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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나라당의 친이계가 친박계의 조기전당대회론에 급제동을 걸었다. 친이계가 조기전대론을 차단한 것은 출마할 것으로 알려진 박전 대표가 당을 장악할 가능성을 애초에 차단하기 위함이라는 추측이 유력하다. 

그러나 박 전 대표가 조기전대 출마를 검토한 것이 정말 진심일까 하는 의구심이 드는 상황에서 친이계가 속내를 너무 조급하게 드러내며 친박계의 생색내기에 말려든 게 아닌가 하는 생각이다. 어차피 출마하지도 않을 박근혜 전 대표에 대한 두려움 때문에 조기전대를 거부하게 되면 지방선거를 앞두고 당 분위기를 쇄신할 수 있는 기회를 놓치면서 6월 지방선거에서 더 큰 참패를 당할 수도 있기 때문이다. 이렇게 되면 어차피 나설 수 없는 선거에 생색만 낸 친박계가 지방선거 이후 친이계를 공격하면서 당의 주도권을 장악할 수 있을 것이다.  




박 전 대표의 조기전대 출마를 의심하는 것은 그가 과연 6월 지방선거를 책임질 수 있을까 하는 의문 때문이다. 박근혜가 책임졌다 말할 수 있는 지방선거의 기대치를 생각해보면 그렇다. 세종시 원안 사수를 주장하는 박 전 대표로서는 일단 현재의 충청권 세는 유지하고 텃밭이랄 수 있는 영남은 당연히 모두 지켜내야 한다. 수도권은 서울과 경기 중 한 곳만 잃어도 타격이 크기 때문에 또 포기할 수 없는 싸움이다. 

그러나 세종시에서 이명박 정권에 배신당한 충청권이 박근혜 전 대표가 지방선거를 지휘한다해서 쉽게 신임을 줄 것 같지는 않다. 최근 창당한 국민참여당이 정당 지지율 2위에 올라서면서 노무현 대통령의 정치적 고향인 부산 경남에서도 어려운 싸움이 예고되고 있다. 거기다 수도권은 전통적으로 여권이 불리한 지역으로 박빙의 승부가 예상되는 지역이다. 

어느 곳 하나 마음 놓을 수 없는 격전지들인데다 지방선거에서 여당은 참패를 면치 못했다는 징크스까지 있다. 한 곳이라도 실패하면 친이계가 득달같이 달려들 것이다. 17대 총선에서 삼보일배로 민주당을 어느 정도 살려놓고도 쫓겨난 추미애 꼴이 될 수도 있다. 과연 누가 이런 뒤집어 쓰기 딱 좋은 선거에서 총지휘관을 자임하고 나설까? 거기다 이미 대권 후보로서 충분한 자산을 가지고 있는 박근혜 대표인데 하나라도 실패하면 지도력에 큰 타격이 될 수 있는 이런 일을 왜 자청하겠는가? 박근혜 조기전대 출마론은 뻥카일 확률이 높다. 

친박계로서도 박근혜 전 대표가 출마하는 조기전대가 한나라당 내에서 받아들여지지 않을 것으로 예측했을 것이다. 친이계가 조기전대를 받아들일려면 친이계가 떠받드는 이명박 대통령의 뜻이 실려야 한다. 그러나 조기전대에서 박근혜 전 대표를 받아들인다는 것은 그 순간 권력의 분점을 뜻하는 것이다. 타협보다는 돌파를 선호하는 이명박 대통령의 그간의 성향을 볼 때 조기전대는 가능한 것이 아니었다. 




지난 두 번의 재보선 선거에서 한나라당은 참패를 면치 못했다. 달라진 것은 없다. 선거가 되면 야권 지지자들은 결집할 것이고 한나라당은 또 지난 패배를 반복할 가능성이 높다. 그럼에도 한나라당 정몽준 대표나 장광근 사무총장은 친박계 견제의 여유를 보이고 있는 것이다. 이 여유를 받치고 있는 것은 이명박 대통령의 국정지지도이다. 한나라당 친이계는 현재의 지지율이라면 6월 지방선거에서 참패까지는 안 당할 것으로 보는 것 같다. 지금 박근혜 전 대표에게 당권을 넘겨주는 것보다는 친이계가 지키면서 충청권은 포기하고 수도권은 한 곳 정도 지키며 어느 정도 선방하는 게 더 낫다고 보는 것이다. 

과연 그렇게 될까? 이렇게 되면 한나라당은 최악의 상황에서 6월 지방선거를 치를 수 있다. 당은 친박과 친이가 갈라지고, 세종시로 충청권은 포기한 채, 서거 1주기가 불러올 노무현 서거 책임론까지 받는 삼중 사중고의 선거를 치를 수 있다. 이명박 대통령의 국정지지도가 이 모든 악재를 다 무마시킬 수 있을까? 너무 허황된 기대가 아닐까? 친이계가 전화기 속에서 바쁜 맘에 건성으로 "예 예" 하는 대답에 너무 많은 걸 걸고 있는 것 같다. 

칼로 흥하면 칼로 망한다더니 이명박 정권이 그 꼴 나는 거 아닌 가 모르겠다. 여론조사에 심혈을 기울여 국정드라이브의 동력을 얻더니 그 여론조사로 오판을 하여 망하는 건 아닌가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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