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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속 1km로 부산 걷기





40계단 주변엔 인쇄소들이 참 많이 보입니다. 문을 열고 있는 집들은 십중팔구 인쇄와 관련있는 가게라고 봐도 틀리지 않습니다. 




40계단에 인쇄소가 많은 것은 이 곳이 동광동 인쇄골목의 한 부분이기 때문입니다. 40계단의 주변과 그 위의 골목엔 인쇄소가 자리잡고 있습니다.

 동광동 인쇄골목은 60년대 초반 형성되어 지금은 200여 업소가 몰려 부산의 경인쇄물량 50%를 소화하고 있는 곳입니다. 각종 인쇄관련 회사와 판매점이 몰려있어 한 곳에서 다양하고 수준 높은 제품을 신속하게 인쇄할 수 있고 가격도 타 지역에 비해 20% 이상 저렴하다고 합니다.




표지판이 아니라도 골목을 두세 음만 걷고나면 여기가 인쇄골목이라는 걸 알 수 있습니다. 




60년대부터 자리잡은 골목이다보니 동광동 인쇄골목엔 아주 오래된 건물들이 꽤 뜨입니다. 이 사람이 살지 않는 버려진 인쇄소는 거의 쓰러지기 직전입니다. 인쇄소 뒤로 보이는 건물 두개도 대단히 고풍스러워 보입니다.




버려진 인쇄소 바로 뒤의 건물입니다. 건물 외부가 요즘 보기어려운 무늬입니다. 60년대 쯤 지어진 건물일까요?




동광동엔 이렇게 고색창연한 건물이 골목 여기저기에 있습니다. 그중에서도 오래된 건물을 가장 많이 본 곳은 노란색으로 표시된 인쇄골목 3길입니다.




부산의 1930년대 모형지도로 한번 볼까요? 일제시대의 골목과 길들은 지금도 그대로 유지되고 있습니다. 노란색 선이 바로 위 지도에서 표시한 골목입니다. 

왼쪽은 현재의 용두산입니다. 30년대 당시 일제의 신사가 있었죠.




인쇄골목 3길이 시작되는 가파른 경사길입니다. 남성초등학교를 왼쪽에 끼고 내려오는 골목길입니다.




담쟁이와 넝쿨이 붙은 옹벽 위로 남성초등학교가 서 있습니다. 오른쪽의 학교로 올라가는 계단길이 참 재밌고 예뻐보입니다. 실제로도 그렇습니다. 저기는 다음에 소개해드리겠습니다. 




계단을 내려서면 바로 삼거리 골목입니다. 좀 더 가까이 볼까요?




이 좁은 골목길을 통해 여러 곳을 갈 수 있습니다. 학교 두 군데와 기상관측소. 

바로 저 뒤는 복병산 정상입니다. 복병산 정상을 둘러싸고 남성초등학교와 남성여고 두 학교가 있고 기상관측소도 한 자리를 차지하고 있습니다.

내려가는 길엔 인쇄골목 3길이란 표지판이 보입니다. 




오른쪽 골목으로 들어가 봅니다. 담쟁이와 덩쿨로 완전히 둘러싸인 저 건물은 정오사란 절입니다.




계단을 지그재그로 올라가면 또 다른 대문이 나옵니다. 보통의 건물에선 보기 힘든 구조입니다. 올라가고 싶었지만 바로 앞의 철문이 막혀 있어서. 그보다는 덩쿨로 둘러싸인 건물이 좀 으스스한 느낌이라...




정오사를 지나서 내려가면 오래된 건물들이 줄지어 나타납니다. 덩쿨이 많이 둘러싸인 집은 아무래도 사람이 살지 않는 집같아 보입니다.




중구지역은 부산의 원도심이라 불립니다. 옛날 부산에서 시내라고 하면 중구의 중앙동과 남포동을 말했습니다. 그러나 시청이 이전한 후부터 중구지역은 공동화 현상이 시작되었습니다. 동광동 골목길에도 관리 안된 흔적이 뚜렸한 건물을 여기저기 보입니다. 원도심의 침체와 인쇄산업의 사양화를 동시에 겪다보니 더 그럴 것입니다. 




중구 지역 내의 비어있는 건물들은 조만간 문화예술인이게 임대될 예정이라고 합니다. 중구는 문화예술인들이 원도심의 거리에 활기를 불어넣길 기대하고 있습니다. 재개발이 아닌 중구 지역의 정취를 살려 문화예술의 거리로 살려보겠다는 중구청의 계획이 한표를 줍니다. 기대됩니다.




이런 굽었거나 가파른 골목길 가지들이 인쇄골목 3길에 횡으로 붙어있습니다.  




이건 인쇄골목 3길이 아닌 다른 골목에서 본 것입니다. 골목길을 찾지못해 헤메는 외부인들 때문에 골목길 사람들이 좀 불편했나 봅니다. 




덩쿨을 늘어뜨린 건물의 옹벽은 유럽의 어느 고성의 외곽을 연상케 합니다. 골목길인데도 인쇄골목길은 아주 위용이 넘치는 모습입니다. 




좌우 골목이 위 아래로 갈리는 모습이 참 재밌습니다. 그 골목길에 둘러싸여 세워진 건물의 모습도 이채롭습니다.




여기가 이 골목의 끝입니다. 다른 골목길로 이어지는 계단에 갈매기와 돌고래가 뛰노는 바다 모습을 예쁘게 그려놓았습니다. 부산 아니랄까봐.

동광동 인쇄골목은 부산 중구에서도 옛스런 모습이 많이 남아 있는 곳입니다. 수십년 넘은 건물들로 가득한 인쇄골목을 벗어나면 전혀 다른 모습의 도심이 나타나 과거에서 현재로 넘어온 착각을 일으키게 할 정도입니다. 

부산의 오래된 골목길 정취를 느끼고 싶다면 동광동 인쇄골목을 한번 걸어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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