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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이 최후로 믿는 건 군인이다. 군은 국민의 재산과 생명을 지켜주는 마지막 보루이다. 그래서 국민은 항상 든든한 군인의 모습을 보고 싶어 한다. 우리를 지켜주는 강인한 군대를 보며 안심하고 생업에 종사하게 된다. 

군인의 이런 역할이 있기에 군인은 국민에게 보여지는 이미지를 많이 신경쓴다. 군인의 자세가 항상 강조되는 것은 그때문이다. 어려운 일이 있어도 내색하지 않고 두려워도 두려움을 보이지 않는 군인의 자세야말로 그래서 진정한 국방일지 모른다.  

그런데 4월7일 오전 국민들은 창군이래 사상초유의 군인의 모습을 보았다. 국민과 영토를 지키는 강인한 모습의 군인이 아니라 국민이 지켜주고 보듬어야할 50명이 넘는 군인의 모습을 보았다. 군복 대신에 환자복을 입은 50명의 군인들은 일부 부상을 입었고 부상을 입지 않아도 아픈듯 초췌했고 때로는 울먹였다. 




군인도 인간이나 아픈 건 당연하다. 그리고 그 아픔도 충분히 치료되어야 한다. 그러나 큰 외상이 없어보이는 군인이 환자복으로 나타나고 국민 앞에서 속 상처를 고스란히 내보이니 국민으로선 좀 난감한 느낌마저 든다. 46명의 동료들을 잃은 슬픔과 충격은 이해하지만 5천만 국민이 보는 앞에선 우리가 항상 기대했던 군인의 자세를 지켜줄 수는 없었을까. 군인으로서 그 아픔을 잠시 삼킬 수는 없었을까?

혹 다른 나라에서도 이렇게 수십명의 군인이 환자복을 입고 기자회견을 한 사례가 있을지 궁금하다. 다른 나라의 사람들도 이런 모습을 볼텐데 그들이 어떻게 생각할지도 좀 걱정이 된다. 군인은 국민에 대한 믿음 뿐 아니라 다른 군대에 대한 위엄도 가져야한다는 생각을 해보면 환자복이 또 맘에 걸리게 된다.

앞으로도 50여명의 환자복 입은 군인의 모습이 뇌리를 떠나지 않을 것 같다. 그러면서 과연 군은 우리를 지켜줄 수 있을까란 불안과 의문도 항상 따라다닐 것 같다. 한번 새겨진 이미지는 강력하게 남는 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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