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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안함 함미가 인양되자 보수언론을 중심으로 외부 충격에 의한 침몰 가능성이 강하게 대두되고 있다. 이에 대해 다른 의견도 있지만 현재 방송 3사와 보수언론들은 외부충격을 기정사실화 하고 있는 상황이다. 

외부충격 가능성이 높아지자 가장 신이 난 것은 한나라당이다. 나경원 의원은 한 방송과의 인터뷰에서 "현재로선 북한에 의한 것으로 약 80% 정도 강하게 추정되고 있는데 그렇다면 결국 지난 (좌파정권) 10년 동안 4조원을 북한에 퍼준 것이 어뢰로 돌아왔을 가능성이 높다"며 야당을 공격했다. 한나라당 지방선거기획위원장인 정두언 의원도 16일 불교방송 인터뷰에서 "천안함 사태같은 국가안위 상황이 발생하니까 여론이 바뀌더라. 수정안이 오히려 충청도에서 높게 나오기도"한다며 천안함 소식에 대해 희색을 감추지 못했다.

북한의 도발 가능성에 대해 보수정당인 한나라당이 목소리를 높이고 민주당 등 진보정당들이 난색을 표하는 건 우리가 흔히 보아오던 모습이다. 그런 관성이 있기에 천안함 함미가 인양된 후 쏟아지는 한나라당의 정치적 공격은 낯설지 않다. 그러나 북한이 도발하는 모든 경우마다 한나라당이 목소리를 높일 수 있는 건 아니다. 이번 경우가 바로 그렇다. 

보수언론의 주장대로 어뢰의 공격에 의한 침몰이라고 한다면 이는 한국의 바다가 적에게 완벽하게 뚫렸다는 말이 된다. 북방한계선이 아닌 내부 깊숙한 지점에서 당했고 당한 후에도 어떻게 당했는지 파악조차 되지 않고 있다. 게다가 천안함 침몰은 한미합동훈련중에 일어난 일이다. 이런 상황에서의 침몰이라면 논란의 무게는 적의 도발보다 국방의 실패로 쏠릴 수 있다. 

국방시스템의 심각한 실패는 북한에 대한 정치적 입장 차이로 정리될 수 있는 것이 아니다. 천안함 침몰은 정치적 이데올로기에 따라 공수가 결정될 수 없는 사건이다. 이건 대북한 관계에서의 오판의 문제가 아니라 국방시스템의 치명적 결함이다. 그렇다면 천안함 침몰이라는 국방시스템의 실패에 가장 비판을 받아야할 쪽은 정부이다. 천안함 침몰에 대해 여당인 한나라당은 비판할 입장이 못된다.

한나라당이 좌파정권이라고 비난하는 진보정권은 지난 연평대전에서 대승을 거둔 바 있다. 그럼에도 당시 민주당은 한나라당으로부터 희생자에 대한 대우가 나쁘다거나 승리의 의미를 축소한다는 비난을 들었다. 승리한 해전도 비난받는데 우리 진영 깊숙이 침투한 적에게 싸워보지도 못하고 그냥 당하게 만든 이 정권은 어떤 비난을 들어야 합당할까. 그런데 이 정권의 여당은 거꾸로 야당을 공격하고 있다.  

정권의 가장 큰 의무는 국방이다. 국방의 실패는 정부의 가장 큰 실패라 할 수 있다. 그런 점에서 이 정권은 지난 어느 정권에서도 없었던 큰 실패를 보여준 정권이다. 나경원 의원이 천안함 침몰을 야당의 책임으로 몰아붙인 것은 역으로 야당에게 정권의 국방실패를 거론할 수 있는 물꼬를 터준 일이 될 수 있다. 희생당한 군인들에 대한 국가적 애도 분위기상 그리고 북한에 대한 정치적 입장 때문에 정권의 국방실패에 대한 비판을 자제한 야당이 이제 나경원 의원 덕분에 못할 말이 없게 된 것이다. 

여당은 야당으로부터 적에게 어뢰를 맞고도 파악도 못하는 국방마비정권이 앞으로 젊은 군인들을 얼마나 희생시키겠냐는 비판을들을 수 있다. 이런 정권에게 우리의 자식과 생명을 맡겨도 되겠냐는 말도 나올 수 있다. 과연 여당과 정권이 이런 비판을 감당할 수 있을까. 한번 해볼테면 해보라. 어뢰 처맞은 정권이 참 뻔뻔하다는 욕이 다시 이어질 지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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