현에 기대어 사용하고 있다는 느낌이다. 




46명의 희생자를 연상시키는 절단면이 처참해보일 수 있다. 바다 위에서 두 동강 난 배의 절단면이 처참하지 않다면 그게 더 이상할 것이다. 그러나 절단면에 대한 일반적·정서적 표현은 어뢰에 무게를 실어 전달할 수 있다. 어뢰냐 좌초냐를 가를 절단면의 상태 여부에 모두 주목하는 지금 천안함 절단면의 표현은 좀 더 고민해서 찾아야 하는 것이다. 




한 네티즌은 절단면에 대한 언론의 보도행태를 두고 "벌거벗음 임금님 놀이하냐?"는 비아냥을 던진다. 벌거벗은 임금님을 앞에 세우고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옷이라고 외치는 재봉사 처럼 한국언론은 46명의 천안함 희생자를 앞세우고 '너덜너덜이요'하며 행진을 하고 있다. 아직은 그들의 행태에 아무도 웃지 않고 그냥 바라보고 있는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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