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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월 19일 인사동의 한 음식점에서 원혜영 의원과 십여 명의 
블로거들과 간담회를 가졌다.




원혜영 의원은 소폭주를 마셨다. 맥주를 반쯤 따르고 그 남은 컵의 반은 소주로 채웠다. 
남들에게 술을 권할 때도 상대가 맥주 잔을 들고 있으면 
당연히 소폭이려니 하고 자신의 주조법대로 술을 따라주었다. 
원혜영 의원 스스로도 주로 마시는 술은 소폭주라고 했다.

원혜영 의원 자신은 술을 좋아하는 사람이 절대 아니라고 했지만 
아마 그 자리에 있던 사람들은 그 말을 그냥 흘려들었을 것 같다. 
원혜영 의원은 술잔을 들고 얘기하다 말이 한 단락 끝나면 술 한 모금을 들이켜 마른 입을 적셨다. 
간담회에서 찍은 사진 대부분 그의 손엔 술잔이 들려있었고 술을 따를 때 잠시 술잔이 손에서 떨어졌다.

그런 원혜영 의원에게 요즘 고민이 생겼다. 
드디어 절주를 고민하기 시작한 것이다. 
처음 원혜영 의원은 맥주든 소주든 하루에 3잔 이내를 목표로 했다. 
그러고보니 원혜영 의원이 소폭주를 즐기는 것도 3잔이라는 음주량 제한에서 
술을 조금이나마 더 맛보기 위한 꼼수(?)가 아닐까 싶다.

하지만 소폭주였음에도 원혜영 의원의 절주  결심은 잘 지켜지지 않았다고 한다. 
사람들을 만나다보면 점심 쯤에 이미 하루 할당된 3잔을 다 써버렸던 것이다. 
명색이 국회의원이 사람들 만나서 술 한잔 받지도 못하고 밍숭맹숭 있을 수는 없었다. 
그래서 원혜영 의원은 하루 할당량을 2잔 더 늘려 5잔으로 했다. 

그러나 하루 5잔도 지키기 힘들다는 게 곧 밝혀졌다. 
할당된 5잔을 모임마다 분배하는 게 어려웠다. 
첫번째와 두번째에서 각 2잔 씩 먹었으니 나머지 모임에서 1잔만 먹는다는 식으로 술잔을 계산한다는 게 
성가신 건 둘째치고 좀 웃기는 일이었다. 
보좌관한테 술잔 세어달라고 할 수도 없고 말이다.  

원혜영 의원은 절주법을 또 바꾸었다. 
이제 술잔의 기준을 하루가 아닌 회수로 변경했다. 
하루 5잔이 아니라 모임마다 5잔 이내로 먹기로 했다. 
하루에 모임이 한번 있으면 5잔, 두번 있으면 10잔, 세번 있으면 15잔... 
결국 이렇게 해서 원혜영 의원의 절주법은 '절주법'이 아니라 그냥 '주법'이 되어버렸다. 

정치인들이 술을 조절한다는 게 참 쉽지 않다. 
사람이 만나면 술이 오가는데 정치인은 그런 자리를 주로 찾아가는 사람들이다.
모임이 잦아서 하루에 몇 잔 할당하는 식으로 제한하기도 힘들다. 
술이 걱정되어 절주를 결심한 정치인들이라면 
절주법이 주법이 되어버린 원혜영 의원의 얘기에 크게 공감할지 모르겠다.  

정치인 원혜영의 절주의 고충은 이해할만하다.  
그러나 매회 5잔은 좀 지적해야 겠다.  
기준을 하루에서 모임 회수로 바꾸면서 왜 잔 수는 구렁이 담넘어가듯 그대로 두었는가.
기준이 바뀌면 하루 잔 수가 대폭 늘어나는 걸 알면서도 그대로 둔 건 의도적이라 할 수 있다.
다른 사람이라면 모르겠으나 법을 만드는 국회의원이 이렇게 
자신이 원하는대로 절주법을 변경하는 걸 가만 지켜볼 수는 없다.
국법을 입안하듯 원혜영 의원은 자신의 절주법도 엄격하게 도입하고 집행해야할 것이다.

국민으로서 원혜영 의원에게 절주법을 제안한다. 
술은 매회 3잔으로 하고 저녁 6시 이후부터 허용한다. 
점심에는 특별히 딱 한 잔만 드시라. 땅땅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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