티스토리 뷰

728x90
반응형



3월 13일부터 14일까지 부산 벡스코에서 코스프레가 있었습니다. 태어나서 처음 본 코스프레 행사라 여러가지로 흥미로웠습니다.먼저 사진 몇 장 보시고. 




내가 본 중 가장 색감이 멋졌던 코스.




내가 본 중 가장 귀여웠던 코스.




코스프레 행사의 주인공은 대부분 중고등학교 학생들이었습니다. 대담한 의상을 입은 아이들의 모습도 놀라웠지만 더 놀라웠던건 카메라 앞에서 아주 태연히 포즈를 취하는 아이들의 대담함이었습니다. 아이들은 포즈를 부탁하면 주저하지 않고 자세를 취했습니다. 현실과 동떨어진 의상에 약간의 눈치를 보던 태도가 카메라 앞에만 서면 퍼포먼스에 열중하면서 아주 자연스러워졌습니다. 

 아이들은 카메라 앞에 노출되는 것을 정말 즐기고 있었습니다. TV에서 보던 연예인들 화보 찍는 그대로의 모습이 벡스코 전시장 곳곳에서 벌어졌습니다. 별세계에 온 느낌이었고 아이들이 나와는 전혀 다른 종족이라는 느낌이 들었습니다.   
 

서로 내공을 겨루는 듯한 두 종족의 모습



코스프레 현장에는 종족이 하나 더 있었습니다. 바로 코스프레 분장을 한 아이들을 찍는 카메라 종족입니다. 코스프레를 한 아이들이 연기에 열중하는 만큼 카메라 종족도 코스프레를 담는데 빠져있었습니다. 찍히려는 사람과 찍으려는 사람, 두 종족이 어우러져 코스프레 행사를 활기있게 만들고 있었습니다. 

이렇게 행사장에서 자주 만나다 보니 두 종족 사이엔 친분도 생긴 것 같았습니다. 아는 척 하며 서로 인사를 나누는 모습이 여기저기 보였습니다. 두 종족 사이에 지배하는 질서도 있는 것 같았습니다. 초면으로 보이는 사람 끼리는 메일 주소 등을 주고 받는 걸 볼 수 있었습니다. 




코스프레가 코스프레를 찍길래 특이하다 했는데 포즈를 취하고 있는 남자가 이쪽에선 유명하다고 합니다. 그래서인지 그의 강렬한 눈빛 연기에 사진기를 들이대지도 못하고 잠시 주춤거렸습니다. 




그러고보니 남자 코스프레가 거의 보이지 않았습니다. 코스프레를 하는 남자는 많이 없다고 합니다. 이런 밀리터리 코스프레에서 좀 볼 수 있는 정도.




이날 본 가장 어린 코스프레입니다. 물어보니 초등학교 6학년이라고 대답합니다. 정말 귀여운 녀석들입니다. 몇학년이야 물을 땐 선생님 질문에 머뭇거리는 학생처럼 눈을 동그랗게 뜨더니 사진 찍자 하니까 금새 표정을 바꾸어 신나서 포즈를 취해줍니다. 




가장 강렬한 인상을 받은 코스프레였는데 눈색깔이 빨간색이어서 어떻게 한거냐고 물어보니 렌즈라는 당연한 대답이 돌아왔습니다. 렌즈 가격은 5만원이라고 합니다. 알아보니 옷은 좀 화려한 건 30만원 넘는다고 합니다. 역시 독특한 모양과 화려한 디자인에서 짐작은 했는데 아이들에겐 만만찮은 취미였습니다.




서로 분장을 해주는 모습.




할아버지가 아이를 하나 붙잡고 이야기를 시키길래 뭔가 하고 들어봤습니다. 할아버지는 이거 공짜로 봐도 되냐고 묻고 있었습니다. 혹시나 누가 돈내라고 하는 건 아닐까 걱정하셨던 건 아닌지.




그외 아이들 모습입니다.




우리 세대는 자신을 표현하기 위해 최소 30년 정도가 필요했던 것 같습니다. 30대 정도 되어서야 어디서 자기 얘기할 수 있을 정도. 이 정도도 빠른 경우에 그랬습니다. 그러니 이렇게 자신을 재밌고 당당하게 표현할줄 아는 아이들의 모습을 보고 제가 대견함을 느끼는 것은 당연했습니다. 표현해야 존재하는 이 시대를 아이들이 제대로 살고 있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코스프레 하는 아이들을 보고 우리 딸도 몇 년 뒤에 코스프레 시켜봤으면 하는 생각도 들었습니다. 


반응형
최근에 올라온 글
최근에 달린 댓글
Total
Today
Yesterda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