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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월 18일 목요일자 매일경제에 1면에 삼성이 새롭게 변신하고 있다는 내용의 기사가 실렸다. 관련기사가 3면 전체에도 이어 실렸다.   
 



경제신문에겐 역시 삼성 아닌가. 뻔한 홍보성 기사려니 생각하고 읽어봤는데 의외로 실효성 있는 비판과 진단이 눈에 띄었다. 




일단 급여 부분은 고민을 많이 한 흔적이 보였다. 비정규직화라던가 이런 부분에 대한 처방이 없어 여전히 불만족 스러운 것이긴 하지만 삼성이 자신들의 문제를 어느 정도 인식하고 그에 맞는 처방을 시작했다는 느낌이 들었다.  

그러나 조직과 인사 부분의 처방은 여전히 의문스럽다. 




사실 이 부분은 삼성에게 기대조차 하지 않는다. 직원을 철저히 관리하기로 유명해서 '관리의 삼성'으로 불리는 삼성이 저런 몇줄 처방으로 조직의 변화를 이루어낼 것이란 생각을 하는 사람은 거의 없다. 삼성의 창조적 변신은 그래서 택도 아닌, 어림반푼어치도 없는, 귀신 씨나락 까먹는 소리로 들리는 것이다.  




예전에도 삼성은 여러차례 조직의 변화를 꾀하는 이벤트를 벌였지만 여지없이 실패한 경험을 가지고 있다. 오히려 조직을 변화시키겠다고 도입한 조치들은 사내 혼란만 일으키고 직원들을 더 힘들게 했다. 이건희씨가 마누라 빼고 다 바꾸라고 했지만 사실 삼성 바꾸기보다 마누라 바꾸는 게 더 쉬워보인다. 그리고 그렇게 말한 이건희씨가 바로 조직의 변화에 가장 큰 걸림돌이다. 




이건희 회장이 내린 지시사항은 북한 김정일의 교시와 비슷한 위상을 가지고, 신입사원들은 회장의 어록을 공부한다. 회사의 최고 엘리트인 임원들조차 이건희외 회의 시간엔 화장실에 갈 수 없다. 이런 이건희씨가 변화를 외치니 아래에서는 '변화'라는 구호만 외치게 되는 것이다. 




매일경제 기사는 마지막 부분에서 이건희씨가 "오래전부터 창조경영을 주창했으나 임직원들이 잘 깨닫지 못했는데 애플 쇼크 이후 창조적 조직문화의 중요성을 실감하고" 있다는 관계자의 멘트로 끝을 맺었다. 마지막 부분 이건희 멘션을 보고 실소를 터뜨리고 말았다. 무선통신사업부 직원 70%가 스마트폰을 쓰지 않는다며 자신들에겐 냉정한 진단을 내리다가 마지막에 변신의 핵심 걸림돌인 회장님어록을 펼쳐드는 삼성을 보고 이번에도 몇달 안가는 이벤트에 그치겠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회장님 어록을 받들어 변화하겠다는 삼성에게 아무런 기대를 안하는 게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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