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군은 천안함 사고 발생 시각을 세번 바꿨다. 그런데 그 시각 마저 틀렸다는 강한 의혹이 제기되고 있다. 4월 3일 mbc뉴스데스크는 천안함 소속 2함대사령부가 최초 상황 발생을 밤 9시 15분 해군작전사령부에 보고했다는 군 상황 관련일지를 입수했다고 밝혔다. 이는 군이 발표한 사고발생시각 9시 22분과 7분이 차이가 나는 것이다. 

mbc 뉴스데스크가 입수했다는 군의 관련 상황일지는 여러 다른 정황 증거들과도 들어맞는 시간이다. 해경에 의하면 해경은 9시 15분 천안함에 물이 샌다는 상황보고를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배 안에 있던 실종자의 휴대전화 문자메시지와 전화가 끊긴 시간도 바로 그때이다. 

지금까지 제기된 천안함 관련 의혹에 대해 군은 몰랐다거나 국방기밀이라 밝힐 수 없다는 태도로 보여왔다. 그러나 상황일지와 같은 문서증거는 그런 식으로 뭉갤 수 없는 직접적인 증거다. 더군다나 mbc가 입수한 상황일지는 다른 여러 정황증거들과도 일치하고 있다. 여기에 대해선 교신일지를 공개하는 등의 정확하고 명쾌한 해명이 필요하다. 이쯤에서도 계속 국방기밀을 내세우고 말로만 부인한다면 그런 군에 대해 국민들은 고개를 갸우뚱하게 될 것이다.   

만약 군이 거짓말을 했다면 이건 대단히 위험한 사태다. 군인의 거짓말은 안보와 직결된다. 전시라면 군인의 거짓말은 국가를 위태롭게 할 수 있다. 따라서 군인의 거짓말에 대해선 선처나 용서가 있을 수 없다. 거짓말을 한 군인과 그 거짓 명령계통에 가담한 사람들은 밝혀지는 즉시 군사재판에 세워 죄의 유무와 경중을 가려 일벌백계해야 한다. 외부의 적으로부터 지키는 일보다 그런 내부의 불순한 자들을 가려내는 게 국가안보에 더 시급한 일이기 때문이다. 

mbc의 상황일지가 진짜라면 또 다른 불행한 일이 있을 수 있다. 군은 천안함의 군인들이 일상적인 상황에서 갑자기 사고를 당했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mbc가 입수한 상황일지는 천안함이 이미 어떤 문제를 발견했고 이후 비정상적인 움직임을 보이다 침몰한 걸로 나온다. mbc 상황일지는 천안함의 군인들은 이미 사고를 인지하고 그에 대응하다 죽었다고 말하는 것이다. 

군은 사고 당시 천안함의 군인들이 빨래를 하고 목욕을 하며 점호를 준비하고 있었을 것이라고 추정하고 있다. 후타실에 있던 5명의 병사에 대해선 운동을 하고 있었다는 추측을 내놓고 있다. 만약 mbc의 상황일지가 사실이라면 군은 지금 천안함에서 숨진 46명에게 엄청난 죄를 저지르고 있는 것이다. 배를 지키려다 살신성인한 군인을 한가하게 목욕하고 헬스하다 어이없이 죽은 군인으로 기록하는 것은 실수로라도 결코 저질러서는 안되는 죄이다.  

일촉즉발의 상황에서 두려움을 이겨내고 배를 지키기 위해 살신성인하다 죽은 군인들이 샤워나 헬스를 하다가 죽은 걸로 기록되었다고 생각해보라. 이건 그야말로 개죽음이다. 누가 이런 국가를 지키고 싶겠나. 더렵혀진 자식과 형제의 죽음에 가족은 또 얼마나 몸서리 칠 것인가. 만약 알고도 그런 것이라면 목숨보다 명예를 더 소중히 여기는 군인에게 이것은 이건 살인보다 더한 인격살인이다. 동료로서 그들의 죽음이 잘못 기록되는 걸 그냥 지켜만 봤다면 그건 거짓 기록한 자들 이상의 죄이다.   

지금 백령도 앞바다에 악취가 진동하고 있다. 군이 밝히지 않고 회피할 수록 악취는 백령도 해안에 깊이 배일 것이다. 그 어떤 국방기밀도 지금 이 상황을 해소하는 것보다 중요하지 않다. 군에게 지금 가장 시급한 것은 백령도에서 악취를 걷어내는 일이다. 적에 대한 불안보다 명쾌한 해명을 하지 않는 군에 대한 불안을 국민들은 더 강하게 느끼고 있다. 5천만 국민이 백령도 해안에서 숨진 천안함의 군인들의 악몽을 꾸지 않도록 군이 빨리 나서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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