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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무현 지지자의 최대의 원수는 검사들이다. 검사들은 노무현과 임기 초부터 각을 세우더니 결국 퇴임 후 노무현을 죽음으로 몰아갔다. 노무현도 가장 후회했던 것이 검찰을 개혁하지 못한 것이었다. 검경 수사권 조정과 공수처(고위공직자비리수사처) 설치를 밀어붙이지 못한 것을 정말 후회했고 자신과 동지들이 당한 모욕과 박해는 그에 대한 대가라며 자책하기도 했다 한다. 

어찌보면 2007년 대선은 김대중과 노무현 정권을 거치며 점점 자신들의 권력과 역할이 축소되어가는 검사들이 다시 자신들의 세상을 열기위한 쿠데타였다. 검사들은 BBK사건의 많은 의문들을 외면하면서 이명박 대통령 집권에 최대의 공을 세웠고 집권 후부터는 정권에 비판적인 언론과 시민단체 등을 수사하며 정권을 지켰다. 

한겨레와의 인터뷰에서 평검사와의 대화에 참여했던 어떤 검사는 이명박 정권이 더 좋다는 말을 했다. 피디수첩 보도에서는 강금실 법무장관 때 검사들이 술접대 받는 걸 자제했다는 얘기도 나왔다. 이를 볼 때 검사들이 이전 정권을 불편해했고 현 정권에는 호의적인 건 분명한 것 같다. 이런 사례들도 검사들이 현 정권 창출에 적극적인 협조 세력이었다는 개연성을 뒷받침한다.    

쿠데타 세력과의 싸움이다. 그런데 그 쿠데타 세력이 법을 다루는 검찰이다. 법을 동원하기 힘든 상대로 그에 맞설려면 여론을 동원할 수밖에 없다. 그래서 나선 것이 피디수첩이다. 이탈리아의 마니폴리테가 검사들이 마피아에 맞서 싸운 싸움이라면 한국에서 역할이 바뀌어 검사들이 마피아 역할을 하고 피디수첩이 검사의 역할을 하며 여론을 놓고 대결을 벌이는 것이다.

검찰의 반격은 방송 전부터 시작되었다. 22일 방송된 피디수첩에서 부패 검사로 지목한 박기준 부산지검장은 민형사 소송을 각오하라며 피디에게 협박에 가까운 말을 쏟아부었다. 검사들의 부패를 고발했던 정씨는 심한 압박감에 23일 자살까지 시도했다. 방송이 예고되자 검찰은 피디수첩 20일 방송분에 대해 명예훼손이라며 압박을 하기도 했다. 

다른 건 몰라도 검찰이 명예훼손 운운한 부분은 개콘 못지않은 웃음을 자아낸다. 노무현과 한명숙 전 총리 수사에서 검사들은 피의사실을 아무렇지도 않게 언론에 흘렸다. 그렇게 피의자의 명예를 아무렇지도 않게 훼손해온 검사들이 자신들의 명예훼손엔 이렇게 민감한 걸 보면 참 파렴치하다는 생각이 안 들 수 없다. 자신들은 각오도 하지 않고 남들을 그렇게 쑤셔댔단 말인가.

7년 전 노무현 대통령과의 대화 끝나는 날 그들의 밤은 어떠했을까? 선배 검사들이 후배들 수고했다며 격려차 술이라도 한 잔 사지 않았을까. 만약 그렇다면 그 술은 피디수첩에 보도된 것처럼 관례대로 스폰서가 계산했을 가능성이 높지 않을까. 그날밤 검사들은 아가씨들이 tv에서 봤다는 말을 안주삼아 대통령과 맞장 뜬 스스로에게 뿌듯한 맘을 만끽하면서 술맛살맛을 즐기지 않았을까. 이런 상상에까지 이르면 치 떨리는 몸이 주체가 되지 않는다.  

이왕 상상한 거 하나 더 보태보자. 지금 박기준 부산지검장이 가장 걱정하는 것은 무엇일까? 부패한 검사에 대한 비판? 아니 그보다는 스폰관리도 제대로 못하는 게 검사냐는 내부의 질책이 아닐까. 외부의 비판이야 내부의 이해만 구하면 얼마든지 검사의 권력으로 요리할 수 있다는 생각을 하지 않을까. 그동안 검사들이 보여준 무소불위 안하무인의 행태를 볼 때 이런 상상이 쉽게 떠오른다. 진상조사단 내부에서도 검찰에 대한 도전이라면서 적당히 끝내고 덤빈 놈들 손보자는 말이 오가지 않을까? 

세상 무서운 줄 모르고 설치는 검사 나부랭이들이 피디수첩에게 당한 이번 장면은 통쾌하다. 역시 펜이 권력을 이겨야 한다. 조선일보가 그에 편승해 조금 더 설치더라도 검사 것들이 룸살롱에서 질펀하게 놀면서 펜을 우습게 알고 덤비는 세상보다는 낫다. 피디수첩이 이번에 펜이 권력 위에 있다는 걸 확실히 보여주기 바란다. 기자 무서운 세상이 다시 와야 한다는 걸 국민에게 알려주기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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